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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달콩 작물 재배 /콩 재배

막바지 우람콩 탈곡 작업을 방해하는 가을비

by 달콩이네 농장 2013. 11. 25.

1차로 우람콩 탈곡 및 선별을 마치고 택배 발송 준비를 하느라 온 집안이 어수선하다.

그동안 수지깨와 할미찰수수, 삼다찰조를 주문하신 분들께는 이미 수시로 택배를 발송했는데 우람콩도 주문하신 분들께는 이제서야 택배 발송이 들어간다.

  

그나마 서리태까지 주문하신 분들은 아직 서리태 선별이 마무리되지 않아 11월 27일쯤으로 발송을 보류하고 있고, 서리태를 제외한 콩 종자를 주문하신 분들의 택배만 발송 준비를 하는데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종자를 계량해 봉지에 담는 아내는 하도 많이 계량을 하다보니 바가지로 한번 뜨면 거의 오차없이 정확히 1kg씩 콩을 푼다.

달인의 경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ㅎㅎ

  

할미찰수수와 수지깨 계량도 아내 담당이다.

나는 주문받은 품목 확인하고 택배용지 적고, 아내가 계량한 물건들 박스포장 하는것이 내 담당이다~  

 

포장한 물건들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이렇게 택배 발송 준비를 하는 시간도 만만치 않게 길다.

대부분이 소포장인데도 이날 나간 택배비만 20만원이 조금 안될 정도니 발송 준비에 들어가는 시간도 당연히 길 수 밖에....

 

서리태 때문에 아직 발송하지 못한 분들이 많으니 오전내 택배 작업이 끝나자마자 서리태를 탈곡하기 위해 서둘러 밭으로 나갔다.

 

오후부터 해가 떨어질때 까지 서리태 탈곡을 하고, 저녁부터는 다시 풍구를 돌려 정선 작업을 하고, 정선 작업을 마치고 나서

선별기 작업까지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어느새 새벽 1시 40분이 되어 있다.

 

 

피곤하다는 생각을 할 시간도 없이 씻자마자 잠이 들었고, 해가 뜨자마자 우람콩을 좀 더 날라 무더기 수를 줄이고, 전날에 이어 또다시 서리태 탈곡을 시작하려 하는데 바람 방향이 바뀌어 남동풍이 분다.

 

탈곡기 작업을 할 때 바람에 맞서 탈곡을 하면 먼저를 흠뻑 맞는것도 문제지만 털린 콩각지가 탈곡통 쪽으로 날아와 작업이 여간 불편하지 않다. 바람을 등지고 탈곡을 하기 위해 트렉터 방향을 돌리려고 이동하는데 사고가 났다.

 

탈곡기를 지지하던 트렉터 쇠구슬 한쪽이 빠지며 탈곡기가 한쪽 옆으로 기울어진 것이다.

탈곡기 무게가 만만치 않아 들을 수도 없고, 전진도 후진도 되지 않고, 위 아래로 올렸다 내렸다도 되지 않고 꼼짝 달싹을 안한당..... 

진퇴양난이다.   

 

그래도 간신히 조인트와 다른 한쪽 쇠구슬을 빼서 탈곡기를 트렉터에서 분리 시켰다.

 

죽을 힘을 다해 탈곡기를 겨우 바로 세우고 다시 트렉터에 장착하려는데 이게 또 장난이 아니다.

흙이 푹푹 들어가니 좀처럼 탈곡기를 트렉터에 맞출 수가 없다.

오후부터는 비가 온다고 하니 서둘러 탈곡을 해야 하는데 금쪽 같은 시간은 흘러 가고 탈곡기는 부착이 되질 않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그나마 사무실 과장님이 일 좀 도와주겠다고 오신 바람에 간신히 탈곡기를 부착하고 서리태 1차 탈곡을 마쳤다.

 

서리태 탈곡을 마치자마자 다시 우람콩 2차 탈곡을 시작했다. 

여섯 무더기중 한무더기를 마치고 두번째 무더기의 우람콩을 탈곡하고 있는데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오후 3시부터 온다던 비가 오후 두시부터 떨어지기 시작한다.

낮에는 조금만 오고 밤에 많이 온다는 예보가 있어 어지간한 비면 좀 맞으면서 탈곡을 강행하려 했는데 예보와는 달리 점점 빗방울이 굵어진다.

 

어쩔 수 없이 탈곡 작업을 중지하고 남은 우람콩을 갑바로 덮었다.

밤에는 제법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하고, 다음주 내내 날씨가 좋지 않아 갑바로 덮어 놓아야 다음에 탈곡을 쉽게 할 수 있을것 같다.

   

 

 

나는 탈곡을 마친 콩을 트럭에 실어 나르는 동안 아내와 과장님은 콩 무더기를 갑바로 덮었다.

 

비맞은 생쥐처럼 홀딱 젖은 몸을 대충 씻고 국수로 시장기를 달랜 후 바로 다시 밖으로 나가 오늘 탈곡한 콩들의 정선작업을 준비했다.

비닐과 대형 파라솔로 비가림을 하고 오후 7시까지 정선기 작업을 마치고 나서 내친김에 선별기 작업까지 강행이다.

 

밤 9시가 지나서 부터는 비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마치 때 늦은 태풍 같다.

선별 작업을 마치고나니 밤 10시가 됐다.

오늘 탈곡한 콩들까지 모두 선별기 작업을 마무리 했다.

 

날씨만 좀 좋았으면 우람콩 2차 탈곡을 모두 마칠 수 있었으련만 내가 밭 일을 하는 날마다 날씨가 훼방을 한다.

이번주에 하루나 이틀만 날씨가 좋으면 남은 우람콩 3차 탈곡까지 모두 마칠 수 있으련만....

내년 봄에는 아무래도 비닐하우스를 하나 직접 져야할것 같다.

 

봄에는 육묘도 하고, 여름에는 재배도 하고, 가을에는 건조도 하고, 겨울에는 농기구와 곡물을 저장도 할 수 있는 다용도 비닐 하우스를 하나 장만해야 겠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게 하는 늦가을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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