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재배의 오랜 역사와 전통속에 우리 민족은 콩을 원료로 하는 된장, 청국장, 두부, 콩기름, 두유 등등 콩이 우리 식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보니 원재료인 콩의 소비가 많으나 아직까지 자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콩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이유는 그만큼 콩 재배 면적이 적어 공급이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쌀은 남아돌아 정부에서는 보조금까지 지급해 주며 대체작물로 콩재배를 권장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농가가 벼 대신 콩을 재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콩농사는 벼농사에 비해 기계화가 덜 되어 있다고 생각해 벼농사에 비해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는 농가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콩 재배도 이미 기계화가 되어 파종에서 수확까지 모두 트렉터와 콩 전용 콤바인을 이용하므로 기계화 재배를 하고 있는 농가는 실상 벼농사보다 오히려 콩 농사가 더 쉬운게 현실이다.
벼농사는 기계화가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모판에 상토를 담아 모를 키워 논으로 옮겨 이양기로 모내기를 하고 뜬모 작업까지 한다.
또한 논을 쟁기질하고 로터리치고, 물로터리 쳐서 써래질까지 하지만 콩은 로터리를 치면서 바로 직파를 하기 때문에 파종 과정은 벼에 비해서 정말 엄청나게 쉬운게 사실이다.
콩 파종이 모내기보다 쉽다는 것은 많은 농가들도 인정하고 있지만 콩농사는 수확이 벼농사에 비해 엄청 힘이 많이 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물론 콩을 예초기로 베고, 콩탈곡기로 탈곡을 한다면 벼농사보다 수확과정이 훨씬 힘든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콩도 콤바인으로 작업해 베기부터 탈곡까지 한번에 끝내 벼처럼 톤백에 바로 담고 있는게 현실이다.
결코 벼농사보다 힘들지 않고, 오히려 더 쉽다.
하지만 농기계의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 보니 아직까지 콩전용 콤바인 등 농기계의 보급이 보편화되지 않아 콩전용 콤바인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농가 대부분이다.
농가에서 콩 전용 콤바인이 있는것 조차 모르고 있으니 대량재배를 할 것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것이다.
전북 김제시 죽산면 콩작목반에 콩 전용 콤바인이 있다고 해 견학을 할 겸 같은 서산에서 콩농사를 하시는 이성구 사장님과 함께 김제로 향했다.
새벽에 안개가 많이 껴 있더니 김제에 도착했을땐 습도가 높았다가 쌀쌀한 날씨에 얼었는지 나무마다 하얀 눈꽃이 피어 김제의 첫 인상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연포리에 도착해 반갑게 맞아 주시는 작목반장님의 안내로 바로 콩 전용 얀마 콤바인부터 구경했다.
콩 전용 콤바인 얀마 GS380 모델이다.
이건 콩 전용 콤바인 얀마 GS400 모델.....
흠미 부러운거~~~~~!!
한개의 콩 작목반에 콩 전용 콤바인이 두대나 있다.
얀마 GS380 모델의 가격은 8,500만원.....
얀마 GS400 모델의 가격은 1억원 이란다... 엄청 비싸당....
김제시에만 콩 전용 콤바인이 무려 7대나 있다고 한다.
서산에는 한대도 없는디........쩝............
김제시에서 50%를 보조해 주고, 50%는 자부담으로 구입을 했다고 하신다.
콩 콤바인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들중에도 크라스 콤바인과 콩전용 콤바인의 차이를 모르고 있는 분들이 많다.
사실 나도 크라스콤바인이 콩전용 콤바인과 같은 것인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크라스 콤바인과 콩 전용 콤바인은 기능 및 성능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크라스콤바인은 보리나 밀 수확도 가능한 반면 콩전용 콤바인은 보리나 밀의 수확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콩 수확시 손실률은 크라스 콤바인은 손실이 큰 반면 콩 전용 얀마 콤바인은 손실률이 아주 작다고 한다.
하루에 작업할 수 있는 면적은 6필지(7,200평(1필지=1,200평)) 정도라고 한다.
콩 콤바인 또한 벼 콤바인 처럼 오전에 이슬이 있을때는 작업을 하지 않고, 보통 오전 11시 정도 부터 작업을 하신다고 한다.
보름이면 십만평을 넘게 수확할 수 있다고 하니 정말 엄청나다.
