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입구에 커다란 화물 트럭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어제까지만해도 짖푸르던 무우밭이 난장판이 되어 있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무우 이삭을 줍느라 분주하다.
어제 무우를 수확하고 상품성이 없는 무들은 모두 밭에 그대로 내팽겨쳐 놓아 두었다.
몇일후면 모두 갈아 엎을 것들이다.
무 크기는 족히 내 허벅지 크기만한 것들이 수두룩 하다.
너무나 커서 살이 트듯 골이 생긴 놈, 윗쪽에 살짝 흠집이 있는 놈, 미끈하게 뻣지 못하고 잔뿌리 새끼를 단 놈, 약간 작은 놈 등등등...
이런 놈들은 상품성이 없어 포장을 해가지 않고 그대로 밭에 내팽겨쳐 놓는다.
겉만 아주 조금 이상할 뿐 속은 말짱하다.
집에 도착해 보니 아내는 벌써 주워다 깍뚜기를 담고 있다.
물김치는 벌써 다 담아놨다고 한다.
생채 할것이 부족하니 가서 조금만 더 주워 오란다..
트럭에 자루를 싣고 무밭으로 갔다.
인근 식당에서 용케 알고 봉고차와 화물차까지 동원해 무를 차에 가득 실어대느라 바쁘다.. ㅋㅋ
차에서 내려 무밭으로 가고 있는데 나리 할머니가 어디서 보고 계시는지 전화를 했다.
"너무 크고 긴건 맛 없으니까 짧고 땅땅한 놈으로 골라~
그리구 새끼 달린 놈들이 맛있는거니까 그런걸로 주워~
글구.... 지금 있는 쪽은 캔지 좀 된거니까 왼쪽으로 가~~
사람들 없는 쪽~!! 그래그래~ 거기가 방금 전에 캔데야~ 거기서 주워 와~!!"
ㅋㅋㅋㅋ
어디 계시는지 보이지도 않는데 어디서 보고계시는 건지 이리 가라 저리 가라 코치하신다..ㅎㅎㅎ
모양은 이래도 요놈이 맛있는 무우다.. ^^*
땀을 뻘뻘 흘리며 무우를 골라 차에 담는 것을 보신 웅이 할머니가
"더운디 뭐러 그렇게 많이 줘간댜~!?"라며 물으신다.. ㅋ
"마누라가 생채 좀 한다고 조금만 더 가져오래요~ 그리고 어머니도 좀 가져다 드리고, 사무실 직원들도 갖다 주려고요~ "
카스토리에 사진을 몇장 올렸더니 친구녀석들이 오고 싶단다..
무를 보고는 막걸리 한잔 하며 먹으면 좋겠다며 술타령을 하는 녀석이 있질 않나....ㅋㅋㅋ
무가 얼마나 무겁던지 낑낑거리며 들고 오느라 이마엔 땀이 비오듯 한다..
그래도 이게 시골 사는 맛 아니겠는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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