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나의 첫 직거래 농산물이었던 고구마.....
지금도 작년의 고구마 농사 과정을 생각해 보면 가슴이 뭉클하며 지난 농사과정이 주마등 처럼 나의 뇌리를 스쳐간다.
사실 작년 고구마 농사는 미리부터 재배를 계획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다.
도시에서 사업 부진으로 여유없이 귀농을 해 여유 자금도 없이 생전 경험해 보지도 못한 농사일을 새롭게 시작하며 농사를 시작할 즈음
내 주머니에서는 먼지만 나오는 빈 털털이 였었다.
농사 지을 밭은 확보해 놓았지만 밭에 밑거름을 할만한 돈이 없었다..
가뜩이나 경작할 밭은 6년간 인삼밭을 해 거름기가 쏙~ 빠진 맨땅 수준의 밭이었다.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
그래도 헤딩할 맨땅이라도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어떻게 해야 맨땅에서 헤딩을 잘 할것인가를 생각했었다.
아무런 농사 지식없이 수많은 자료를 찾아가며 결정한 작목이 콩 이었다.
콩을 주재배 작목으로 선택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한가지 이유는 넉넉치 못한 밑거름의 토양에서 재배하기에 적합한 작목중 하나가 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콩도 확보해 놓은 종자가 넉넉치 않아 남는 밭에 재배할 다른 작목도 찾아봐야만 했다.
그러다가 찾은 작목이 고구마다.
고구마도 거름의 성분이 많으면 좋지 않은 작목이기 때문이었다.
고구마를 재배해 자가소비할 정도의 양을 재배할 것이라면야 별 부담이 없겠지만
판매를 할만큼의 재배를 하려 하다보니 종순 가격도 만만치 않아 이웃에서 심고 남은 종순을 얻어다 심고 일부는 가격이 떨어질때까지 기다렸다 늦깍이 떨이 종순을 사서도 심었었다.
정식 적기인 6월 초순에 본밭 정식을 해야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종순이 없는데 어쩌랴....
그래서 정식은 늦어져 장마기간 동안 비를 쫄딱 맞아가며 7월 중순쯤까지 힘들게 고구마를 심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내에게 미안하다...
고품질의 당도가 높은 고구마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황산가리를 시비해야 좋다는 것을 알았지만
한포대당 3만원 2천원이었던 황산가리를 살만한 여유가 없어 고구마는 거름기가 없어야 좋다는 말에만 기대하며 고구마를 심었었다.
경험도 없는 아들 자식이 농사를 시작해 본답시고 애를 쓰는 모습을 하늘나라에서 아버지가 보시고
농사를 시작하자마자 세상을 훌쩍 뜨신것이 미안하고 안쓰러워 도우셨는지 다행히 고구마 농사는 많은 안좋은 여건을 감안하면 괜찮게 되었고, 직거래를 처음으로 시작해 불안했던 직거래 판매도 좋은 반응을 보였었다.
지금도 수많은 고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가슴속 깊이 남겨 놓고 있다.
하지만 나의 주작목은 여전히 서리태와 콩이다.
텃밭 농사를 하고자 시작한 귀농이 아니기 때문에 6천평의 밭은 내게는 너무나 작게만 느껴진다..
서리태와 콩을 다 심어도 모자라다는게 내 맘이다..
더군다나 이것저것 온갖 농작물을 다 심는다는것이 얼마나 힘든 농사인지를 작년의 경험으로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올해는 작목 수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올해는 탄저병과 역병없이 고추농사를 잘 지을 자신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추 농사까지도 접기로 했다.
농사꾼이라고 모든 농작물을 다 재배해서 먹을 수는 없다고 아내를 설득했다.
하지만 고구마 농사만큼은 쉽게 접을 수가 없었다..
첫번째 이유는 고객과의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작년에 고구마를 구매하셨던 많은 고객들이 올해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말씀을 전해 오시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는 향후 나의 주작목 후보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물론 전제가 있다. 경작할 토지가 충분히 늘어났을 시점에서인 것이다.
당연히 서리태와 콩은 대표 작목이 되고, 그 다음으로 생각하는 것중 하나가 고구마다.
그래서 나는 오늘 고구마 밭을 만들 준비를 한다.
올해 고구마를 경작할 밭은 작년과 다른 밭이다.
작년에 메주콩을 심었던 밭 일부에 고구마를 심을 예정이다.
그리고 올해는 비닐 멀칭을 해 고구마를 심을 생각이다.
장마철에 쓸려 내려 오는 물에 두둑이 낮아지거나 무너질 우려를 줄이기 위해서다.
먼저 두둑을 크게 만들기 위해 트렉터에 배토기를 큰것으로 갈아끼웠다.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 아무리 배토기를 땅 속으로 깊이 넣어도 생땅만 파질 뿐 두둑이 높게 만들어지질 않아 머리에 쥐가 날번 했었다. ㅋㅋ
어떻게 해야 두둑을 크게 만들 수 있을까??
작은 배토기날로는 아무리 용을 써도 두둑이 크게 만들어지질 않는다.
답은 배토기 날을 큰것으로 해야 두둑이 크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배토기 날의 크기가 이렇게 차이가 난다..
중간에도 큰 배토기 날을 끼워야 좋은데 날과 대의 용접한 부분이 떨어져 가운데는 어쩔 수 없이 기존의 작은 날을 끼우고 두둑을 만들었다.
고구마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 황산가리와 붕사를 시비하고 고구마 이랑을 만들었다.
우선은 8개 이랑만 만들었다. 이랑 길이는 제법 길다.. ^^*
봐서 2~4개 정도만 이랑을 더 만들까 고민중이다..
비닐 멀칭은 아내와 함께 해야되기 때문에 일요일로 미뤘다..
아내는 아침 일찍 마늘쫑을 뽑고, 오후에는 땅콩 북주기를 하고, 하우스 주변 정리까지 말끔히 해 놓고 나서 쉬고 있는 중이라
멀칭은 일요일로 미루는 것이다..
가느다란 팔로 연약해 힘은 없지만 내겐 소중한 농사 파트너이기에 쉴땐 푹~~~ 쉬시라고 해야 한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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