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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달콩 작물 재배 /콩 재배

메주콩 수확 시작 - 콩베기 완료

by 달콩이네 농장 2012. 10. 9.

올해 메주콩 농사는 선유콩에서 망신 당한걸 우람콩에서 만회를 해 간신히 체면치례를 했다.

 

선유콩은 품종 특성이 수량성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대립종이며 콩알의 외관이 좋아 상품성이 있고, 숙기가 빠르고 불마름병에 강하나 숙기가 되면 콩깍지가 뒤틀리며 콩알이 튀는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수확시기가 되면 콩대를 흔들어 보고 콩 꼬투리에서 콩알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신속히 수확을 해야 한다.

 

작년에는 7월 15일에 파종해 10월 3일부터 일부 수확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한달 보름이상 빠른 5월 24일에 파종을 해놓고도 10월 4일 부터 수확을 시작했으니 수확하며 떨어지는 콩알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러나 실상 망신은 수확 시기를 놓친데서 당한것이 아니다.

정신없이 난 풀들을 헤쳐가며 콩을 찾아야할만큼 엄청나게 자란 풀들 때문에 톡톡히 망신을 당한것이다.

북주기도 제대로 못했고, 제초 작업도 시기를 놓쳐 선유콩밭을 손 댔다간 너무 시간이 오래걸려 다른 콩밭들까지 엉망이 될까봐 선유콩밭은 정말 단 한번도 제초작업을 하지 못했으니 선유콩밭은 바랭이가 창궐을 해 선유콩은 풀에 치어 제대로 크지도 못했고, 풀이 너무 무성하다보니 순자르기도 못했고..... 

그나마도 수확을 할 것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풀에 치어 제대로 자라지도 못했는데 그나마 달린 콩알은 이리튀고 저리 튀고.....

수풀을 헤쳐가며 콩을 베다보니 700평 가량 심어놓은 선유콩만 베는데도 몇일이 걸렸고 그나마도 어제까지 베어놓은 선유콩은 고작 반 정도였었다. 

일 좀 하려면 마을 어르신들이 해미읍성 축제 구경 가자고 몇일을 연속으로 불러내고, 어제는 또 박창규 아저씨 병문안 가자고 불러내고....

내 차를 이용하려 하시는데 몰인정하게 일해야 한다며 거부하자니 후진 똥차 하나 가지고 유세를 떠는것 처럼 보일까봐 그럴수도 없고....

이래저래 선유콩 베기에만 몇일을 매달린지 모르겠다. 

 

가뜩이나 반쪽 농부라 시간도 없는걸 아시는 마을 어르신들이 어제 박창규 아저씨 병문안 갈 시간에도 정신없이 일하는 나와 아내를 보시고는

"오늘은 그만혀!  내일 식전에 일찍 우덜이 와서 해줄테니께~!!  일 다님서 이만큼 농사일 하기가 워디 쉬운감~~!!  일도 안다님서 이렇게 농사졌음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디 일다니면서 농사 짖는게 쉽지도 않은디... 젊은것들이 살아보겠다구 애쓰니까 우덜이 와서 해주는겨....!  그만허구 어이 가자구~~!!" 라고 하시더니 오늘 아침 6시 30분에 손에 손에 낫자루를 하나씩 들고 오셔서 선유콩 베기를 도와 주셨다.

 

아내와 둘이서만 하다가 총 9명이 함께하니 오전 10시쯤 되어서 잡초 속에 묻힌 보물찾기가 마무리가 되었다.

어르신들은 우람콩도 저정도면 벨 때가 되었으니 내친김에 베자고 하셔서 생각치도 않게 우람콩까지 수확을 시작했다.

 

선유콩은 반 정도까지는 원형톱날만 단 예초기로 베고, 나머지 반은 풀이 너무나 많아 낫으로 보물찾기하듯 하나하나씩 찾아가며 베었지만

그래도 우람콩은 예초기로 몇번의 제초작업을 해서 새로 구입한 예초기 부착형 콩 수확기로 작업을 하는것이 더 수월할것 같아 예초기를 메고 콩을 베어나가기 시작했다.

 

 

내년에 재배할 예정인 옥수수와 수수도 벨 수 있도록 콩/옥수수 수확기를 구입해서 장착을 했더니 생각보다는 예초기가 너무 무겁다.

작업 속도는 정말 나 혼자서 벤것이 어르신들 다섯분이 벤것보다 훨씬 빨랐지만 사실 팔은 무척이나 아팠다. -_-;;;;

 

중간에 큰작물용 거치대는 빼내고 할까도 생각했을 만큼 팔이 아팠지만 신기하다는듯 처다보고 계시는 어른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도 없고 시간을 지체할 수도 없어 애써 썩소를 지으며 작업이 쉬운척 종횡무진 우람콩밭을 누볐다.

 

선유콩밭에서는 "에고~~~ 이게 도데체 왠일이랴~~!!  이게 밭이여????  정말 일만 안다녔다면 우덜은 이런밭엔 오두 않을겨~~!!" 라며 한마디씩 하시던 어르신들이

우람콩 밭에서는 연신 콩 정말 좋다며 한마디씩 하시고, 늘 엉뚱하게 이상한것 들고 나와 설치던 내가 못마땅해 하시기도 하더니 콩수확기로 거침없이 콩을 베어 나가며 일기당천하는 내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정말 우람콩밭이 아니었더라면 개망신만 당할뻔 했다.. ㅋㅋ

 

700평 정도 남짓한 선유콩 밭중에서 남은 반정도를 베는대만 3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우람콩밭을 베는데는 불과 한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이제 밭에 갑바를 깔고 콩을 몇일간 말리고, 콩이 마르면 콩탈곡기를 임대해 와 탈곡을 하고, 탈곡을 마치고나면 콩 정선기를 임대해 와 정선을 해야 한다.

아직도 탈곡과 정선이라는 넘어야 할 두개의 산이 있지만 마음은 이미 중턱을 넘어 산 정상에 다다른 듯한 기분이다. ^^*

 

서리태를 벨때는 콩수확기를 초간단형으로 살짝 개조를 해서 콩베기를 할 생각이다.

그냥 간단한 신형 콩수확기를 살껄 괜히 옥수수 수확까지 가능한 콩/옥수수 겸용 수확기로 구매를 했다는 후회가 된다.

그래도 오늘은 콩수확기 덕분에 작업도 빨리 끝냈고 칭찬도 많이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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