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번도 감자는 제대로 농사를 져보지 못해 올해도 심을까 말까 망설였었다.
하지만 망설임도 잠시....
이모작 콩의 전작으로 마땅한 것이 떠오르지 않아 또 한번 도전해보기로 맘 먹고 종자 50박스를 주문해 놓았었다.
어쩌면 마땅한 앞그루 작물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오기가 생겨서 다시 도전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도 거름을 제때 펴지 못해 2월말에 파종하려던 계획이 시작부터 삐깍 거렸다.
겨우 거름 받을 날짜를 3월 2일로 약속 받고 거름을 펴기에 앞서 서둘러 비료를 살포했다.
3월 2일 : 감자전용 비료 살포
감자 전용비료를 감자 심을 받에 살포를 하고, 비료 살포기를 달은 김에 아예 매실을 심을 밭에도 석회고토를 살포했다.
밑거름으로 시비하는 비료 살포는 로타리를 떼고 비료 살포기를 달고 하는 과정이 좀 귀찮아서 그렇지 트렉터를 이용해 살포를 하면 쉽게 끝나 별로 어렵지 않다.
이번에는 복합비료 대신 감자 전용비료를 살포했다.
비료 살포를 마치고 살포기를 떼어내고 다시 로타리를 장착하고 나니 그제서야 깜빡 잊고 붕사비료를 혼합해 살포하지 않은게 생각나 미련하게 붕사비료는 어깨에 메고하는 수동 살포기로 시비를 했다.
머리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당.... 쩝
비료 살포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퇴비가 도착해 지난번에 우분을 뿌린 수미감자를 심을 밭 옆쪽의 두백감자를 심을 밭에 퇴비를 살포했다.
3월 2일 : 두백 감자밭 퇴비 살포(계분)
이번에는 그동안 거래해 왔던 퇴비 사장님께 주문을 해서 살포를 했다.
5톤차로 계분 두 차를 시비했다.
내 눈짐작으로는 내가 거래하는 퇴비사장님의 5톤차 3대 분량이 15톤차 1대 분량보다 거름양이 많아 보인다.
늘상 그랬듯 계분의 발효상태는 아주 좋았다.
퇴비 살포를 마치자마자 토양살충제를 살포하고 로타리를 쳤다.
그리고 바로 인부를 섭외하니 3월 6일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8명이 하루면 다 심을 것 같아 8명을 보내달라고 했으나 사람이 없다며 4명이 이틀간 일을 하겠노라고 한다..
사람이 없다니 어쩌랴... 그렇게 할 수 밖에....
3월 4일 : 두둑 성형
반쪽짜리 농부라 홀수인 날에는 출근을 해야 하니 3월 6일에 감자를 심으려면 3월 4일에 두둑을 먼저 만들어 놓아야 한다.
보통은 감자를 심기 직전에 두둑을 만들고 감자를 심은 다음 바로 비닐을 멀칭해 보습을 해야 하지만 이번에는 방법을 조금 바꿔 보기로 했다.
지난번에 횡성 블친님이 평택에서는 북을 세번 준다음 멀칭을 하는 방법으로 재배해 다수확을 한다는 말슴을 듣고, 이번에는 굳이 시간에 좆겨가며 바둥바둥 서둘러 비닐멀칭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외발 관리기를 하나 장만해서 북주기를 두세차례 한 후 멀칭을 하기로 맘 먹었다.
3월 6일 : 두백감자 파종
일할 아주머니들이 오시기 전에 미리 씨감자를 차에 옮겨 싣고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씨감자를 차에 실었다.
오늘은 일단 두백감자 20박스와 수미감자 10박스를 심을 계획이다.
내가 함께 일할 날 조금 더 심어 놓고. 내일은 내가 없으니 아주머니들끼리 20자루만 심으면 되도록 오늘 조금 더 많이 심을 예정이다.
오전 9시 전가지는 땅이 살짝 얼어 감자 심기가 불편하더니 해가나고 부터는 속도가 빨라져 생각보다 진도가 잘 나갔다.
흙살이 좋아 호미로 살짝 파고 손으로 꾹~ 눌러도 깊이 잘 심어진다.
파종간격을 30cm 정도로 심도록 알려드리고 조금 깊이 심어 달라고 당부드렸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두줄 파종을 시도해봤는데 흙살이 안좋아 깊어 심어지지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흙살이 너무 좋다.
점심시간도 되기 전에 두배감자밭 파종을 모두 마쳤다.
그런데 내가 예상했던것보다 씨감자가 남는다.
