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이 달콩이의 귀농풍경

옥수수 묘 잃고 외양간 고치기.....

by 달콩이네 농장 2014. 4. 10.

예상치 못했던 냉해로 1차 포트 파종을 했던 옥수수 묘를 정식 닷세를 앞두고 모두 잃었다...

진작 육묘장을 만들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피해다.

맘 속으론 고쳐야지 고쳐야지를 반복하면서 실상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아내는 빨리 외양간을 고치라는 말을 몇번씩이나 했지만 막상 외양간 안에는 온갖 잡동사니가 산 처럼 쌓여 있어 그것들을 치우고 고치는 일이 말 처럼 쉽기만 한 일은 아니었다.

"그래... 오늘은 외양간 정리하고 육묘장을 만들자..."라는 맘을 먹고 외양간으로 가지만 막상 외양간 앞에 가면 너무 치울것이 많아서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아 그저 멍~하니 쳐다만 보다가 돌아서게 된다.

 

하지만 옥수수 모종을 잃고 나니 마음이 달라진다.

드디어 큰 맘 먹고 우사로 쓰다가 헛간으로 변했다가 다시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린 외양간을 정리하고 고쳐 육묘장으로 만들기 작업에 돌입했다.

 

육묘장으로 만들 외양간의 모습이었다. 

이러니 치울 마음이 생기나....

정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중간 나무 문짝 뒤로도 보이지 않는 잡동사니가 어마어마하게 있었다.

이곳에 있는 물건을 치우려면 5톤차 한대에 가득 실릴 것이다.

 

보온덮개까지 덮어놔서 천막을 걷어내는 일도 장난이 아니다.

 

귀신이라도 나올것 처럼 정말 흉물스런 모습이다...

 

하지만 더이상 모종을 잃을 수는 없으니 싹 뒤집어 엎을 마음으로 본격적인 육묘장으로의 변신 작업에 돌입한다....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처리하고 나니 소 여물통과 물통 그리고 소를 묶어 놓는 파이프만 남았다. 

잡동사니만 치웠는데도 벌써 일을 다 한것 처럼 속이 시원하다.

이제 쇠 그물망을 걷어내고, 여물통을 부수고 파이프를 제거해야 한다..

  

새참을 먹었는데도 배는 왜이리 고픈지.....

여물통까지 대충 부수고 나서 점심을 먹었다.

 

먼지를 먹었다고 아내가 돼지고기 숯불구이를 해 줬다.

쌈은 텃밭에서 바로 따 온 삼동초로 대신하고, 첫선을 보이는 두릅도 나왔다.

하지만 여러 반찬도 필요 없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정신없이 고기와 밥과 김치로 배를 채웠다.

꿀맛이다. ^^*

 

천막과 무겁디 무거운 보온덮개까지 벗겨내니 도깨비집 같던 외양간이 제법 모양이 나온다.

 

내친김에 아래쪽 엉성한 하우스까지 비닐을 씌우기 위해 너저분한 천막을 모두 걷어냈다.

 

아직도 손이 가야할 것이 많지만 정말 이정도만 해도 환골탈퇴를 한것 같다.

 

                                     before                                                                                         after   

 

                                    before                                                                                           after

 

아직은 비닐을 씌우기 전에 뒷 마무리를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이정도만 해도 거의 다 한것 같은 마음이다.

오늘 달콩이의 콧구멍은 쾌쾌묵은 환풍기에 쌓인 시커먼 먼지 처럼 지저분해 졌지만 기분만큼은 금방 온천욕을 하고 나온것 처럼 개운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