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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오늘 한 농사일

오전엔 감자 비닐 멀칭하고... 오후엔 매실밭 두둑 성형하고....

by 달콩이네 농장 2014. 3. 31.

지나다니는 길에 마을 주민들을 만나면 "왜 회관 앞 밭에 감자 심고 비닐은 안씌우냐?"고 저마다 한마디씩 하신다.

"북주기 하고 씌울거에요..." 라고 대답하고 지나가지만 다음에 만나면 또다시 똑같은 질문과 똑같은 답을 주고 받기를 몇차례.....

나만 그런 질문을 받는게 아니라 아내도 똑같은 질문을 수차례 받았다고 한다.

 

마을 주민 모두가 지나다니며 보는 밭이라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

내 나름대로는 계산이 있어 비닐을 늦게 씌우는 것이지만 연로하신 마을 주민들 눈에는 게을러서 아직 비닐을 씌우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며 아내는 그 밭은 그냥 먼저 비닐을 씌우라고 한다.

 

아내 말에도 일리가 있어 오전중에 회관앞 감자밭 비닐멀칭을 하기로 했다.

 

관리기에 비닐 피복기를 장착하고 차에 실었다. 

 

 

오전 8시부터 혼자 비닐을 씌우기 시작하다가 10시쯤 아내가 나와 거드니 한결 속도가 빨라진다. 

요즘도 아내의 컨디션이 않좋아 어지간하면 밭 일은 시키지 않으려 하지만 신랑 혼자 일하도록 내버려 두고 혼자 집에 있는게 오히려 더 힘들다며 나와 일을 거든다. 

 

정확히 정오가 되어 일이 끝났으니 16줄 비닐을 씌우는데 4시간이 걸렸다.

인터넷에서 관리기를 타고 다니며 비닐을 씌우는 동영상을 봐서 나도 따라해보려고 탄력받았을 때 RPM을 충분히 올리고 관리기에 올라타기를 몇차례 시도했지만 내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서 그런지 내가 올라 타는 순간 관리기는 바로 멈춰 서서 무거워서 못가겠다며 빌빌거린다.  

살부터 빼야 되겠당...

겨우내 살이 쪄 몸무게가 90kg이나 나가니 관리기가 견뎌낼 재간이 있나.....쩝

 

회관 앞 감자밭 비닐 멀칭작업을 마치고 점심을 먹는 아내의 표정이 오묘하다.

몸은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이면서도 한가지 일을 마치니 뿌듯하다는 표정이 섞여 있다.

 

숟가락을 놓기가 무섭게 일어나 농협으로 갔다.

 

이번에 달콩이네 농장이 농촌진흥청 ‘귀농인 현장실습지원사업’의 매실 선도농가가 되어 4월 1일부터 달콩이가 멘토가 되어 멘티 교육을 해야 하는데, 멘토가 멘티의 농업인 안전공제 보험을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달콩이네 농장의 매실나무는 어린 유목과 묘목이 많아 선도농가로써 지정될만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수 있다며 담당 농업기술센타 교육 팀장님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새로 매실 농사를 시작하는 입문자는 바로 성목을 다뤄야 하는게 아니고 묘목과 어린 유목부터 시작을 하게 되므로 실질적으로 성목만 있는 농가에서 배우는 것 보다 오히려 묘목과 유목단계부터 배울 수 있으므로 교육 효과가 더 높다며 농촌진흥청에 건의를 해 달콩이네 농장매실 선도농가로 지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에고.... 이제 공식적인 매실 선도농가까지 되었으니 정말 본보기가 될 만큼 멋진 농장으로 만들어 가야 할텐데...

한편으론 부담도 되지만 한편으론 내게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되어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될것 같다.

 

내가 매실에 입문한지 얼마되지 않아 이만큼이라도 하게 된 계기는 사실 나의 멘토인 과수박사님이 달콩이네 농장을 충남의 매실 시범농장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곧은터 카페에 공포(公布)를 했기 때문인것 같다.

 

당시 나로써는 곧은터 최고수인 과수박사님께 선택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으나 과수박사님께서는 만인 앞에 공포를 했으니 과수박사님의 공포(公布 : 공식적으로 널리 알림)가 나로 인해 공포(空布 : 실탄없는 빈 총소리. 즉, 헛소리)가 되어 과수박사님의 명성에 누가 될까봐 늘 최선을 다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이번 매실 선도농가 지정 또한 나 스스로를 채찍질 하여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다.

이제는 관에서도 예의 주시하며 교육 진행상황을 지켜 볼 것이니 한번이라도 더 매실밭을 둘러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멘티의 농업인 안전공제 보험을 들어주고 나는 다시 매실밭으로 향했다.

지난번에 마무리 못한 묘목 주변 두둑 성형을 계속 하기 위해서....

 

어느새 한낮은 여름 날씨를 방불케 한다.

이제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히지 않고 줄줄 흘러 내린다.

 

한참 두둑을 만들어 가는데 앙증맞은 모습이 보여 카메라에 담아봤다. 

어리디 어린 녀석이 앙증맞게 매화 한송이를 달고 있다. ^^*

귀엽고 이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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