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콩이가 매실을 무척이나 사랑하긴 하는 모양이다.
홀딱 뒤집어 놓은 외양간 보수작업도 서둘러야 하고, 감자밭 2차 북주기도 해야 하고, 옥수수밭 두둑도 만들어 멀칭을 해야 하는 일이 급한데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발길이 향한 곳은 매실밭이었다.
매실밭에서 제일 먼저 체크를 해야 할 일이 있다.
지난 가을과 몇일 전에 접목을 한 접목묘의 대목에서 발생하는 순을 제거하는 일이다.
지난 가을 변형 삭아접을 한 수양홍매 접목묘다.
접수에서 활착한 새순보다 접목부위 뒤쪽 하단의 대목에서 발생한 새순이 더 크고 강하다.
또한 접목부위 위쪽에도 작은 눈이 움트고 있다.
접수에서 활착한 새순을 제외한 나머지 순들은 가급적 보이는대로 제거를 해야 접수에서 발생한 새순이 더욱 튼튼하고 강하게 성장을 할 수 있다.
접수에서 활착된 새순을 제외한 나머지 대목의 모든 새순과 눈들은 모조리 제거했다.
다음은 작년 가을에 변형 삭아접한 수양 청매다.
이 녀석은 대목에 더욱 많은 새순이 발생했다.
이 녀석도 대목에서 발생한 새순을 모조리 제거하고....
다음은 몇일전 깍기 눈접을 한 개량 풍후다.
이 녀석은 작년 가을에 수양홍매를 변형 삭아접한 것이었는데 활착이 되지 않아 몇일전에 개량 풍후로 깍기 눈접을 한 것이다.
이 녀석도 대목 위쪽에 새순이 발생했다.
대목에서 발생한 눈을 제거했다...
다음은 몇일 전 깍기 눈접을 한 매향이다..
자세히 보면 대목 하단부와 상단부에 작은 눈이 움트고 있다.
이 녀석도 대목에서 발생하는 눈은 아예 초장에 제거를 해야 접수의 매향 새순 성장이 좋아진다.
대부분의 접목묘 대목에서 새순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에 접목묘로 식재한 앵숙의 접목묘도 대목 순제거를 위해 둘러 봤다.
하지만 아직 앵숙 접목묘는 대목에서 발생하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지난번에 두둑을 다듬을 때 1차로 제거를 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것 같다.
몇일 후에는 이번에 새로 식재한 묘목의 대목에서 발생하는 순도 제거하고, 하단부에서 발생하는 새순도 제거를 해야 한다.
요즘도 앵숙 묘목을 구입하고자 하시는 분들의 전화가 가끔 온다.
묘목상에서는 앵숙 묘목을 도저히 구할 수가 없다고들 하신다.
과수박사님이 만든 앵숙은 올 가을이나 돼야 묘목이 되기 때문에 현재는 앵숙은 물론이고 다른 품종의 묘목도 없다고 말씀드리면 내가 심은 앵숙 접목묘라도 구입할 수 없느냐는 문의를 하신다.
만약 지금 앵숙 접목묘를 구입해 심으면 접수에서 활착해 자란 앵숙을 키우는 것이다.
"그럼 일년 동안 키워 묘목을 만드는것 아니냐?"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묘목은 그렇게 일년동안 키워 만드는 것이 맞다.
즉, 주간만 만들어 놓은 묘목을 농가에서는 구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농가에서 봄에 접목묘를 심으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농가에서 심은 접목묘는 올해에 바로 주지까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 부분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다.
왜 묘목상에서 키우면 주간만 만들어 지는데 농가에서 키우면 주지까지 만들어 지느냐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유는 묘목상에서는 접수에서 자란 가지의 측지를 모두 제거하여 외대로 키워 묘목으로 판매를 하므로 주지가 없이 주간만 있는 것이고,
접목묘를 심은 농가에서는 모든 측지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고, 주지로 사용할 측지는 제거하지 않고 남겨서 바로 첫해에 측지로써 주지까지 만드는 방식이다.
접목묘를 심으면 묘목을 심는것 보다 수확이 일년 늦을것이라 생각될 수 있는데 이런 이유로 접목묘가 묘목보다 수확시기가 결코 늦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과수박사님은 아무에게나 접목묘를 추천하지는 않으신다.
특히 주말 농장을 하면서 매실을 키울 분이나 2~3년 후 귀농을 할 목적으로 미리 나무를 심는 분들께는 아예 판매를 하지 않으신다.
이유는 바로 철저한 대목 새순 제거의 문제 때문이다.
접목묘는 특히 대목에서 발생하는 새순 제거를 철저히 해줘야만 하는데 주말농장을 하시거나 가끔씩 내려와 나무를 둘러 보시는 분들은 철저한 대목 새순 제거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기 때문에 아예 이런 방법은 제시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그만큼 접목묘에서 중요한 것이 대목에서 발생하는 순을 철저히 제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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