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에 창문을 열어보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보통 봄바람은 오전에는 잠잠하다가 오후에 접어들며 세차게 부는데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바람이 강한것을 보니
한낮에는 꽤나 세찬 바람이 불것 같다는 예감이 들더니 아니나 다를까.......
정오쯤 되어서는 집 안에서도 소나무에 부딪치는 바람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릴 정도다..
창밖으로 멀리 보이는 배추밭에는 펄럭이는 멀칭비닐을 조금이라도 덜 날리도록 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농부가 보인다.
내가 귀농 후 방황할 때 부농의 꿈에 도전하는 계기가 되었던 농부 아저씨다.
주로 쪽파와 무, 배추 등 야채류를 3만평 정도 재배하시는 분이다.
아내분이 먼저 농사를 시작했고, 남편은 직장 생활을 하다가 전업농이 되신 분이다.
5년만에 연매출 2억을 올리는 부농이다.
정신없이 펄럭이는 비닐이 태풍을 연상케 한다.
정말 태풍 같은 봄바람이다.
이렇게 바람이 세차게 부는데도 일 하시는 아저씨를 보니 나도 더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마을 입구에서 펄럭이는 감자밭 비닐이라도 단도리를 하기 위해 집으로 향했다.
집 앞 소나무와 사철사무, 동백 나무도 태풍같은 봄바람에 싸이의 시건방 춤을 추고 있는듯 하다.
잠시 춤추는 나무들을 구경하다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마을 입구 밭으로 향했다.
몇일전에도 일부 손을 봤건만 또다시 난장판이다.
오늘은 아내도 작업을 거들겠다며 삽 한자루를 들고 동참한다. ^^*
펄럭이는 비닐만 잡고 있어도 큰 도움이 된다고 비닐만 잡으라 했지만 아내는 팔을 걷어부치고 삽질을 한다. ^^
워낙 약골이라 힘쓰는 일은 잘 못하지만 한번 일을 잡으면 무섭게 덤벼들어 벼락같이 일 하는 스타일이다. ^^
아내 덕분에 일이 한결 수월하게 끝났다.
이제야 좀 안정이 된 느낌이다.
아직 집앞 감자밭은 손도 못대고 있지만 내일 비가오고 바람이 조금만 잠잠해지면 본격적으로 집앞 감자밭도 단도리를 할 예정이다.
한참 일하는 도중에 인천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다짜고짜 숨 넘어가는 소리로 "언제 올꺼야~!!!~?, 비닐 다 날라가서 너희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되니까 이번 주말에 무조건 내려와!!" 라고 내 할 말만 하고 끊었다. ㅋㅋㅋ
아~~~~~!
이제 바람이 그만 좀 불었으면 좋겠다.
이번달 초 계획으론 지금쯤은 인근 사찰로 벗꽃구경을 갈 예정이었는데 꽃구경은 커녕........
서산에서는 제법 유명하다는 개심사 벗꽃 구경을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집과도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데도 벗꽃은 커녕 그냥 나들이로도 아직 가보지 못한 개심사를 올 봄에는 곡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몹슬 봄바람 때문에 예정에 없던 일들이 산더미 처럼 쌓여있으니.......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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