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는 계속 초대형 태풍 볼라벤에 대한 뉴스가 나온다.
곤파스나 매미보다 더 큰 태풍이라느니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가공할 위력이라느니.....
2년전 귀농 직후 맞이한 곤파스의 위력에 놀라다보니 적잖이 걱정이 된다.
당직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아내가 보이지 않는다.
나름대로 태풍 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참깨를 널어 놓은 하우스로 향했다.
예상대로 아내는 하우스에서 태풍 대비를 하고 있었다.
아내에게로 다가가다가 입이 떡~~ 벌어지게 놀라고 말았다.
아내의 태풍 대비 방법에 기절초풍을 할것 같다...ㅋㅋㅋ
이게 뭔 시츄에이션????
소림사 권법을 하는듯한 자세로 아슬아슬하게 사다리에 올라 하는 일은........ 비닐하우스의 구멍난 부분을 스카치테이프로 붙이고 있는 것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우스 안에 널어 놓은 참깨가 비에 젖을까봐 너덜너덜한 비닐하우스의 구멍난 부분을 일일이 모두 스카치 테이프로 붙이고 있는것이 아니가!!!!! ㅎㅎㅎㅎㅎ
이거 비닐하우스 맞나????
테잎 하우스라고 해야 맞는것 아닌가???? ㅋㅋㅋ
온통 스카치 테이프로 덕찌덕찌.....
밖에서 손이 닿는 곳은 밖에서 붙이고, 밖에서 손이 닿지 않는 곳은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내부에서 붙인당....
바람이 숭숭 통하던 하우스가 말끔히 밀봉됐다... ㅋㅋㅋ
이게 과연 초대형 태풍을 견딜 수 있을까???
만약 이번 태풍에 테잎하우스가 멀쩡하면 아내를 업고 다녀야 할것 같다. ㅎㅎ
도와주지는 않고 계속 옆에서 사진이나 찍으면 낄낄대다가 쓴소리 한번 듣고 나도 내 할 일을 한다~~
제일 먼저 태풍에 쓰러질 염려가 가장 높은 사과나무에 지주대 부터 세워 단단히 고정해 주었다.
제대로 하려면 120도 각도로 세방향에 세워줘야 하지만 시간이 넉넉치 않아 남풍에 대비해서 북쪽 방향에만 지주대를 세웠다.
지주대를 세우기 전에 사과나무를 흔들어 보니 흔들흔들 거렸는데 지주대를 세워 놓고 흔들어 보니 까딱 없다..
사과는 빨갛게 잘 익었지만 아직 크기가 조금 작아 따기에는 좀 이른감이 있어 사과는 그대로 남겨 두었다.
복숭아중 만생종 황도복숭아는 아직 파랗고 크기도 작아 모두 그대로 놔두고, 중만생종은 아직 조금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낙과가 되면 모두 버리게 되므로 그냥 따기로 했다.
몇일전에 큰것은 따서 어머니께도 드리고, 마을 어르신들 집마다 찾아가 나눠드리고, 동생들에게 줄것도 따놓고, 우리 먹을것도 냉장고에 채워 넣고 나니 남은 복숭아는 두바구니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만생종 황도복숭아는 그대로 나무에 남아 있으니 아쉬움은 없는데 태풍에 떨어져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은 된다.
복숭아를 따고나서는 창고로 쓰고 있는 우사를 단도리 했다.
강풍이 불면 자꾸 뒷문짝이 열러 밧줄로 위아래 고정을 해주었다.
지난번 곤파스때 한쪽 귀퉁이가 찢어졌던것을 아직도 손보지 않아 좀 위태위태하다..
오늘 날씨 같아서야 어디 태풍이 올것 같기나 한가!!
바람도 평상시보다 세게 불지도 않고 햇빛도 근래 보기 드물게 좋다.
폭풍전야의 고요함 때문일까??
언제나 처럼 저녁 노을은 붉게 물들어 가는데 태풍전야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어쩌면 그래서 더 두려움이 큰지도 모르겠다..
모쪽록 무탈하게 태풍이 지나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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