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과 눈보라 헤치며 수수밭 로타리 작업

날씨가 오지게도 춥네요...

살을 에이는 듯한 칼바람과 눈보라가 달콩이의 발목을 자꾸 잡으려 해요...

"밖은 엄청나게 추우니 방안에 가만히 있어~"라고요...

 

하지만 집을 따뜻하게 하려면 추울수록 땔감 준비를 더 잘해놔야 해요.

그래서 오전엔 엔진톱 들고 나가 아름드리 소나무 베어 땔감 준비를 했어요.

 

화목보일러실에 땔감을 가득 채우니 뿌듯하네요~

"광에 연탄 가득 채워 놓으면 겨울이 다가와도 든든하다"던 할머니 말씀이 생각나네요.

 

눈이 오기 전에 주문받은 단호박 가루 만들어와야 해서 방앗간 다녀 왔더니 오전이 후딱 지나 가네요~ 

 

아내는 단호박 가루 택배 포장하느라 바쁘네요~

색깔이 참 곱죠~?

넘넘 이뻐요~  이쁜 만큼 맛도 정말 좋지요~ ^^*

 

정오가 되기 전부터 서서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네요..

바람이 거세 눈보라라고 하는게 맞는말 같아요.

 

도저히 밖에 나가서 일할 엄두가 안나네요.

날씨 핑개대고 후끈하게 달궈 놓은 방바닥에 앉아 뒹굴뒹굴 모처럼 망중한을 즐겼어요.

 

이런날 도시의 친구들은 뭘하고 지낼까???

이슬이로 몸을 달구나??

방콕??

백년손님의 마라도 장모 처럼 폰으로 고스톱 겜??

 

촌놈 달콩인 타향이라 친구도 없고....

밀밭에만 가도 취하는 체질이라 이슬이랑은 친하지도 않고....

현찰박치기 앞사이드 아님 거들떠도 안보는 스탈이라 폰 게임은 아예 손도 안대고....

난 뭘하고 놀지?????

그렇게 한시간 정도를 뒹굴었더니 좀이 쑤시고 서서히 불안해지기 시작하네요....

달콩인 불안장애가 있나봐요..

방콕하고 있으면 우울증이 생길것 같고 점점 불안해지며 좌불안석 하게 되요.

 

그래서 칼바람에 눈보라가 몰아쳐도 밖으로 나갔죠~

그래야 숨통이 트이고 살거 같거든요~ ㅎㅎ

 

눈보라가 날려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어요.. ^^*

트렉터를 몰고 수수밭으로 출동했지요~ ♬

 

수수밭 로타리를 쳤어요~

트렉터를 타고 하는 일이니 눈보라가 쳐도 일하는데 까딱 없지요~ ㅋㅋ

 

히터 빵빵히 틀어 후끈하게 하고, 음악 볼륨 이빠이 올려 놓고 수수밭을 누비니

젊은시절 차가 흔들릴 정도로 카오디오 볼륨 올리고 드라이브하던 그시절 그 기분~~ ♬♬ ㅎㅎ

 

다시 반쪽농부가 되다보니 다시 또 시간에 쫒길 날들이 염려되서 더 불안했던거 같아요..

 

수수 수확하고 아직 남겨 놓은 수수대를 처리도 해야하고, 들깨랑 수수를 심으며 생긴 고랑들을 메꿔줘야 하거든요~

그래야 거름을 펼 수 있어요.

고랑이 있는 밭에 거름을 펴면 거름이 고루 펴지지 않고 고랑에 몰리기 때문에 거름 펴기 전에 먼저 대충 로타리를 쳐서

평탄작업을 해놔야 되요.

 

 

수수대는 일일이 일삼아 벨 필요 없이 이렇게 로타리쳐서 갈아버리면 젖었다 말랐다를 반복하며 썩어서 좋은 유기질 거름이 되요~

 

눈발이 점점 강해져 두바뀌를 돌기도 전에 먼저 쳐 놓은 로타리 자국이 눈에 덮혀져 작업을 했는지 안했는지 모를 지경이네요~

하지만 상관 없어요~ 거름을 펴기 위한 초벌로타리는 이렇게 대~충 쳐도 되요~ ㅎㅎ

 

이번 눈이 쌓였다 녹으면 또 한참 동안은 밭이 질어 작업을 할 수 없으니 흙이 살짝 얼었을때 로타리를 쳐 놓으면 나중에 거름 펴기도 수월하고 좋아요~

 

음악에 맞춰 몇곡을 콧노래 흥얼대니 천평짜리 밭 로타리가 끝났네요~

 

이제야 좀 속이 후련해지며 막힌 숨통이 트이네요~ ㅎㅎ

 

내친김에 바로 옆에 있는 홍심이 씨감자를 심었던 밭으로 GO GO~~!!

 

지난달에 수확한 홍심이 씨감자밭 400평도 가뿐하게 끄~읕!!!

 

나의 새로운 애마도 간만에 몸을 풀었더니 기분 좋아하는거 같아요~ ^^*

100마력의 넘치는 힘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얼마나 갑갑했겠어요~   

 

어차피 해야 할 일...  시간에 쫒기며 하는것 보단 미리미리 해 놓으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