재식간격을 조금 넓혀서 그런것 같다.
전에는 씨감자 한박스로 대략 40평을 심었는데 이번에는 한박스로 50평 이상을 심은것 같다.
천상 수미감자를 심기로 한 밭에 남은 두백감자를 한쪽에 심고 남는 공간에 수미감자를 심어야 했다.
옆집 나리할머니까지 오셔서 일을 거들어 주시는 바람에 오후 4시가 조금 안되서 철말 목표로 했던 30박스를 모두 심었다.
3월 7일 : 남은 수미감자 파종
오늘은 출근을 해야 한다.
나 없이 아주머니들끼리 차질없이 감자를 심을 수 있도록 출근 전에 감자를 심을 밭에 씨감자를 옮겨다 놓았다.
아침 7시부터 시작해봐야 땅이 살짝 얼어있어 진도가 느리기 때문에 오늘은 아주머니들도 오전 8시까지 나오시도록 해 오전 8시부터 파종이 시작됐다.
이 밭은 어제 감자 파종을 마치고 오후 5시에 두둑을 만들어 놓은 밭이다.
밤새 살짝 서리가 내려 오전 8시에도 살짝 땅이 얼어 있다.
남은 씨감자도 20박스가 전부고 두둑을 만들어 놓은 밭도 이곳이 전부니 종자가 먼저 바닥나든 만들어 놓은 두둑이 남든 심는데까지 심어 달라고 당부하고 나는 출근을 해야 했다.
오후 4시쯤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만들어 놓은 밭에 감자 파종을 모두 마쳤는데 씨감자가 3박스 남았다고 한다.
이제 거름을 뿌려 놓은 밭이 없으니 남은 감자는 거름을 뿌린 후 천천히 심을 생각이다.
아주머니들께 인건비를 드리고 보내 드리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아내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아주머니들 일당으로 하루 5만원씩 계산해서 줬는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아주머니들만 차로 데리고 왔다가 다시 차로 데리고 간 반장이 기름값을 달라고 해서 이삼만원 정도 생각하고 드렸더니 기름값이 18만원이라고 한다.
헉! 작업반장은 아무 일도 안하고 바로 갔다가 일 끝날때 나타나 아주머니들만 데려 갔는데 이틀 뼈빠지게 일한 아주머니들보다 돈을 더 받는다니 어이가 없다며 원래 이런거냐고 묻는다.
작년에는 내가 직접 아주머니들을 모시고 와서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나도 잘 모른다고 했더니 원래 반장 하루 기름값으로 15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이틀이니 30만원을 받아야 하지만 하루 8명을 보내달라는 것을 4명씩 이틀로 한거라 각아줘서 18만원 이란당.....
진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받는다더니 딱 그짝이다.
하지만 다음에 아쉬울때 또 일할 사람을 부탁하려면 다시 연락해야 될 사람이니 거절할 수도 없어 깍아서 17만원을 줬다고 한다.
그래서 인건비로 지출된 금액이 총 57만원.....
쌩돈 주는것 같아 억울한것 보다 열심히 일한 아주머니 아니 할머니들이지.... 그분들보다 일도 안한 작업반장이 더 많이 챙기는 것이 맘 아팠다.
문제다.... 이것이 모두 농촌에서 일 할 사람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들이다.
지금 일을 해 주러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70대니 앞으로 몇년만 더 지나면 그나마도 아에 일을 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
기계화 되서 노동력이 많이 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농촌 일은 사람 손이 직접 가야 되는 일들이 엄청 많다.
미래 영농은 인력을 최소화하고 완전 기계화가 가능한 작목을 신중히 생각해 작목 선정을 해야 할것 같다.
그래도 이번에는 바로 비닐멀칭을 하지 않고 멀칭을 나중으로 미루니 감자 파종 작업이 어수선하지 않고 차분하게 끝난것 같다.
특히 올해는 씨감자까지 전부 절단해서 받아서인지 작년에 비해 감자 심는 일이 순조로왔던것 같다.
내년에는 거름만 겨울에 미리 펴 놓는다면 더 순탄하게 감자를 심을 수 있을것 같다.
이번에 비닐을 멀칭할 때는 관수가 가능한 밭은 점적호스를 깔고 멀칭을 해 관수를 할 예정이다.
그럼 굳이 땅에 수분이 있을때를 기다렸다가 멀칭을 하지 않아도 점적 호스를 통해 수분 공급을 할 수 있으므로 일에 쫒기지 않아도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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