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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달콩 작물 재배 /감자·고구마 재배

씨감자 준비로 2014년도 농사를 시작한다.

by 달콩이네 농장 2014. 2. 15.

불과 몇해전만 해도 농사의 시작은 아지랭이 피어나고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춘삼월에 시작하는줄 알았었다.

예년 같았으면 아직까지 동장군의 기세에 눌려 옴짝달싹 안하고 움츠리고만 있었을 텐데 이제 농사에 눈이 조금 트였는지 벌써부터 마음이

바빠진다.

 

올해의 본격적인 농사는 씨감자 준비로 부터 시작된다.

작년에 감자농사를 하며 너무나 힘들어 다시는 감자를 심지 않고 싶다는 마음도 먹었지만 그래도 내 주작목인 콩의 앞그루로 제일 만만한 것은 역시 봄감자 이상 마땅한 것이 없는것 같아 또다시 감자재배에 도전장을 내민다.

 

올해 심을 감자의 품종은 수미 30박스(600kg), 두백 20박스(400kg)이다.

두백은 식감이 우수해 맛은 좋으나 중만생종이라 수미에 비해 재배 기간이 조금 길다.

하지만 이번엔 일부는 직거래를 해보기 위해 두백도 좀 심기로 했다.

또 우리 밭에서는 두백의 작황이 어떤지를 실험해 보기 위함도 있다. 차후 혹시 모를 오리온과의 계약재배를 고려해 보기 위함이기도 하다.

 

수미는 농심에서 계약재배하는 품종이고, 오리온은 두백으로 계약재배를 하기 때문이다.

계약 가격은 오리온이 농심보다 조금 더 좋게 쳐 준다.

 

종자는 팔봉의 지인을 통해 강원도 씨감자 채종지에서 직접 공수해 왔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아예 씨감자 자르기까지 해서 받았다.

작년에 집에서 60박스를 자르느라 몇일을 온 가족이 고생했었다.

박스당 2천원을 더 주고 아예 채종지 전문가들이 직접 절단을 해서 20kg씩 포장한 것이다. 

비용은 조금 더 들었지만 한결 일이 편하고, 씨감자 자를 시간에 감자밭을 만드는 편이 오히려 이익인것 같아 아예 절단까지 해서 보내달라고 한 것이다.

전문가들이 자르다보니 씨감자의 크기도 전반적으로 적당하고, 눈도 한두개만 남기도록 절단을 잘 했다.

 

두백은 대부분 씨감자가 조금 잘은 것으로 해서 눈이 모여 있는 칠성박이 쪽을 절단하는 씨감자 자르기로 해서 통감자로 왔다. 

 

절단면이 검지 않게 잘 말랐고, 쭈그러지지도 않아 수분함량도 좋았다.

벌써 눈이 살짝 움직이기 시작한다.

몇일간 빈방에 넣어 산광최아를 해서 이달 말~다음달 초에 파종을 할 예정이다.

 

절단까지 마친 씨감자의 가격은 20kg 한자루당 3만원씩에 구입을 했다. 수미두백 모두 같은 가격에 구입을 했다.

50자루를 구입했으니 종자 가격총 150만원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감자 농사로는 단 한번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평당 감자 수확량은 해마다 10kg 안팍에 불과했고, 가격도 항상 별볼일 없었다.

반면 소득 대비 노동력 투입은 많았고, 수확량 욕심에 수확을 늦추다 보니 항상 뒷그루인 콩의 파종이 늦어지곤 했다.

더군다나 감자 수확 후 바로 콩 파종을 해야하기 때문에 너무나 바빠 수확한 감자는 단 한번도 직거래를 하지 못하고 전량 농협으로 출하했었고, 작년에는 계약재배를 했었다.

 

하지만 농협 출하는 수확 시기에 따른 가격 차이가 엄청나게 심해 노지 감자가 본격적으로 수확되어 출하되는 6월 중순 이후에는 20kg짜리 한 박스당 가격이 불과 5천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박스당 2만원 이상이던 감자가 홍수출하가 시작되면 단 하루 이틀 상간에 5천원 미만까지 추락하는 대열에 내가 직접 끼어 있어 보았기에 나는 봄감자 재배의 핵심 포인트는 출하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라는 걸 나름대로의 핵심 포인트로 머릿속 깊이 심어 놓게 되었다.   

 

박스당 5천원이면 사실 남는게 없다.

빈 박스가격만도 한개에 1,200원이고, 거기에 운송료를 포함한 농협 수수료를 제하면 내게 들어오는 건 불과 3천원 남짓...

거기다가 종자값 빼고, 거름, 비료, 비닐, 트렉터 유류비 등을 빼고나면 내 인건비도 안나온다.

5천원에 판매할바엔 아예 지인들께 공짜로 나눠주고 고맙다는 말을 듣는게 오히려 이익이다.

 

박스당 5천원인걸 알면 안팔고 말겠지만 문제는 농협에 출하를 하면 농협에서 바로 감자값을 받는 것이 아니고, 출하받은 감자를 농협이 가락동으로 가서 경매를 해야 최종 가격이 결정되므로 농협 출하당시에는 감자가격이 얼마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얼마를 받을지도 모르고 무작정 넘기고 보게 되는 것이다.

 

작년엔 그게 싫어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계약재배를 했었다.

하지만 계약재배는 하루라도 늦게 수확해서 받기를 원하므로 수확시기가 늦어져 뒷그루인 콩 파종 시기가 늦어지게 된다.

모든 작물이 다 그렇듯 감자 또한 수확 적기 일주일 동안의 비대가 전 생육기의 비대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90일 동안 굵어진 비대율보다 마지막 10일 동안 굵어진 비대율이 더 크기 때문에 계약재배 중간업자는 최대한 늦게 수확하려고 한다.

 

하지만 6월 25일이 지나면 장마가 시작될 확률이 높고, 만약 장마가 시작되면 트렉터가 밭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콩 파종은 심하겐 7월 중순 이후까지 미뤄지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서 올해는 계약재배를 하지 않고, 늦어도 6월 5일까지 최대한 빨리 수확해 뒷그루 재배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수확한 감자는 여차하면 직접 가락동으로 싣고 올라갈 생각까지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강원도에서 농사를 짖다 오신 감자 전문가인 팔봉의 지인의 지도를 받으며 감자 농사를 제대로 한번 지어 보고자 한다.

 

이제 서둘러 감자 심을 밭에 밑거름을 시비하고 로타리를 쳐서 밭만들기를 준비해야 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2014년도의 농사가 시작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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