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머리속이 엄청 복잡하다.
감자 재배량을 늘리면서 거름, 파종, 멀칭, 잡초방제, 수확 등을 모두 구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확방법을 예년 처럼 경운기로 하지 않고, 트렉터 부착형 땅속작물 수확기를 이용할 계획이라
두둑을 만드는 단계부터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줄 파종을 위한 외줄 두둑을 만들것인가, 아니면 두둑의 폭을 넓혀 한 두둑에 두줄 파종을 하도록 만들 것인가 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땅속작물 수확기로 수확할 수 있는 폭은 140cm이기 때문에 140cm의 폭 안에 두둑을 두개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고, 두둑을 넓게 만들어 두줄로 파종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단순히 수확기의 폭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두둑의 폭을 트렉터 타이어 간격 이내로 만들어야 수확할 때 감자가 들어 있는 두둑을 짖뭉개지 않기 때문이다.
한줄 두둑을 만들 경우 수확을 한줄씩 밖에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땅속작물 수확기로 수확할 수 있는 폭은 두줄이지만 트렉터 뒷 타이어의 간격이 90cm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트렉터로 작업을 하면서도
트렉터 타이어 폭도 몰랐고 타이어 사이 간격도 재보지 않아 모르고 있었다.
늘상 배토기 간격만을 생각했었지 타이어의 간격은 생각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줄자를 들고 트렉터로 가서 타이어 폭과 앞뒤 타이어 사이의 간격을 재봤다.
지금껏 막연히 앞 타이어의 간격이 더 좁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앞 타이어간의 간격은 110cm였지만 뒷 타이어간의 간격은 의외로 90cm밖에 되지 않았다.
앞 타이어의 간격이 걱정되 앞 타이어 간격만 재고 들어가려하다가 발걸음을 돌려 뒤 타이어간의 간격을 재보지 않았다면 올해 감자 수확할때 꽤나 애를 먹을뻔 했다.
뒤 타이어의 폭은 40cm였다.
땅속 작물 기계수확을 할때 만들어야 할 헛골의 간격은 최소 40cm를 확보해야만 작물을 손상시키지 않고 수확을 할 수 있음을 알았다.
이제서야 밭 전용 트렉터는 뒤 타이어 폭이 왜 좁은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뒤 타이어의 간격 때문에 두둑의 폭은 90cm 이내로 만들어야 한다.
만약 땅속작물수확기로 수확할 수 있는 최대폭인 140cm로 두둑을 만들면 140 - 90 = 50cm 만큼은 뒤 타이어가 짖뭉개며 수확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땅속작물 수확기로 한번에 두줄 수확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타이어의 간격이 큰 90마력 이상의 대형 트렉터의 경우이다.
50마력인 내 트렉터로는 한번에 두줄 수확을 할만큼 타이어 간격이 넉넉치 못하므로 한줄 파종을 할 경우 한줄씩 수확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또한 문제가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수확기의 폭 때문에 옆 두둑을 뭉개거나 수확기가 지나간 자리에 있는 감자를 타이어 한쪽 바퀴가 밟아가며 수확을 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길것 같다.
설령 한줄씩 수확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두둑의 수가 많으므로 그만큼 수확 작업 시간이 길어질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비닐 멀칭에도 문제가 된다.
올해 감자를 외줄 파종을 할 경우 한번에 두 두둑씩 비닐멀칭을 할 예정이었다.
한번에 두 두둑을 멀칭할 경우 한줄씩 멀칭했을 때보다 지온 상승 효과가 더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멀칭 면적이 넓어 관리기 부착형 비닐피복기를 장만했는데 아직 한번도 관리기 부착형 비닐피복기를 사용해보지 않아
관리기 바퀴의 최대 간격도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도 관리기 부착형 비닐피복기로는 한번에 두 두둑을 동시 피복하는 것이 불가능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닐의 최대 폭은 2m까지 멀칭이 가능하지만 관리기 바퀴 최대 간격이 두 두둑을 합한 폭만큼은 되지 않을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을 내렸다.
