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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작물 재배 /과수 재배

매실 묘목 식재 2단계 : 묘목 구입(좋은 매실 묘목이란 어떤 것인가?)

by 달콩이네 농장 2014. 3. 9.

요즘들어 매실 재배 상담 전화를 많이 받는다. 

그중 제일 많은 질문중 하나가 '매실이 꽃은 많이 피는데 열매는 달리지 않고, 달렸다가도 다 떨어져서 수확할게 없다'는 내용이다.

 

매실 재배에 대한 지식이 없는 대다수는 아무 매실나무나 심어 놓고 때가 되면 매실이 달릴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실 재배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보니 묘목 식재를 하고자 하는 마음만 앞서 어떤 품종들로 배치를 해서 심을까는 전혀 고려치 않고

시장에 나가 아무 묘목이나 덥석 사서 심어 놓고 보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나마 장날 묘목을 가져와 판매하는 분이 수분수 품종을 섞어서 팔면 다행히 몇년 후 매실이 달리지만 그렇지 않고 왕매실이라는 말에만  feel이 꽂혀 전부 소위 왕매실이라는 품종만 심었다가 나중에 열매가 달리지 않는다는 하소연을 하게 된다.

 

내가 평소 매실에 대한 관심이 많다보니 장날 묘목을 가져와 판매하는 분이 있으면 나는 한번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무슨 품종인지 항상 물어본다.

묘목을 판매하시는 분들의 대답은 99.9%가 똑같다.

"왕매실이에요...." @@

 

그럼 한번 더 묻는다.

'수분수는 있나요? 수분순 품종은 뭐에요?'

 

이번에 대답이 몇가지로 갈린다.

판매자의 50%는

"수분수가 뭐에요???..." @@

나머지 45%는

"수분수 있지요. 수분수 여기 있어요~ 홍매에요~!"  @@

 

묘목을 판매하는 분들 조차 수분수에 대해 올바로 알고 있지 못하니 농가에서는 왕매실이 주렁주렁 달리길 잔뜩 기대하다가 아무리 기다려도 달리는게 형편없으면 그때서야 이유가 무엇인가 궁금해 여기저기 그 이유를 찾곤 한다.

제일 많이 하는 착각이 청매와 홍매를 섞어 심으면 상호 수분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다른 품종을 섞어 심는다고 수분수 역할을 하는 것이 절대 아님을 꼭 알아야 한다.

 

매실 과원을 조성하기에 앞서 심사숙고 해야 할 것이 매실의 품종이다.

어떤 품종을 주품종으로 할 것이며, 수분수는 어떤 품종을 사용할 것인가, 그리고 수분수의 수분수 역할을 해 줄 품종까지도 고려를 해야 한다.

수분수 배치는 매실을 수익의 목적으로 재배하는 매실과원 뿐만이 아니라 자급용으로 소량 재배를 하는 농가 또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매실은 자가결실성이 없으므로 매실을 식재하고자 할때는 반드시 꽃가루가 많은 수분수 품종을 25~30% 정도 식재해야 착과가 잘 된다. 

특히, 소위 왕매실이라고 하는 대과종의 매실 일수록 꽃가루가 적다는 특징이 있으므로 대과종 매실을 식재하고자 할때는 반드시 수분수 식재를 유념해야 한다.

꽃가루가 많아 수분수로 많이 식재되는 품종으로는 남고, 앵숙, 매향, 울산매, 화양실, 임주 등이 있다.

수분수 품종을 선택할 때는 주품종과 개화기가 비슷한 품종으로 식재를 하면 된다.

 

그리고 간혹 수분수 품종을 주품종으로 식재를 하면 꽃가루가 많으므로 따로 수분수를 식재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착각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매실은 자가결실성이 없으므로 가령 수분수로 많이 식재되는 남고를 주품종으로 식재를 한다 해도 남고의 수분수가 필요하다.

 

또 한가지 제일 많은 분들이 놓치는 경우가 (주품종 + 수분수)로만 식재를 하는 경우다.

예를 들면 천매나 고성 옥영 등을 주품종으로 하고, 수분수로 남고만 식재하는 경우다.

이럴 경우 주품종은 수분수인 남고가 있으니 당연히 결실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남고는 꽃가루가 적은 주품종에게 꽃가루를 받아야 하므로 결실이 좋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주품종은 물론이고 수분수인 남고의 결실까지 좋게 하고자 한다면 남고의 수분수로 앵숙이나 울산매 등과 같은 수분수의 수분수까지 식재를 해줘야 결실이 좋게 되는 것이다.

결국 (주품종 + 수분수 + 수분수의 수분수)로 식재를 해줘야 모든 나무에서 결실이 좋게 된다.

다시말해 수분수는 한 품종으로만 식재하지 말고 수분수를 두세 품종으로 나눠 식재를 해야 모든 나무에서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나의 경우 지난 2012년 3월에 식재한 매실밭에는 주품종을 고성으로 하고, 수분수를 남고로 했으며, 남고의 수분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울산매와 매향을 식재했다.

