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잡초만 무성했던 밭뚝을 잘 활용해보려 합니다.
밭뚝을 태워 잡초를 정리하고 그곳에 콩을 심을 계획입니다..
밭뚝만 활용해도 몇백평이 충분히 됩니다..
지난해 풀 관리를 하지 못했던 콩나물콩 밭은 길게 자란 풀이 마치 샴퓨 광고에 나오는 긴 금발 머리카락 같습니다..
지난 정월 대보름에 태우려 했었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미뤘다가 오늘 밭뚝 태우기를 했습니다..
쇠파이프 끝에 헝겊을 말아 횃불을 만들듯 하여 불을 붙이고 풀이 무성한 밭뚝 아래쪽에 불을 놓으며 쭉~ 지나갔습니다..
후다다다다닥~~ 찌지직~~!! 불 붙는 소리가 무섭습니다.
불을 놓기 전에는 바람이 그다지 세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바짝 마른 풀에 붙은 불은 무섭게 바람을 타고 번져갑니다..
느리게 걷는 내 발걸음보다도 빠른 속도로 불이 번집니다..
순간 겁이 덜컥 납니다....
밭의 끝자락에는 소나무 밭이 있는데... 그냥 구경만 하다가는 불이 소나무밭까지 번질 기세입니다...
갑자기 무서워집니다.....
밭 끝자락을 향해 미친 소처럼 나도 모르게 헐떡이며 달려갑니다....
불보다 먼저 달려가 밭 끝자락의 풀을 걷어 내 불이 번지지 않게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뇌의 명령보다 빠르게 몸이 반응을 해 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생각하고 자시고 할것도 없을만큼 무서웠답니다...ㅋㅋㅋ
견사로 사용했던 소나무밭에서 널판지를 주워 와 밭 끝자락에 깔아 놓고 불의 세력을 줄여야 겠다고 생각했던게 적중해
다행히 밭 끝자락에서 건너편 소나무 밭으로 불길이 번지질 않았습니다..
휴~~~~~~ !! 정말 식겁했습니다..
아피오스까지 몽땅 불에 타버렸습니다.. 땅 속의 아피오스가 조금 놀랐을겁니다..ㅎㅎ
풀에 치어 베지 못했던 콩나물콩들도 콩대만 앙상히 남았습니다..ㅋㅋ
훨훨 타는 불을 사진으로 담으려 했었는데 불의 기세가 무서워 허둥대다가 불이 지나간 자리만 사진에 담았습니다..ㅋㅋㅋ
엄청나게 큰 두더쥐 굴이 보입니다.. 올해는 페트병 바람개비를 만들어 설치해 놈들을 좆아버려야겠습니다..
다음부터는 골퍼가 퍼팅할 때 잔듸를 날려 풍향과 풍속을 체크하듯이 사전 체크를 먼저 하고 불을 놓아야겠습니다..
아직은 반 밖에 태우지 못했지만 오늘은 무서워서 나머지는 나중으로 미룹니다..
어린시절 불장난을 하고 마무리 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내 몸에 장착된 소방호스를 꺼내 시원하게 마무리를 하고 집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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