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역시나 고구마 밭은 풀 반 고구마 반.....
한번도 제초제를 치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겠지만 그래도 비닐멀칭을 한 이랑들은 풀이 좀 덜할줄 알았는데....
작년에 이집 저집 다니며 홀아비 젖 동냥하듯 고구마 종순을 얻어다 심었던 가슴아픈 기억들이 생생히 남아 올해는 일부는 일찍 심어 그곳에서 부족한 종순을 잘라 심겠다는 생각에 비닐멀칭을 한 이랑들은 조금 일찍 심었더니 비닐멀칭을 한 이랑까지 풀이 엄청나게 자라있다.
풀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고구마는 왕성하게 줄기를 뻗었지만 도대체 어디까지가 고구마밭인지 분간이 안갈만큼 풀이 정말 엄청나다..
친환경도 좋지만 이걸 농사라고 진건지......
하긴 작년에도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고구마는 제법 달렸었으니 올해도 불안은 하지만 내심 땅속의 고구마가 궁금해진다..
고구마 수확을 도와주겠노라며 사무실 과장님이 아침 8시에 오셨다.
우선은 고구마순을 잘라야 하니 예초기 한대를 맡기며 고구마순 자르기부터 시작을 했다.
지난번에 구입한 예초기가 한개 더 있어 아침부터 둘이 예초기를 돌렸다.
고구마 두둑을 파며 고구마를 캘줄 알고 왔는데 아침부터 내내 예초기만 들고 씨름한다.. ㅋㅋ
하긴 풀이 저렇게 많으니 작업이 더딜 수 밖에~~~ ㅋㅋㅋ
그나마 예초기가 두개인것이 천만 다행이다~~ ㅎㅎ
한참 고구마순을 잘라내고 있는데 아직도 고구마꽃이 간간히 눈에 띈다.
예쁜 녀석들을 잘라내려니 왠지 가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양치질만 하고 세수도 안하고 나온데다 가을볕에 얼굴은 검게 그을고 풀조각들이 튀어 몰골이 말이 아니다..ㅋㅋ
아침부터 시작해 해질녘까지 두명이서 꼬박 베었지만 아직도 다 베지를 못했다..
100m 가량되는 이랑 한줄이 왜 그리 길게만 느껴지는지.....
하루 죙일 예초기를 돌리던 과장님도 지쳐 헐떡이며 앓는 소리를 한다.
내일은 망둥이 낚시를 가려 했는데 아침에 일어날수나 있을런지 모르겠단다..ㅋㅋㅋ
농사일 우습게 보다 큰 코 다쳤지~~~~!! ㅎㅎ
고구마는 하나도 구경도 못하고 호박만 몇개 따서 챙겨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
나도 집에 들어가 샤워를 마치자마자 바로 취침~~~~~!!
아직도 고구마순을 다 베지 못한 걱정에 다음날 새벽 5시부터 일어나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여명이 밝아오자마자 다시 고구마밭으로 나가 남은 고구마순을 날린다....
잠시 후 아내가 나와 멀칭한 비닐을 걷는 일을 거들어 준다.
비닐 걷어내는 일도 장난이 아니다.
내년부터는 절대로 비닐을 안쒸울 생각이다. 멀칭하는 일은 일도 아니다... 비닐 걷어내기도 정말 힘이 들었다.
그렇다고 풀이 확실히 적게 나는것 같지도 않고....
아예 아주심기를 하고 난 후 고구마순이 이랑을 넘기 직전에 풀을 한번 메주거나 예초기로 잘라내는 것이 더 쉬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전 9시30분쯤이 되어서야 고구마순치기 작업을 마치고, 우람콩밭 옆에 두줄 심은 고구마순까지 잘라내고 나니 오전 11시가 되었다.
드디어 고구마 캐기를 시작하기 위해 경운기에 쟁기를 달았다.
개조한 쟁기날을 구경하고 싶어하시는 블방님들이 많아 쟁기날을 조금 크게 잡아보았다..
일반 경운기 쟁기날에 비해 엄청 넓다.
우리마을 어르신들은 집집마다 경운기 쟁기를 모두 이렇게 개조를 해 사용하신다.
논을 갈때도, 감자를 캘때도, 고구마를 캘때도.....
날이 넓어 고구마를 상처없이 캘 수 있다.
일반 경운기쟁기는 폭이 좁아 고구마가 잘라질 수 있으나 개조한 경운기 쟁기는 날이 넓어 깨지거나 상처나는 고구마가 별로 없다.
경운기 쟁기를 달고 농협에 가 고구마 박스 140개를 사 왔다..
이제야 본격적인 고구마캐기 준비를 마쳤다.
우람콩밭 옆의 고구마를 먼저 캐 박스에 담고 나니 해가 기울어 간다.
해 떨어지기 전에 일을 마치기 위해 서두르다보니 사진을 못찍었는데 우람콩밭 옆 고구마는 크기도 좋고 수량도 적당히 나왔지만
고구마를 심을 때 굼뱅이 약을 치지 않았더니 굼뱅이 녀석들이 먼저 시식을 한것들이 꽤 많다....
굼뱅이가 먼저 시식한 고구마는 흠집이 있어 판매를 못하나 종자로 사용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하여 모두 따로 모았다.
이틀 반나절 동안의 고구마캐기는 이렇게 고구마순만 겨우 걷어내고 달랑 진입로를 겸해 심은 우람콩밭 옆쪽만 캐내고 말았다.
요즘은 논 가장자리 베기를 시작해야 할때라 각자 밀린 밭 일들을 하고 바로 논으로 일을 하러가야하기 때문에 각자의 일들이 바뻐 마을분들의 도움을 받기도 힘들다.
화요일부터는 어머님까지 모셔와 아내와 셋이서 열심히 고구마를 캐야될것 같다.
반쪽짜리 농부라 하루 걸러 농사일을 해야하다보니 화요일에 캐고 이틀 뒤인 목요일에 캐고 나머지는 토요일까지 부지런히 캐야지나 겨우 다 캘것 같다..
반쪽짜리 농부에게 가을의 하루는 너무나 짧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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