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참깨 재배 공부를 정말 많이 했다.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이론적인 공부도 많이 하고, 과수박사님을 비롯한 지인들의 경험과 영농 지식을 적기마다 제공받아 많은 공부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이론과 상세한 재배 정보를 제공 받았다고 하더라도
직접 부데끼며 재배를 해 보지 않았다면 '장님 코끼리 만지듯' 몇가지 이론만으로 편협된 상상을 하며 그것이 마치 참깨 재배의 전부인 양 착각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제 참깨에 대해 통달했다는 말은 아니다. 아직도 부족한게 너무나 많다.
어제는 옆집 나리네서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내년에는 풀관리는 이렇게 이렇게 하고.... 내년에는 참깨도 얼마만 할 때 유인줄을 띄워 도복 방지를 하고... '라고 말했더니
옆집 나리 할아버지 말씀이
"농사꾼은 다들 늙어 죽을 때 까지 내년에는 이렇게 할거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고 말씀하셔서 한참을 웃었다.
일년에 딱 한번씩 경험을 하다보니 해마다 새로운 것을 느끼고 후회를 한다.
이제 막 참깨 재배에 대해 입문을 했으니 느낀 바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올해 확실히 느낀 것은 재식 간격, 포기 수, 성장 억제제 사용 효과, 도복 방지를 위한 유인 시기, 웃자람의 영향 등등이다.
그 밖에 병충해 방제 적기에 대해서는 과수박사님께 시기적절하게 연락을 받아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고, 육묘이식 재배의 장점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고 느낄 수 있었으나 아직도 풀리지 않은 고민들이 몇가지가 있다.
직파 재배와 육묘 이식재배의 차이에 대한 좀 더 확실한 차이를 직접 느끼고 싶다는 맘이 아직도 남아 있다.
육묘 이식재배의 장점을 어느정도 알겠으면서도 고민을 하는 이유는 적정 수분, 적정 온도에 대한 감이 아직 많이 부족해 육묘시 웃자람 없는 튼실한 모종 생산의 자신감이 없고, 대량 재배시 육묘 이식의 어려움 때문에도 고민이다.
만약 직파 재배가 육묘이식에 비해 많은 단점이 있다는 것을 검증했다면 다소 힘이 들더라도 직파 재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육묘 이식 재배에만 전념했을 텐데 아직은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올해 아내 혼자 참깨를 이식하면서 무척 힘들어 했던 기억이 너무 크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직파와 육묘 이식에 대한 풀리지 않은 답은 내년의 숙제로 남기고.......
엊그제의 비바람으로 쓰러지기 직전인 아름깨(흑임자)를 세워주는 유인 작업에 착수했다.
참깨가 어릴때 쓰러질 경우 참깨가 'S' 자 모양으로 휘기도 하고 옆으로 누워 자라는 놈들도 있어 역병의 발생 우려도 높고, 깨방 결실도 좋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흑임자도 사실 조금 더 일찍 유인 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조금은 늦은 감이 있다.
내년에는 30~40cm 정도 자라면 유인줄을 띄워 주려 한다.
좀 더 큰 다음에 하야지....하며 때를 늦췄다가는 참깨 밭은 낙서를 해 놓은 모양 처럼 참깨대가 제 각각으로 엉망이 되고 만다는 것을 올해 느낄 수 있었다.
비바람을 맞은 아름깨가 비틀댄다...
중간중간 말뚝을 박고 있는 사이 아내가 줄을 띄고 있다.
유인줄을 띄어 헛골 방향으로 옆으로 누운 녀석들은 바로 세웠지만 이랑 방향으로 누운 녀석들은 여전히 누워 있다.
이 녀석들은 바로 세워 준 후 포도가지 결속기를 이용해 바로 서게 해 주었다.
포도가지 결속기가 다용도로 쓰인다. ㅋㅋ
정말 작업이 쉽다.
아내는 처음엔 고추대 유인하듯 각 포기마다 지그재그로 하여 줄을 띄웠는데 그렇게 하면 오히려 줄이 늘어져 바로 세워지질 않는다.
끈을 뺑뺑히 당겨 말뚝에 돌린 후 포도가지결속기를 이용해 바로 세운 후 양쪽 줄을 당겨 집어주면 오히려 줄이 뺑뺑하고 튼튼히 잘 세워진다.
이제야 아름깨 밭이 조금 정돈이 되어 보인다.
수지깨는 어떻게 되었나도 살펴 보았다.
수지깨는 이미 대가 무척이나 굵어져 엊그제의 바랍 정도로는 까딱이 없이 잘 서 있다.
적심을 했더니 참깨꽃이 많이 줄어들어 간다.
그만큼 결실이 다가오는 것이겠지~?
수지깨 육묘이식을 했던 밭 옆에는 직파를 했었는데 날이 워낙 가물어 발아도 거의 안되었고 그나마 발아를 한것들도 발아가 늦어져 육묘이식을 한것만큼 키가 크지는 않지만 직파한 수지깨도 많은 깨방이 달려 있다.
원래는 직파한 수지깨 밭이었는데 워낙 발아가 저조해 쥐눈이콩에게 보금자리를 내주고 쥐눈이콩 밭에 더부살이를 하는 꼴이 되었다.ㅋ
이녀석도 마찬가지로 직파한 녀석이다.
사진의 오른쪽 가지는 곁가지인데 곁가지에도 많은 깨방이 달려 있다.
직파한 수지깨는 발아가 늦어 6월 초순의 강풍을 피해갈 수 있어서인지 모두 똑바로 직립해 있어 보기가 아주 좋다.
이 녀석은 위 사진의 녀석을 조금 멀리서 사진에 담은 것이다.
이녀석도 곁가지에도 많은 깨방을 달고 있다.
육묘이식을 한 수지깨는 보통 4~5개의 곁가지가 달렸는데 직파한 수지깨는 대부분 두개의 곁가지만 달고 있다.
이 녀석은 조금 일찍 순집기를 해 줬더니 왕성한 성장력을 억제하지 못하고 위쪽에 새로운 많은 곁가지들이 나오고 있다.
워낙 가물었던 날씨 탓에 많이 발아하지는 못했지만 직파로 파종할 때 한개씩만 직파했던 녀석들중 발아에 성공한 녀석들은 가물었던 날씨 탓에 웃자람이 없어서였는지 하나같이 모두 대가 튼실했고 깨방의 결실도 그리 높지 않은 위치에서 부터 달려 맘에 쏙~ 드는 모양으로 성장을 했다.
직파한 수지깨 간 비교를 한다면 발아 시기가 많이 차이가 나서 아직 작은 녀석들은 이제 막 꽃이 피기 시작하는 것이 있는가하면 수확을 앞둔 것들도 있어 발아시기에 따른 시기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점 뿐이고, 기타 모든 사항은 모두 동일하게 대가 올곧고 웃자람없이 튼실히 잘 자랐다는 것이다.
직파한 참깨가 형편없었다면 직파재배에 대해 실망하고 미련을 두지 않았으련만 발아 시기의 차이에 따른 성장 차이만 빼고는 너무나 올곧은 모양에 마음을 빼앗기니 육묘이식재배와 직파 재배 사이에서의 나의 갈등은 더더욱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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