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몇일 내내 예초기를 메고 살았다.
옆집 아저씨도 논둑의 풀을 베느라 우리 농장 주변은 요란한 예초기 엔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잠시 예초기 소리가 멈추면 바로 그라인더로 예초기 쇠날을 날카롭게 가는 소리가 이어지고, 이어 또다시 예초기 엔진 소리가 이어진다.
옆집 아저씨는 논둑을 베는데 나는 밭둑의 풀은 벨 엄두도 못낸다.
당장 수확을 앞둔 감자밭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일요일이라고 사무실 과장님까지 와서 풀베기를 거둘어 주니 한결 속도가 빠르다.
이건 감자밭 풀을 베는게 아니고, 풀밭에서 감자 캐기라는 표현이 더 적당할것 같다.
정말 어이가 없다.....
지난 봄바람에 날아간 비닐을 기껏 다시 덮었는데 또다시 바람에 비닐이 날려 맥이 빠져 비닐을 다시 덮지 않았더니 이 모양이다.
감자는 다비성이라 거름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해서 거름을 왕창 넣은것이 풀들 좋은 일만 시킨 꼴이 됐다.
감자가 밑이 들기나 했으려나 모르겠다.
그렇다고 애써 심은것을 캐보지도 않고 갈아 엎을 수도 없고, 설사 갈아 엎는다고 해도 풀이 너무 길어 천상 예초기로 베어 낸 후에나 로타리를 쳐야 한다.
아무래도 올해는 내가 너무 욕심이 앞선던것 같다.
매년 서너박스씩만 심다가 갑자기 예년보다 약 20배 이상을 많이 심으니 소규모로 재배할때와는 모든것이 사뭇 다르다.
감자를 크게 키워 볼 욕심에 투명비닐로 멀칭한 것부터 잘못이다.
그나마 배색비닐을 멀칭했으면 이정도는 아니었을 것을....... 후회막심이다.
제초제를 팍팍! 쓰라는 마을 어르신들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이 잘못인가????
아니면 과수박사님 처럼 진즉에 차광망을 절단해 헛골에 깔아줄걸 그랬다는 아쉬움도 많다.
사실 밭둑과 헛골에 차광망을 깔 생각은 작년부터 했었는데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는 다는 게으른 핑개로 결국은 이 모양 이 꼴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가운데 밭은 그럭저럭 봐줄만 하다.
나태한 풀관리로 이번주는 천상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풀을 베어내고 감자를 수확해야 한다.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는 후회가 되더니만 일을 하면 할 수록 점점 후회가 오기로 바뀌는것 같다.
정말 너무 열이 받아 이대로는 감자 농사를 포기하지 못할거 같다.
기다려라! 감자 농사!!
내가 오기로라도 내년에 또다시 감자농사 대박을 위해 또다시 도전하리라!!!
'알콩달콩 작물 재배 > 감자·고구마 재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씨감자 준비로 2014년도 농사를 시작한다. (0) | 2014.02.15 |
---|---|
감자 수확을 마치고.... (0) | 2013.07.04 |
특이하게 고구마 심는 방법... @@ (0) | 2013.06.08 |
감자 북주기 (0) | 2013.05.03 |
비온 후 남은 감자밭 비닐멀칭 작업 (0) | 2013.04.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