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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이 달콩이의 귀농풍경

오락가락 종잡을 수 없는 가을 날씨....

by 달콩이네 농장 2012. 11. 14.

무슨 가을 날씨가 이렇담?????

수십년간 농사를 지어오신 마을 어르신들도 종잡을 수 없이 내리는 잦은 가을비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신다.

 

전례없이 잦은 가을비로 콩 수확 농가들은 콩을 베어놓고도 말려 탈곡할 시간 여유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더군다나 콩 후작으로 한지형 마늘을 심는 농가들은 땅이 젖어 있으니 로타리를 칠 수 없어 마늘밭도 만들지 못하고 속을 끓이고 있다.

 

오늘도 아침부터 비가 내려 방구석에 처박혀 바보상자만 들여다 보고 있노라니 좀이 쑤시고 갑갑해 수시로 창밖만 내다 보게 된다.

하도 갑갑해 잠시 비가 주춤한 사이 작업복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밭을 둘러 보았다.

서리태밭 군데군데 콩더미를 덮어 높은 갑바를 보니 마땅히 할 일도 없고 그저 한숨만 나온다.

 

눈을 돌려 매실밭을 보는 순간 퍼뜩 할 일이 떠오른다.

난지형 마늘 새순 구멍이나 좀 뚫어 주고 나서 매실나무 묘목에 멀칭한 비닐이나 제거해야 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해 집으로 가 마늘 구멍 뚫는 꼬챙이를 가지고 매실밭으로 향했다.

 

파란 새순이 나왔지만 비닐 속에 갇혀 있는 마늘 새순들은 나보다 얼마나 더 갑갑했을까!!!

 

 

반쯤이나 마늘밭을 둘러 봤을까?? 할 무렵 햇볕이 쨍쨍하던 하늘은 먹구름이 몰려 오며 잔뜩 찌푸려 있다.

마늘구멍을 뚫어 주는 내 손길이 바빠진다.

하지만 이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마늘비닐 구멍을 뚫다가 말고 집을 향해 냅다 뜀박질을 해야 했다.

 

가을 체육대회때 이후로 처음 뜀박질을 해보니 숨이차 헐떡인다.

잠시 숨을 돌리고 담배 한대를 피운 다음 작업복을 벗으려 하는데 밖이 다시 훤해지며 햇빛이 나기 시작한다.

다시 장화를 신고 매실밭으로 다시 향했다.

남은 마늘 구멍을 거의 다 뚫어갈 무렵 또다시 난데없이 빗줄기가 내려치기 시작한다.

 

에라이~~~~! 나도 모르겄다. 그냥 마저 다 할련다!!

그냥 비를 맞으며 남은 마늘구멍을 모두 뚫기는 했는데 매실나무 비닐 멀칭한것을 거둬내기에는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다시 투덜투덜대며 집으로 향했다.

한 일도 별로 없는데 애꿎은 옷만 한벌 홀딱 적셔 빨랫감만 만들어 놓았다.

 

샤워를 하고 바보상자나 다시 들여다 보려는데 또다시 밖에는 환한 햇살이 빛춘다.

순간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밭으로 나갈까~??  말까~?? 나갈까~?? 말까~??

이번엔 쉽게 골탕먹고 싶지 않아 우선 마당으로 나가 바람이 불어오는 쪽의 먼 하늘을 쳐다 보았다.

아주 먼 하늘에는 거므스름한 구름이 있기는 하지만 그 구름이 오려면 아직 한참 걸릴것만 같다.

 

 

다시 새 작업복을 꺼내 입었다.

또다시 매실밭으로 발길을 옮긴다.

매실나무에 멀칭한 비닐을 하나 걷어 내고 두번째 나무의 비닐을 걷어 내려는데 또다시 빗방울이 떨어진다.

이젠 열 받는다!!!!!!  @#$%^&*&^%$#@!@%^$# 

 

매실밭과 집을 오가기를 네번!

이제 아무리 해가 좋아도 오늘은 매실밭엔 안간다!!

무슨 가을날씨가 이렇담~~~!!

이건 오히려 가을 장마라고 하는게 맞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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