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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달콩 작물 재배 /감자·고구마 재배

봄감자 재배 준비로 바쁜 일상

by 달콩이네 농장 2014. 2. 26.

올해는 예년에 비해 유난히 따뜻한것 같다.

계획대로라면 3월 2일에 감자를 파종할 예정인데 그때까지 감자심기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서산 팔봉의 지인께서는 2월 25일부터 봄감자를 파종할것이라 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일찍 파종을 했어도 무난할것 같을 만큼 날씨가 많이 포근하다.

 

작년에도 밑거름 때문에 파종이 늦어지더니 올해도 역시 퇴비 때문에 예정대로 파종을 못하고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작년 이맘때쯤 퇴비가 늦어지면서 속앓이를 하며 생각하길 이듬해 심을 감자밭엔 퇴비를 가을에 미리 넣겠노라고 그렇게 다짐을 해놓고도 콩 탈곡이 늦어지는 바람에 겨울에 미리 퇴비를 넣지 못하고 작년과 똑같은 후회와 다짐을 반복하고 있다.

 

농사의 시작은 이른 봄이 아니고 가을걷이가 끝난 직후 밑거름용 퇴비를 넣는것 부터라는 말이 실감난다.

해마다 똑같은 일로 끌탕을 하는 내 모습이 한심하다.

 

마을입구 연풍콩을 심었던 밭 500평은 작년 가을걷이를 마치자마자 계분을 살포했고, 집앞 옥수수를 심었던 밭 일부 700여평은 몇일전 우분 15톤을 시비했으니 당장 내일은 비료와 붕사 그리고 토양살충제를 살포하고 먼저 1,200평 정도라도 먼저 감자를 파종해야겠다.

 

몇일 전 집앞 옥수수를 심었던 밭에 우분을 살포하는 모습이다.

 

밑거름을 우분으로 할것인가 계분으로 할것인가 아니면 돈분을 쓸것인가로 많은 갈등을 하다가 이 밭 하나만은 우분을 써 보기로 했다.

나는 그동안 돈분과 계분을 해마다 번갈아가며 써 왔었고, 이번에는 돈분과 계분이 섞인 혼합분을 쓸 예정이었는데 귀농협회 회장님 말씀이 계분과 돈분을 쓰면 밭을 버린다고 하시며 땅을 살리려면 밭에는 꼭 우분을 쓰라고 하시는 말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농사를 져 오셨던 옆집 아저씨와 주위 분들께 거름은 어느것이 좋으냐고 물었더니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의 말씀은 한결같이 우분이 좋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귀농협회 회장님은 명색이 농고 출신이고 농사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신 분이라 상대적으로 농사지식이 얄팍한 나로써는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주위분들의 말씀을 요약하면 우분은 계분이나 돈분에 비해 속효성은 떨어지나 지속성이 좋아 땅심을 좋게 하는 반면 계분과 돈분은 염도장애를 일으키기가 쉽고, 계분은 질소질이 너무 많아 오히려 돈분보다 더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변 대농들을 보면 대부분이 계분이나 돈분만 사용을 하니 달콩이의 머릿속은 밑거름을 선택하는 일 하나만으로도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내 주변의 대농들은 대부분 쪽파나 배추 등과 같은 엽채류를 재배하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질소질이 많은 계분과 인산 성분이 많은 돈분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그들은 대부분 자경이 아니고 밭을 임대해 농사를 짖고 있다보니 땅심은 뒷전이고 당장 다수확만을 위해 계분과 돈분을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도 2011년에는 우분을 한번 써 봤는데 그때 왔던 우분은 워낙 발효 상태가 좋지 않아 다시는 우분은 쳐다보지도 않았고, 우리 마을에 거름을 조달하는 업자는 우분은 취급하지 않고 계분과 돈분만 취급해 그동안은 계분과 돈분만을 밑거름으로 사용해 왔었다. 

  

나는 앞으로 한두해 농사를 짖고 말것이 아니고 내 힘 닿는데까지는 농사를 지을 자경이라 땅심을 배제할 수 없어 이번에는 우분을 한번 사용해 볼 맘으로 우분을 한차 시켜봤다.