물론 울산매와 매향 또한 고성의 수분수 역할도 하며, 수분수끼리 상호 수분수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올해 새로 조성하는 매실원에는 남고의 수량을 늘려 식재를 하고, 남고의 수분수로 울산매와 앵숙을 식재하기로 했다.  

    

자급용으로 소량 재배만 할 경우 3 품종 정도만 식재를 해도 무난하지만 판매를 목적으로 재배를 하고자 할 경우에는 품종을 좀 더 다양하게 식재를 하는 것도 고려를 해봐야 한다.

만약 2천평 규모의 과원에 3 품종만 식재를 할 경우 수확을 할때 많은 노동력을 집중 시켜야 한다.

품종별로 수확 시기가 조금 차이가 있으므로 좀 더 다양한 품종을 식재하면 수확 시기에 노동력을 조금은 더 분산 시킬 수 있기 때문에 5 ~ 6 품종 정도로 품종을 좀 더 다양화 시킬 필요성이 있다.

 

나는 이번에 새로 조성하는 매실 과원에 여섯 종류의 매실 품종과 두 종류의 자두 품종을 식재할 계획이다.

이번에 식재할 품종은 남고, 고성, 앵숙, 울산매, 함열대과, 옥영 이렇게 여섯 품종이며, 자두는 추희, 홍료센 두 품종이다.

 

인근 묘목상에서 판매하는 것은 품종을 신뢰할 수도 없거니와 다양한 품종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나는 과수박사님께 지난 여름에 미리 묘목을 품종별로 예약을 해 놓았었다.

다양한 품종을 예약코자 하면 접목을 하기 이전인 2월 15일 쯤에 미리미리 예약 신청했어야 원하는 품종을 모두 구입할 수 있지만 다행히 내가 원하던 품종들을 작년 봄에 미리 접목해 놓으셨기에 구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작년 봄에 앵숙은 접목을 해 놓지 않았으므로 여름에 앵숙을 원한다고 하니 없는 앵숙을 달라고 떼 쓰는 꼴이 됐다. ㅎㅎ

그래서 앵숙은 지난 가을에 삭아접을 해 활착이 확인 된 것을 가져오기로 했다.

  

이제 식재 배치도도 작성했으니 묘목을 구입하러 익산으로 향했다.

 

과수박사님의 농장에 도착하니 접사 아주머들은 접목을 하느라 분주하고, 과수박사님은 내게 분양할 묘목 분을 뜨느라 바쁘셨다.

 

엊그제부턴 날씨가 제법 쌀쌀해 졌지만 과수박사님의 이마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

특히 올해는 대목의 재식간격을 조금 더 넓혀 뿌리 손상을 최소화 시키려는 과수박사님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옥영, 고성, 울산매, 함열대과는 분으로 떠서 차에 싣고, 남고는 조금 힘이 들더라도 뿌리 손상을 최소화 시키려 직접  뿌리를 뽑아 식재하기로 했다.

 

남고를 뽑아 보니 잔뿌리가 엄청나다.

굵은 뿌리만 있는 장날 판매하는 묘목의 뿌리는 비교가 안된다.

 

좋은 묘목이란.........

 

과수박사님의 묘목이 좋은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대목이 공대라는 것이다.

공대란 대목과 접목이 같은 과종이라는 말이다.

다시말해 복숭아는 복숭아 씨를 발아 시킨 대목에 복숭아 접수를 접목해 만들어야 좋고, 매실은 매실 씨앗을 발아 시켜 만든 대목에 매실 접수를 접목 시켜 만든 매실나무가 좋다는 것이다.

쉬운 예로 고염나무에 감나무를 접목해 만든 감나무 묘목보다는 감나무 씨앗을 발아시켜 키운 감나무 대목에 감나무를 접목해 만든 감나무가 좋은 것이다.

 

수학식으로는 이렇다.

(고염 + 감나무 = 감나무) <  (감나무 + 감나무 = 감나무)  

둘 다 감나무지만 (감 + 감 = 감)이 좋은 것이다.

 

매실 농가를 방문하다 보면 매실나무 대목에서 복숭아나 살구나무가 자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매실보다는 복숭아나 살구가 씨앗을 발아시키기가 편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묘목 없자들은 대목을 살구나 복숭아로 사용한다.

하지만 과수박사님의 매실나무는 100% 공대다.

 

둘째는 대목을 트레이에 육묘해 이식을 했으므로 잔뿌리 및 뿌리 발달이 왕성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묘목 생산자들은 씨앗을 직파해 대목을 키운다.

트레이에 육묘해 이식을 하면 그만큼 일손이 더 들어가므로 품이 더 발생하기 때문에 대목을 트레이 육묘해 이식하는 업자는 거의 찾아 보기 힘들다.

 

직파한 대목의 뿌리와 트레이 육묘한 대목의 뿌리는 차이가 있다.

