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일요일
드디어 참깨를 1차 털었다.
나는 언제나 처럼 예초기를 메고 콩밭으로 향했고, 아내는 옆집 나리 할머니와 수지깨를 털었다.
밖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깨가 쏟아질까봐 먼저 아내가 하우스 안에서 애벌 털이를 한다.
전에는 막대기로 털었는데 그것도 무겁다고 아내가 직접 망가진 빨래건조대를 재활용해 참깨털이를 만들었다고 한다.
세개를 한뭉탱이로 해서 끝을 테이프로 묶어 만들었다. 속이 텅비어 세개를 묶어 사용해도 아주 가볍다.
부창부수라고 걸핏하면 뭔가를 만들어대는 남편을 닮아간다. ㅋㅋ
애벌털이를 한 참깨는 밖으로 옮겨 펼쳐 널어 또다시 말린다.
나리할머니는 털어낸 참깨를 함지박에 담아 채로 이물을 걸러내신다..
깨가 쏟아진다~~~!!
채로 큰 이물을 걸러낸 다음 바람에 이물이 날리도록 2차 이물제거를 하신다..
일도 안하고 깨 터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다가는 쓴소리 한번 들을것 같아 나는 다시 콩밭으로 돌진~~~!!
헛골로 늘어진 콩줄기 때문에 예초기 작업이 너무나 더뎌 진도가 안나간다.
오늘은 그래도 사무실 과장님이 도와주시겠다고 하여 예초기 두대를 돌리는데도 별로 일한게 티가 안난다.
과장님 왈~~
"우와~~! 힘들다!! 밭이 넓어 죽어라 해도 티도 안나니까 힘이 더든다.. 나 손에 쥐날라고 한다. 잉~~~"
에고....... 나는 매일 하는 일인디... 겨우 반나절하고 죽는 소리는.....쩝!!!!
그래도 예초기를 돌린 곳은 헛골이 살짝 보인다.
사실 콩이 다칠까봐 조심조심 하느라 맘놓고 예초기를 휘두르지도 못해 일도 느리고 힘도 많이 든다.
사실 나도 지친다. 해도해도 끝이 없고 아직도 안한곳이 훨~~~~씬 더 많으니 한참을 하고나서 돌아보면 도대체 뭘 한건지 티가 안나기 때문에 정말 힘이 더 드는것 같다.
냉수 한사발 마시고 잠시 쉴겸 해서 헐떡거리며 참깨를 터는 아내쪽으로 가봤다.
에고야~ 벌써 다 털었다고 한다.
설컹설컹 털었나????
그래도 참깨 양이 제법 된다..ㅋ
대~충 그냥 설컹설컹 턴것 같은데도 함지박 두개가 찼다.
턴 참깨는 다시 집앞으로 가져와 펼쳐 널어 말렸다.
몇kg이나 될까???
옆집 아저씨 말씀으로는 다 털면 족히 한가마는 나올것 같다는데.... 얼마나 될지 궁금했지만 모처럼 일손을 도우러 와 준 도우미까지 있으니 좀 더 예초기 작업을 하고 나니 그새 해가 기울어간다.
자청해서 일을 도와주겠다고 오셨는데 빈손으로 보낼 수가 없어 해가 지기 전에 일을 마치고 사과를 좀 땄다.
지난번 태풍에 덜어진 밤은 주울 시간이 없어 그냥 방치를 해 놓았는데 마침 잘됐다 싶어 추석에 쓸 밤 좀 챙겨가라며 밤도 주워왔다.
태풍에 떨어지기는 했지만 밤이 제법 알차다.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밤까는 솜씨가 제법이다..ㅋㅋ
두 그루 뿐인 밤나무에서 정말 엄청나게 많은 밤이 열린다.
까서까지는 못주고 각자 실컷 주워서 가져가라고 했는데 겨우 요만큼 주웠다... ㅋ
빨지 줍지 않으면 모두 벌레가 먹는디.....
아직 밤나무에 달린 밤이 많으니 떨어진 밤은 신경도 못쓰고 있다. ㅎㅎ
9월 3일 월요일
털어놓은 참깨가 몇kg이나 되는지 궁금해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저울 위에 올려봤다.
함지박 무게를 빼고 35kg이 나왔다.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아 2차로 털때도 많은 양이 나올것 같기는 한데..... 얼마나 더 나오려나 무척 궁금하다.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하니 오늘은 오전 일찍 남은 참깨를 베었다.
아침일찍 밭으로 나가면 참깨밭에서 비둘기들이 우르르 날아간다.
남은 참깨가 쏟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이제 다닥다닥 달린 실한 참깨를 감상할 수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애써 농사지은 것을 비둘기에게 빼앗길수는 없어 쓰러지 곁가지 한개까지 모두 실었다.
늦게 베는 두개 이랑은 이식이 좀 늦어진 것인데 적심을 같은 시기에 하다보니 마디수가 20개가 되질 않는다.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많은 깨방이 달리는데 일찍 적심을 해 손해를 좀 본 기분이다.
햇빛이 좋아 베어 온 참깨를 하우스 옆 양지에 펼쳐 널어 말렸다.
해가 지기 전 펼쳐널은 깨를 단을 묶어 하우스에 넣어 세워 놓았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해 발가벗은 하우스도 갑바로 옷을 입히고 나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4개월간 키운 참깨를 이제 모두 베었다.
참깨는 전부 3번 정도 털 예정인데 수확량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올해 참깨를 재배하며 배우고 느낀바가 정말 많다.
참깨 3차 털기까지 마치고 나서 올해 재배한 참깨 밭의 면적을 줄자로 측정해 정확한 면적을 재 보고 단위면적당 참깨 수확량을 산출해 본 후 2012년 참깨재배 총정리 글을 올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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