본문 바로가기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달콩 작물 재배 /참깨·들깨·땅콩 등

황금참깨와 회룡깨 포트 파종

by 달콩이네 농장 2014. 4. 30.

봄비가 3일 연속 장마같이 내려 땅이 질다.

남은 대학찰옥수수를 빨리 정식해야 하지만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젖은 밭에 들어가면 작업도 안될뿐더러 밭도 버린다.

예전 같았으면 시간만 죽이며 땅이 마르기만 기다렸을 텐데 이제 육묘장이 있으니 비가 와도 땅이 질어도 할 일이 있다.

 

지난 20일에는 수지깨만 파종을 하고, 황금참깨는 파종을 하지 않았으니 오늘은 황금참깨와 회룡깨를 파종하려 한다.

 

수지깨는 다수확 품종이고 깨알의 색깔도 흰색이어서 깨소금용이나 판매용으로는 아주 제격이나 참기름을 짜면 참깨 특유의 고소한 맛이 토종참깨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었다.

 

참기름이 많이 나오는 품종은 유풍깨도 있으나 이제는 양보다는 질로 농사를 져야 겠다는 생각에 용도별로 각각 다른 참깨 풍종을 심기로 했다.

참기름용은 고소한 참깨향이 물씬 풍기는 품종으로 재배하기 위해 올해는 황금참깨를 재배하기로 했다.  

깨 알의 색깔이 유난히 노란 황금색이라 말 그대로 황금참깨 답다는 것을 깨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급성 녹내장 때문에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해서 작년 봄에 인천으로 이사가신 어머니가 오셔서 참깨 파종을 거들어 주신다.

다행히 치료가 잘 되서 이제 완쾌가 되니 그동안 잊고 살았던 시골생활이 다시 그러워 지시는 모양이다.

언제 다시 내려오실지 몰라 동생 집 근처의 빌라 1층에 전세로 살고 계셨는데 "거기는 햇빛도 잘 안들고, 화초도 안되고, 공기도 안좋고, 봄에 나물도 못 뜯고....."  라며 불만 가득한 푸념을 하신다. ㅎㅎ

이제 서서히 도시생활에 염증이 나기 시작하며 마치 향수병 처럼 시골생활이 그리워 지시는것 같다. 

하기사 나도 다시 도시가서 살라고 하면 이제는 정말 도시에서는 못살것 같다.

 

우리집에서 같이 살자며 당장 이사 내려 오시라고 해도 그건 또 싫으시단다...헐!

우리랑 같이 살면 아들, 며느리는 죽어라 일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도와주자니 이제 힘들어서 일을 거들어 줄 자신도 없으시다며 우리랑 같이 살면 눈치밥 먹고 살것 같다며 한사코 같이 사는 것은 거절하신다.

그리고 교통이 불편해 읍내에 볼일 있어도 아들이나 며느리한테 부탁해 차를 태워달라고 일일이 말하는 것도 싫기 때문에 우리랑 같이 사는 것은 완전 꼬부랑 할머니가 되서나 생각해 보시겠다고 하신당.. ㅋㅋ 

 

그래서 어제는 당장 해미에 있는 부동산에 찾아가 집이 나온게 있나 알아봤더니 마침 적당한 집이 나와 바로 계약을 하기로 했는데, 인천에 살고 있는 빌라 주인이 매매를 원하여 전전세를 허락치 않아 어쩔 수 없이 계약 만기일인 내년 3월까지 기다렸다 내려오셔야 될것 같다.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집 근처에서 고사리도 뜯고, 미나리도 뜯고, 두릅도 따시더니 마음이 많이 가벼워 지셨는지 육묘장으로 나와 참깨 파종을 거들어 주셨다.  

 

황금참깨 포트 파종을 마친 후 흑임자인 회룡깨 파종에 들어갔다.

회룡깨는 예전엔 경북15호로 불린 다수성 흑임자인데 2년전에 종자를 받은것을 분실해 재배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과수박사님이 권중배 박사님께 종자를 직접 받은 인근 농가에서 얻어와 내게 보내 주신 원종 회룡깨다.

     

회룡깨는 코팅이 되어 있어 한알씩 파종하기가 아주 수월했다.

워낙 양이 적어 72공 포트 10판에 파종을 하니 종자가 바닥났다.

(72공 * 10판) + 6개 = 총 726개를 파종했다.

 

전에 심어본 아름깨는 수지깨에 비하니 너무 수량이 떨어져 메리트를 잃었는데 회룡깨는 수지깨 처럼 다수성 품종이니 이번에는 회룡깨의 수확이 많이 기대된다.

 

황금참깨와 회룡깨 포트 파종을 마쳤는데도 시간이 많이 남아 내친김에 옥수수 4차 파종까지 해버리기로 했다.

정확히 10일 간격으로 품종별 20판씩 총 60판을 파종하는데 내일이 옥수수 4차 파종 예정일이지만 내일은 밭에서 일을 하려면 옥수수 포트파종에 할애할 시간이 별로 없을것 같아 미리 포트파종을 해 놓고, 물만 주지 않았다가 내일 물을 줘서 육묘를 시작하면 될것 같다는 생각에 하루 일찍 옥수수를 포트에 파종했다.

 

맨손으로 옥수수 종자를 집어 넣다가 얼굴을 만졌는지 어머니 얼굴이 연지곤지를 찍은 것처럼 붉으레 하다. ㅎㅎ

 

어머니는 종자를 넣고, 아내는 마무리 상토를 덮고....

고부간에 손발이 착착 맞아 일이 수월하게 진행됐다.

 

아침도 안먹고 나와 시간 가는줄 모르고 파종을 했더니 배가 고프다...

어머니가 수고 많으셨다면 아내가 삼겹살을 구웠다.

지난번에 강원도 평창에서 강백님이 가져다 주신 산마늘과 곰취를 쌈으로 먹고 싶어 삼겹살을 굽는단다.

 

마을에서 직접 잡은 돼지고기를 노릿노릿하게 구워서....

 

산마늘과 곰취로 쌈을 싸서 먹으니 청정산골의 향이 가득하다..

 

막바지 두릅도 데쳐 상 위에 올려 놓고....

 

 

 

정구지, 파김치, 청양고추 초절임까지 밑반찬으로 나오니 황제의 수라상도 부럽지 않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