두둑의 폭을 트렉터 뒷 타이어 사이 간격인 90cm로 맞추고 감자 포기의 간격은 50cm로 심도록 두둑을 만들 계획이다.
헛골의 폭은 트렉터 뒤 타이의 폭과 같은 40cm로 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토기의 간격을 잘 맞춰야 한다.
배토기 날 중심과 중심의 간격을 130cm로 맞추면 두둑의 폭은 90cm로 맞춰질 것이다.
한눈에 쉽게 볼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봤다.
한가지 더 생각한 것이 있다.
감자의 파종 간격을 일정하게 맞추기 위해 두둑 작업을 할때 동시에 감자 파종골을 만드는 배토 바(BAR)를 만들어 장착해 볼 생각이다.
'ㄱ'자 모양의 철근 한쪽 끝을 뾰족하게 ▽모양으로 잘라 배토기에 50cm 간격으로 부착해 감자가 파종될 골을 살짝 만들어 줄 생각이다.
그럼 감자가 조금 더 깊게 심어지고, 또 줄이 반듯하게 맞춰질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름대론 또 잔머리를 굴려 창의적 발상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 또한 이미 누군가가 먼저 하고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다.
지난번에 이재하 아저씨네 집에서 빌려 온 마늘골 만드는 기구를 떠올리며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내본 것이다. ㅋㅋ~~
이제 남은 갈등은 비닐을 선택하는 일이다.
투명비닐을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배색 비닐을 사용할 것인가를 놓고 갈등하고 있다.
투명 비닐의 장점은 지온 상승 효과가 높아 조기 파종시 유리하지만 잡초 방제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배색 비닐은 50cm 간격으로 흰비닐이 들어가 있는 배색비닐이 있는가가 문제이다.
또 한가지의 갈등은 비닐 안쪽에 점적 호스를 넣을것인가 말것인가로 갈등 중이다.
농사라는 것이 심고 캐기만 하면 되는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또다시 든다.
전작, 후작 등의 작부 체계도 살펴야 하고, 재배 규모에 따른 파종 및 수확방법의 차이, 보유 농기계의 제원에 따른 작형의 차이 등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을 세삼 느꼈다.
작년에 감자 터널재배를 했던 김시환 사장님의 두둑 간격을 그대로 적용했더라면 수확할때 많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한다.
김시환 사장님의 경우 두둑을 만들때는 90마력짜리 트렉터로 두둑을 만들었고, 수확할 때는 40마력짜리 트렉터로 수확하는 것을 보았다.
그분이야 대형과 소형 트렉터 두대가 있기에 두둑 간격을 40마력짜리 트렉터로 수확할 것에 맞춰 90마력짜리로 한번에 두 두둑씩 만드셨지만 나는 50마력짜리 한대의 트렉터로 두둑을 만들고 또 그것으로 수확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분의 재식 간격 그대로 따라만 했다면 분명 낭패를 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다른 우수 농가의 재배 방법을 배우고 익히더라도 그대로 따라만 하기보다는 나의 여건과 능력에 맞추는 변화와 응용이 수반되어야 진정한 내것으로 배우고 익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나저나 빨리 거름을 넣어야 되는데 거름이 늦어져 걱정이다.
오늘도 거름 사장님께 전화를 해 독촉했더니 내일이나 모레중으로 급한 최소한의 양만이라도 먼저 시비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거름을 넣어도 바로 파종을 하면 가스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몇일을 기다려야만 하기 때문에 매일 거름 사장님께 보채지 않을 수가 없다.
다행히 거래하는 거름 사장님의 퇴비는 발효가 잘되어 있어 그나만 좀 안심이 되지만 거름만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난다.
내년에는 기필코 겨울이 되기 전에 거름 먼저 펴 놓을 것을 재차 다짐하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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