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밭 헛골을 수북하게 덮은 풀들이 너무나 눈에 거슬린다.
맘 같아서는 제초제라도 확 쳐버리고 싶지만 가급적 제초제 사용은 최소화하기 위해 예초기와 소형관리기를 이용해 풀과 한판 맞짱을 떠 볼 생각이다.
헛골의 풀이 얼마나 수북한지 실상 제초제를 쓸 시기도 지나 싫건 좋건 예초기를 들이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귀농을 하여 인근 농지를 볼 때 내 눈에 제일 거슬렸던 것은 제초제를 써서 푸른 작물 사이로 누렇게 시들어 서 있는 풀들 이었다.
어쩌면 잡초가 무성한것 보다 그렇게 누렇더라도 풀을 잡은 것이 농사를 더 잘 지은 것이라고도 말 할 수 있지만 내 밭 작물 사이사이로 제초제로 누렇게 서 있는 채로 말라 비틀어진 풀들이 보이는 것이 나는 더 창피한것 같은 생각이 들고, 그 말라 비틀어져 서 있는 풀들을 보는 내내 나 스스로의 기분이 상하고 마치 무슨 죄라도 지은 느낌을 떨칠 수 없어 제초제 사용은 밭둑과 같은 비농경지나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피하려 하고 있다.
내 작물을 볼 때 뿌듯한 마음이 없어지는 순간 농사는 더이상 즐거운 일이 아니고 마지못해 하는 중노동이 되는 것이다.
땀 한번 쫙 빼내고 오랫동안 마음 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옥수수 밭을 둘러 보는게 나의 힐링 방법이라는 생각에 푹푹 찌는 날씨에 땀 한번 빼 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심은 옥수수는 그래도 옥수수라고 풀들보다는 키가 훨씬 크다. ㅎㅎ
하지만 조금 늦게 심은 옥수수들은 옥수수가 심어진 두둑에 비해 움푹 들어간 헛골에서 자란 풀들이 조금만 더 있으면 옥수수 키를 따라 잡을 기세다..
예초기로 사정없이 놈들을 날려 버렸다.
아직은 잘린 풀들이 푸르러 잘린것인지 안잘린 것인지 쉽게 구분이 되지 않지만 하루만 지나면 시들시들 쓰러져 있는 잡초로 헛골이 말쑥하게 될 것이다.
헛골 잡초의 종류도 다양하다..
명아주, 도깨비풀, 까마중, 바랭이 등등등....
한골한골 풀이 잘려져 나갈때마다 묵은 때가 벗겨지며 개운해지듯 마음이 개운해진다.
그나마 늦게 옥수수를 심은 곳의 헛골은 아직 예초기를 대야 할 정도는 아니라 소형관리기로 북주기를 겸해 잡초를 쓸어버리기로 했다.
관리기가 지나 간 골은 그래도 많이 깨끗하다. ^^*
이제야 속이 좀 후련하다.. ㅋㅋ
엊그제 강백님이 만차랑 단호박을 가지고 오셔서 본인이 심은 옥수수가 얼마나 컸나 구경하고 싶다고 하셨을 때 헛골에 풀이 무성해 얼마나 창피하던지.... ㅎㅎ
어제는 시골로 다시 이사 오실 어머니가 하루 일찍 오셔서 옥수수 밭을 보시곤 헛골에 풀이 무섭더라고 하셔서 또다시 창피했었다.
이제야 좀 옥수수 밭을 당당히 보여줄 수 있을것 같다.
오늘은 자흑찰옥수수 밭의 풀과 한판 맞짱을 떴고, 내일은 설탕옥수수 밭으로 출정을 나가 한판 더 붙어 본 다음 다시 대학찰옥수수 밭까지 모두 초토화 시킬 생각이다.
화요일에 반가운 비소식이 있다고 하니 그 전에 설탕옥수수와 대학찰옥수수밭에 거름보다 더 좋은 내 땀방울을 흥건히 뿌려 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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