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쪽마늘밭 로터리 치고 양파 심기

유래없는 잦은 가을비로 서산시 농가들이 울상이라는 보도를 봤다.

특히 볏짚을 수거해야 하는 농가들은 볏짚이 마르지 않아 수거 작업을 할 수 없고 또 볏짚이 젖어 품질 또한 많이 떨어져 울상이고, 서산 육쪽마늘 재배 농가들은 늦어도 12월 초순까지는 마늘을 심어야 하는데 밭이 마르지 않아 로터리를 칠 수 없어 울상이고, 콩 재배 농가들은 콩 타작을 할 수 없어 울상이라고 한다.

 

세가지 중 두가지는 내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일기예보에는 어제도 비가 온다고 했는데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다.

빗나간 일기예보가 오히려 고맙다.

 

콩탈곡은 탈곡기 예약 때문에 어차피 이번달 27일~29일로 예정되 있으니 오늘이 마늘밭 로터리를 치고 마늘 심을 준비를 해 놓을 절호의 찬스다.

아직은 약간 질은것 같은 느낌은 있지만 일요일과 월요일에 또다시 비소식이 있으니 오늘은 만사 제치고 마늘밭 부터 만들어야 한다.

어제의 비소식에 그저께 밤에 대충 로터리를 치기는 했지만 야간작업을 해서 흙이 다소 거칠어 다시 한번 로터리를 다시 쳤다.

 

밑거름은 농협 가축분 퇴비와 속효성인 혼합유박을 사용했고, 비료는 마늘양파 전용 비료를 시비했다.

석회는 생석회가 없어 석회고토를 몇일 전에 미리 시비해 놓았었다.

토양 살충제는 1차로 싸이매트를 시비한 다음 로터리를 쳤다.

골을 낸다음 마늘을 심기 전에 후치왕을 한번 더 사용할 에정이다.

배토기로 헛골을 낸 부분에 덩어리 흙이 많이 있다.

아쉽지만 이만큼이라 칠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당초 계획은 검정 유공비닐을 멀칭하고 마늘을 심을 계획이었는데 파종이 늦어져 파종 방법을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난지형 마늘을 심을때 처럼 마늘골을 내고 마늘을 심은 다음 투명 비닐로 겨우내 멀칭을 해 놓았다가 이른 봄 마늘 싹이 나올 무렵 비닐을 걷어내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검정유공비닐에 비해 투명 무공비닐이 토양온도를 좀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방법을 바꾼 것이다.

검정 유공비닐로 하려 했던 이유는 풀관리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함이었는데 파종이 늦어졌으니 어쩔 수 없이 투명비닐을 쓰고 제초는 차후의 문제로 생각하기로 했다.

 

이제 마늘골까지 만들어만 놓으면 아내가 시간날때마다 어머니를 모시고 마늘을 심을 것이다.

지난번 난지형 마늘을 심을 때는 괭이로 한골한골 마늘골을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한번에 4개의 골을 만들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 작업 속도를 올렸다.

 

이녀석이 바로 한번에 4개씩 마늘골을 만드는 도구다.

간단한 용접만 할 줄 안다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

 

한개씩 골을 만들다보면 간격도 일정치 않고 줄도 삐뚤빼뚤하게 만들게 되는데 이 기구를 이용하면 줄도 비교적 반듯하고 간격도 일정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한개씩 만들때보다 힘은 좀 들지만 전체 작업량을 놓고 봤을 때는 훨씬 힘이 덜 든다.

속도차이는 거의 5배 이상~~~  ^^*

 

반쯤 골을 만들었을 무렵 아내가 양파모를 가지고 나온다.

이재하 아저씨네서 진작에 얻어 온 것인데 밭을 만들수가 없어 그동안 물만 뿌려줘가며 보관했다가 이제서야 심는 것이다. 

옆집 나리할머니와 해미읍내에서 동물병원을 하시는 수의사님도 오셔서 일을 거들어 주신다.

 

원장님은 생전 처음으로 양파를 심어본다는데 자세는 제법 나온다. ^^*

나보다는 두세살 연배고 약간 마른 체형이긴 해도 워낙 강단이 있어 힘쓰는 일을 할때 모셨어야 하는디......쩝

 

양파를 심은 곳에는 왕겨를 뿌려 월동 준비를 했다.

양파는 무공비닐로 멀칭을 하면 줄기가 젖으며 녹으므로 유공비닐로 멀칭을 하던가  아니면 이렇게 왕겨를 뿌려 주어야 한다.

얼마되지 않는 양을 멀칭하자니 귀찮아 양파는 그냥 왕겨를 뿌리기로 한 것이다.

 

 

처음에 양파모를 얻어왔을때 바로 심었으면 양이 훨씬 많았는데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에 줄기가 잘라지고 시들어 못쓰게되 버린 양파모가 제법되다보니 올해는 심은 양파가 얼마 안된다.

 

아직도 6월의 갓 수확한 양파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년 6월에도 맛있는 양파를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