헌데 우분 가격이 너무 비싸다.

불과 몇년전에만 해도 앞사발이 한대에 20만원 정도 였었는데 15톤 대형 쓰레기통 한차에 60만원이나 한다.

업자의 말로는 주문량이 많으면 가격은 조금 낮아질것이고, 거름의 발효상태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이번에 온 거름은 발효가 잘 된 거름이라 60만원이고, 주분량이 많으면 좀 더 DC를 해주겠노라고 한다.

 

거기다 거름 펴는 가격은 별도다.

5톤짜리 퇴비 살포기로 한가득 펴 주는데 상차비(포크레인비)를 포함하면 한번에 4만원이라고 한다.

내 트렉터엔 로더가 있어 상차는 내가 해주면 한번에 3만원....

15톤이 조금 넘으니 5톤씩 3번~4번 살포해주면 살포비만 10만원이 들어간다.

 

좀 찜찜하다.....

하지만 이미 주문을 했으니 15톤차로 한차면 감자 밑거름을 몇평이나 펼 수 있나 했는데 겨우 7~800평 정도 펼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올해 심을 감자가 대략 2,000평이 조금 넘을 것 같은데 그러면 거름값만 210만원이 들어간다.

거기다가 우분은 추가로 비료를 살포해야 한다고 하니 밑거름에 들어갈 돈이 만만찮다.

종자값, 밑거름, 살충제, 비닐 가격만 해도 4백만원이 훌쩍 넘고, 파종과 수확에 들어갈 인건비까지 포함하면 2천평 남짓 감자를 재배하는데 들어갈 비용이 6백만원이 훌쩍 넘어갈것 같다.    

 

해마다 감자가격은 형편없는데 들어갈 돈은 나날이 늘어만 가니 걱정이 된다.

더군다나 요즘은 저온저장고가 많이 보급되어서 연중 농작물의 가격이 형편없다.

이러니 달콩이의 머리가 실타레 처럼 얽혀 복잡할 수 밖에.....

 

그렇다고 날씨는 점점 따뜻해져 오니 넋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대략 700~800평 정도의 밭에 우분 15톤을 넣었으니 밑거름 양은 충분할 것으로 보이니 우선 밑거름을 넣은 밭들부터 감자 파종을 할 준비를 했다. 

115마력짜리 대형 트렉터가 짖뭉기고 다녀 포실포실하던 땅이 딱딱해 졌다.

다시한번 결심한다.

올 가을에는 꼭 수확을 마치고 봄이 오기 전에 퇴비를 먼저 넣을 것이라고..... 

 

트렉터로 대충 로타리를 쳐서 땅의 감을 잡아보고 비료와 토양살충제를 구입하기 위해 농협으로 갔다.

 

2천평에 넣을 감자전용비료 35포대와 입상붕토 20kg, 토양살충제 16봉지를 구입해 차에 실었다.

2천평 정도 분량의 비료와 붕사, 토양살충제 가격이 47만원 정도 들어갔다.

 

우분을 넣은 밭은 속효성이 다소 떨어질것을 염려해 혼합유박도 조금 시비할 생각이다. 

혼합유박은 매실 묘목에 들어갈 것 까지 총 100포대를 샀다.

에고......  돈 빠져나가는 소리가 휴대폰 문자 알림음으로 계속 들려온당.....

하도 돈 나가는 문자 알림음이 들려서 그러는지 휴대폰까지 말썽이다.

유심카드를 갈았는데도 유심카드가 없어 서비스가 안된다며 전화가 터지질 않는다.

미치겠당......

 

내일은 부지런히 비료와 토양살충제를 살포하고 두둑을 만들어 감자 파종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예정이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고 죽겄당.....

지난해에 연차 휴가도 다 써서 3월이나 되어야 새로 연차를 쓸 수 있는데 3월 첫째주는 사무실도 바빠 연차도 못쓰니 반쪽짜리 농부의 마음은

조바심에 숯덩이 처럼 시커멓게 타들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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