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나리네로 온 손님이 우리 매실을 보더니 판매하라고 야단이다.
"저희는 이 매실은 모두 공판장에 팔아요~ 내년부터 수확하는 매실이 맛있는 매실이에요...
이건 왕매실이라 크기는 해도 맛이 좀 떨어진데요. 내년에 오시면 맛있고 좋은 매실 드릴께요~" 라고 말씀드렸으나
한사코 매실이 어쩜 그리 탐스럽고 굵으냐며 무조건 판매하라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판매를 좀 했다.
작고 부실한 매실들을 적과해 내고 주기적으로 관수를 했더니 매실이 정말 크다.
거짓말 조금 보태 큰놈은 탁구공만한 매실도 있다. ^^*
정말 보기만해도 배가 부르다. ^^
매실나무를 키우다 보면 행복이 느껴지는 순간이 몇번 있다.
우선 멋진 수형으로 만들어져 가는 나무의 맵시를 보며 평소 잔잔한 행복을 느낀다. ^^
또한 멋진 수형을 기대해가며 나무를 전지하고 유인하는 그 과정에서도 마치 조형물을 만들어 가는 예술가가 된 듯한 착각으로 창조의 작은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제일 큰 행복은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린 매실을 바라보는 그 순간의 행복이 아닌가 싶다. ^^
오랜 시간 애지중지하며 들인 정성의 결정체!!
탐스러운 너희들이 있어 나는 오늘 잠시 행복에 취해본다.
고맙다. 나의 예쁜 매실들아~~~!!
녀석들....
옹기종기 많이도 모여 있다. ^^
매실의 무게에 중과지들이 축축 늘어져 휘어 있다. ^^
한참동안 매실 성목 주변을 맴돌며 행복에 취해있다가 앞으로 더 큰 행복을 안겨 줄 어린 유목들이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제 3년생인 어린 나무에도 제법 많은 매실이 열렸다.
나무는 어려도 매실은 제법 굵다. ^^
자두나무 옆에 심은 3년생 매실인데 성목처럼 다닥다닥 달리지는 않았어도 제법 많이 달려 있다.
내친김에 작년 3월에 어린 묘목을 심은 2년차 유목들도 보고 싶어져 다시 발길을 돌렸다.
팔꿈치 길이만한 짧은 막대기 같은 묘목을 작년에 심었는데 당돌하게 탐스런 매실을 달고 있다.
고성 품종인데 제법 알이 굵다.
몇개나 달렸나 세어보니 작은 나무에 14개가 달렸다. ^^
간벌수로 심은 옥영에도 매실이 달려 있다. ^^
이 녀석들이 우리 농장의 차세대를 이끌어 나갈 매실 주자들이다.
해충의 피해를 본 새순은 없나, 수형은 잘 잡혀가고 있나 살펴보고 있는데 다시 유인을 해야 할 나무가 간간히 눈에 띈다.
작년 겨울에 유인을 할때 주황색 끈은 주지 예정지, 파란색 끈은 결과지 겸 대체지로 남겨 놓은 것을 유인했었다.
그런데 주지 예정지보다 결과지가 더 세력이 강하게 서 있다.
바로 현장에서 유인끈을 풀러 결과지가 주지예정지보다 더 많이 누워지도록 유인을 했다.
아래쪽으로 묶어져 있던 유인줄을 풀러 조금 더 위쪽으로 매고 당겨 주지예정지보다 결과지가 더 많이 누워지도록 유인을 했다.
사진이 커서 마우스로 사진을 위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눈알을 피곤하게 하실 블친님들을 위해 작은 사진으로 두개를 나란히 놓아 비교해 본다. ^^*
왼쪽 사진과 오른쪽 사진의 차이는??
ㅋㅋㅋㅋ 컴퓨터 게임으로 틀린 그림 찾기 하는것 같다.
오른쪽 파란끈(주황색 끈 근처의 파란끈)의 위치가 다르다. ㅎㅎ
하지만 끈의 위치만 찾으면 30점~~~!!
가지의 기울어진 각도가 다르다는 것을 찾아야 100점이다.
왼쪽 사진은 파란끈의 가지가 주황끈의 가지보다 더 서 있고, 오른쪽 사진은 파란끈의 가지가 주황끈의 가지보다 많이 누웠다는 것을 찾아야 진짜 100점이다. ㅎㅎ
"에고......... 그 사진이 그 사진이고만 뭐가 다르다는 건지 원........"
아마 대부분의 매실 초보 재배자 분들은 이렇게 느끼실 것이다.
그게 정상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이것이 바로 사진으로 배우는 것의 한계인 것이다.
아래 사진의 나무는 간벌수로 심은 나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조금 이해가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몇년간은 정상적인 수형으로 키워가며 수확하다가 나중에는 Y자 모양으로 수형을 잡아 몇년 더 수확해 최대한 빼 먹은 다음 종국에는 베어 낼 목적으로 심은 나무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 나무의 왼쪽과 오른쪽에는 영구수인 고성이 심어져 있다.
영구수쪽으로 향한 가지(파란끈)은 많이 누워지도록 유인을 해 내년부터 매실이 착과되도록 한것이다.
하지만 가운데 주황색끈은 앞으로 Y 자 모양으로 만들어 갈 가지(주지)다.
주황색 가지는 많이 세워지도록 유인을 해 세력이 좋게하고, 파란색 가지는 많이 누워지도록 유인을 해 세력을 줄이는 것이다.
겨울 전정을 한지가 얼마 되지 않은것 같은데 그새 나무들이 정말 많이 자랐다.
이 나무를 보고 50cm짜리 나무 젓가락 같은 묘목을 작년 3월에 심었던 것이 이만큼 자랐다고 하면 누가 믿겠나 싶다. ^^
아이러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내가 늙어 간다는 것은 까맣게 잊고 매실만 보면 자꾸 내년이 기다려지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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