직파한 대목은 아래쪽으로 뿌리를 강하게 내리 뻗는 직근성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트레이 육묘한 뿌리는 트레이의 공간에 한계가 있으므로 직근하지 못하고, 좁은 공간에서 살아가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잔뿌리를 발생 시킨다.

직극성으로 아래로 강하게 내리 뻗은 뿌리는 판매하기 위해 캐내면 잘릴 수 밖에 없다.

장날 장터에서 판매하는 묘목과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수박사님의 묘목은 눈 앞의 이익을 마다하고 번거롭더라도 육묘와 이식의 과정을 거쳐 좋은 묘목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과 땀방물이 들어 있다.

 

 

세째는 커다랗게 분을 떠서 분양을 한다는 것이다. 

과수박사님은 묘목의 분을 뜨는 작업 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맡기지 않고 일일이 직접 분을 떠서 분양을 한다. 

대부분의 묘목상은 일일이 분을 떠서 판매를 하면 너무나 많은 노동력이 들어가므로 그냥 뽑거나 포크레인으로 캐내서 가묘를 했다가 분 없이 판매를 한다.

그나마 빨리 판매가 되는 것들은 괜찮지만 대부분은 오랜 가묘 기간을 거쳐 판매가 완성된다.

장날 보면 뿌리가 바짝 마른 묘목을 보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과연 저게 살까 싶지만 그래도 죽지 않고 살아 자라는 나무들을 보면 대견하다.

다행히 살기는 했어도 절대 건강하지는 않을 것이다.  

 

분을 크게 뜬 과수박사님의 묘목은 일주일을 방치했다가 심어도 씩씩하게 잘 자랐다.  대신 뿌리가 있는 분에 가끔 물은 주었었다. ㅋㅋ

 

대신 과수박사님의 묘목엔 단점이 하나 있다.

분이 크게 떠져서 더블캡인 내 트럭은 200주 이상만 실으면 무거워서 차가 빌빌대며 힘들어 한다. ㅋㅋ

 

네째는 묘목업자들의 묘목 포장보다 재식간격을 넓게 해서 생산하므로 뿌리 손상이 그만큼 적다는 것이다.

일정한 면적에서 많은 소득을 올리려면 최대한 많이 심어 묘목의 수량이 그만큼 많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묘목 생산업자의 입장에서는 밀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과수박사님은 땅 넓은 사람이 가장 부럽다고 하시면서도 뿌리 손상을 우려해 일반 묘목 생산자보다 넓은 간격으로 대목을 이식해 뿌리 손상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다섯째는 우량 접수로 접목한 우량 품종의 묘목이며, 품종이 다양하고, 품종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수박사님은 절대 아무 나무나 접수로 사용하질 않는다.

주위에 흔한게 매실나무지만 접수 채취만큼은 먼 길 마다않고 발품을 팔아 착과량, 과실 품질, 과실 크기, 나무의 건강 상태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접수로 선택을 한다.

 

이번에 내가 요구한 앵숙 품종도 두번이나 광양을 다녀오며 착과량과 과실의 크기, 앵숙의 고질적인 문제인 수지장애 극복을 해결할 방법을 찾고 나서 접수로 선택을 하신 것이다.    

 

울산매라는 품종의 이름도 과수박사님이 작명하신 것이다.

울산에 품종을 알 수 없는 매실 품종이 있었는데 나무의 수세도 좋고, 과실이 좋아 꽃을 따와 원광대학교에 의뢰에 품종 확인과 꽃가루 분석을 해 본 결과 미등록 품종이며, 꽃가루가 많아 수분수로 적합하다는 분석 결과를 받고나서 작명하고 수분수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절대 아무 매실나무나 가져다 접수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품종과 우량 모수(母樹)에 대한 신뢰가 확실하다. 

  

앵숙은 급하게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했으니 접수의 활착 여부만 확인된 아직 싹도 트지 않은 묘목을 받아 왔다.

 

그런데 사실 이번에 이 녀석이 기대가 많이 된다.

 

보통 묘목으로 분양되기 위해서는 이 상태로 일년을 더 키워 50~60cm 길이로 절단해 분양을 하면 내년에 식재해 키워 주지를 만드는 것이 그동안의 일반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아직 싹도 안튼 이 묘목은 올해 바로 측지를 발생시켜 주지까지 만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일년이 빠른 것이다.

그리고 정상적인 그동안의 방법대로라면 올 한해 더 키워 내년에 이식을 하게 되므로 그만큼 뿌리가 잘려 나가게 되는데, 이것은 일년을 먼저 이식을 한 셈이니 내년에 이식을 하며 발생하는 뿌리 손상과 이식 스트레스를 그만큼 줄일 수 있어 더욱 왕성한 성장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방법도 과수박사님이 알려 주셔서 시도해 보는 방법이지만 새로운 방법에 기대도 많이 되고 흥미도 많이 생긴다.

이제 묘목 구입까지 완료했으니 내일은 묘목 식재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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