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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달콩 작물 재배 /참깨·들깨·땅콩 등

파종한지 일주일 된 참깨(수지깨)

by 달콩이네 농장 2014. 4. 27.

오늘은 비가 오니 딱히 할 일이 없다....

그나마 육묘장이 있어 둘러 볼 곳이 있어 좋다.

 

육묘장에는 지난 4월 20일에 포트에 파종한 수지깨(참깨)가 파란 떡잎을 활짝 열었고, 옥수수가 뽀족뾰족 묘를 내밀었다.

 

아내가 아침마다 정성껏 물을 주고, 채광도 좋으니 웃자람도 없고 전반적으로 예쁘게 새싹을 내밀었다.

처음엔 아내의 정성이 지나쳐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었으나 저녁에 물을 주면 웃자람이 염려되어 저녁에 물 주는 일은 금지하도록 했다.

 

식물의 웃자람은 빛과 물 그리고 온도가 좌우한다는 것을 재작년 육묘 경험으로 느끼고 있었다.

특히나 햇빛은 웃자람과 더욱 긴밀한 관계가 있는것 같다. 식물이 얼마나 햇빛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햇빛이 적을수록 웃자람은 심해진다. 

그러므로 식물의 성장은 햇빛이 많은 낮시간보다는 햇빛이 적은 밤 시간에 많은 성장을 한다. 

그래서 저녁에 물을 주면 더욱 웃자람이 심해지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낮에 라면을 먹으면 얼굴이 별로 붓지 않지만 밤에 라면을 먹고 잠을 자면 얼굴이 퉁퉁 붓고 라면의 칼로리가 필요없는 살이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더러 한 구멍에 두세개씩 발아가 된 것들이 있다. 

솎음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아 보통 본엽 1~2매 이전에 솎음을 하나 아직은 너무 어려 솎음을 하기가 불편하지만 딱히 달리 할 일이 없어 더러 두세개씩 나 있는 참깨는 한개만 남기고 솎아 주었다.

 

한군데 가만히 앉아 슬슬 솎아내는 일이 뭐가 힘들겠는가 하며 우습게 생각하고 심심풀이로 포트 몇개를 솎아냈는데 그새 허리가 끊어질듯 아팠다.

늘 움직임이 큰 농사일은 대부분 내가 하고, 이렇게 가만히 앉아 하는 일은 거의 대부분 아내가 해서 별거 아닌 소소한 일로만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내겐 이 일이 훨씬 힘들었다.

하지만 직파해서 본밭에서 오리걸음하며 솎음작업을 하는 것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허리가 너무 아파 도저히 못하겠어서 몇판이나 했나 세어 봤더니 겨우 7판을 하고 나는 나가 떨어졌는데 늘상 아내가 이 많은 일들을 일일이 다 했으니......

여자들의 일이란게 크게 티가 나지는 않지만 막상 여자가 손을 놓으면 그게 금방 확 나타난다는 말이 실감난다. 

겨우 참깨 7판을 솎으며 아내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농사에서도 얼마나 큰지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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