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 되기 전에 서리태 순자르기를 마무리 해야 한다.
아내는 집 주변 사과밭에 있는 풀만 보면 가슴이 꽉~ 막힌다며 빨리 사과밭의 풀좀 베 달라고 보채고, 나는 7월중으로 서리태 순치기를 마무리해야 하므로 오늘 서리태 순자르기를 마무리하고 나서 사과밭 풀을 베겠노라고 했더니 아내는 입이 대빨 나와 있다...
에고...... 날씨는 더워 낮에는 일할 엄두가 나지도 않고, 반쪽자리 농부라 농사일 할 시간은 한정되 있고, 아내는 보채고, 할 일은 태산이니.....
오후 4시가 조금 넘어 또 다시 예초기를 등에 멨다.
보름달이 떠 서리태 순자르기는 밤에도 할 수 있을것 같아 우선 아내가 원하는대로 사과밭 제초 작업부터 시작을 했다.
아내가 투덜댈만도 하다.
딴에는 풀을 뽑는다고 쉼없이 뽑아대지만 사과밭의 풀은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았나보다. 이렇게 풀이 무성하니 그럴수 밖에...ㅋㅋ
보안경을 쓰는 것도 더워 실눈을 뜨고 풀을 깍아 나간다..
조금식 조금씩 풀들이 잘려져 나가니 막혔던 체증이 내려가듯 숨통이 좀 트이는것 같다.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 홀딱 젖어 있고, 얼굴과 목에는 풀 조각이 튀어 꼴이 엉망이다.
이짓을 왜 좋아하는지 내가 생각해도 어쩔땐 이해가 안간다. 그래도 어쩌랴 농사가 좋은걸.... ^^*
정말 몸으로 하는 일을 끔찍이도 싫어하던 나 였는데 지금의 나를 내가 이해할 수 없으니 어머니가 늘 불만이신 이유를 알듯하기도 하다.
인천에 사는 나의 지인들과 친구들은 내가 귀농을 했다고 하면 다들 뒤로 자빠진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ㅋㅋㅋ
녀석들..... 2년만 더 기다려 봐라!! 제대로 된 농부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내 보여주마....!! ㅋㅋ
힘은 들었지만 사과밭 풀을 말끔히 베고 나니 묵은 때를 벗겨낸 듯 속이 다 시원하다. ^^
이어 담배 한대 피는 휴식 시간을 잠시 갖고 이내 서리태 밭으로 향했다.
일부는 아내가 순집기를 해 놓았다. 아내가 순집기 한것은 잎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별로 표시가 나질 않는다.
하나하나 일일이 손으로 순을 집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 아내는 쉬게하고 내가 예초기로 순치기를 하는 것이다.
아직 순자르기를 할게 많은데 어느새 해가 저물어 간다.
잠시 쉬며 참깨밭을 한번 둘러보고 또 다시 달빛을 벗삼아 전진이다.
둥근 보름달이 있어 완전히 해가 진 이후까지 순자르기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밤에 작업을 하니 덥지도 않고 좋다~ ^^*
군대 있을 때 "앞에 총" 자세로 예초기를 잡고 그대로 전진을 하며 순을 자르니 속도도 빠르고 일도 쉽다.
순자르기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상쾌하다.
비릿한 땀냄새가 오늘은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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