수확한 콩은 탈곡이 되어 벼처럼 바로 톤백에 담아 수확과 동시에 바로 수매를 하셨다고 한다.
2012년 메주콩의 수매 가격은 1kg에 6,000원에 수매를 했다가 11월에 들어서는 1kg당 5,400원에 수매를 하셨다고 한다.
수확량은 1필지당(1,200평) 대략 1톤 정도를 수확했다고 하니 200평당 대략 100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이다.
벼농사의 경우 200평당 초 맥시멈으로 하면 4가마를 수확한다고 하는데, 올해의 수매가격이 1등급 1가마당 164,000원 이었으니 200평당 수입액은 656,000원인 셈이다.
메주콩 對 벼의 수입액은 1,000,000만원 對 656,000원...
그뿐만이 아니다.
벼는 건조, 도정 비용이 더 발생을 하므로 실상 벼농사 수입액은 콩 수입의 절반 정도로 어림잡아 계산이 된다.
콩 전용 콤바인을 구경했으니 이제 콩전용 콤바인으로 수확하기 위해서는 두둑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아봐야 한다.
하얀 눈이 쌓여 있는 논콩재배지로 나가 줄자로 이랑 넓이, 헛골 넓이, 파종 간격을 재 보았다.
두둑의 폭은 105cm, 헛골의 폭은 30cm, 콩의 재식간격은 20cm * 65cm 였다.
두둑을 만들때는 먼저 전체적으로 평로터리를 친 후 로터리를 떼고 두둑조성기에 파종기를 부착한 것을 트렉터에 달고 헛골만 파며 파종을 한다.
두둑조성기는 주문제작을 해 헛골만 파지게 하는 것이라고 하신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로터리 날은 헛골만 파는 날이고 날 뒤에는 헛골 바닥을 고르게 해주는 30cm 넓이의 철판이 부착되어 있다.
로터리날의 간격은 두둑의 폭과 같은 105cm였다.
헛골 바닥 평탄 철판 뒤의 쇠파이프는 두둑의 끝쪽에 흙이 쌓여 있는 것을 고루 평평하게 해주기 위해 작목반에서 부착하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윗사진의 모판은 콩파종기에 흙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착한 것이라고 한다.
모판 뒤족에는 4개의 콩 파종기를 부착해 한번에 4줄을 파종한다.
트렉터 바퀴 사이로 한개의 두둑이 만들어지고, 가운데 두둑 양쪽에 각각 한줄씩 파종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파종기를 부착해 파종할 경우 하루에 15필지(1만 8천평) 정도는 우습게 파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정말 입이 쩍~~~ 벌어진다.
콩 전용 콤바인으로 수확을 하기 위해서는 콤바인 수확이 가능하도록 두둑 간격을 통일해야 한다.
고구마 두둑 처럼 만들어 한줄 파종을 하면 콤바인의 수평이 맞지 않아 작업이 어렵게 되므로 반드시 평이랑 재배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콩 전용 콤바인으로 수확을 할때는 콤바인 괘도가 두둑의 중간을 밟고 가며 수확을 하게 된다.
즉, 헛골이 콤바인의 정중앙에 오도록 해 두개의 두둑을 밟고 각 두둑의 한줄씩, 즉, 두줄씩만 베며 전진하는 것이다.
이밖에 김제에서는 밑거름을 어떻게 넣는지도 여쭤봤고, 기타 각 품종별 특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작목반장님은 점심식사까지 미리 예약해 인근 민물 매운탕집으로 가 푸짐한 점심 식사까지 대접해 주셨다.
빠가사리에 우거지를 넣어 푹~ 끓인 매운탕의 맛이 일품이었다.
역시 전라도는 어디서 뭘 먹어도 맛있는것 같다.
견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성구 사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서산에도 저렇게 기계화 콩재배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선행되어야 할것들은 우선 콩 작목반을 결성하는 것이고, 작목반원들과의 협의를 통해 콤바인 수확 희망자들을 먼저 파악한 후 콤바인 수확에 맞도록 두둑을 만드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내가 그려나가고 싶은 콩농사의 밑그림을 보고 와 많은 궁금증이 풀리기는 했으나 그 그림을 그리기 위해 선행 되어야 할것은 바로 제대로 된 콩작목반을 결성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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