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재미를 보지 못했던 감자 재배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번 재배를 해보고 별볼일 없던 작목이면 다시 재배를 할까 말까 많이 망설여진다.
아내는 올해는 감자를 심지 말자고 했었다.
하지만 주작목인 콩의 파종 시기가 5월 말~ 6월 말경 이다보니 5월 중순까지 빈 밭으로 그냥 놀리기는 정말 아깝다..
옛날 같으면 이 시기의 밭에는 보리가 심어져 있어 봄 재배 작목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보리 재배를 많이 하지 않는 요즘은 대체 작목을 찾아야만 하는 것이다.
콩의 전작으로 이른 봄에 파종을 해 빼 먹고 후작으로 콩을 심을만한 전작 작목을 선택해야 하는데
사실 이른 봄에 파종 할만한 작목이 많지 않다.
재배기간이 비교적 짧은 쪽파와 감자가 제격이다. 그리고 수확 후 곧바로 후작으로 서리태를 파종하면 시기가 딱 맞아 떨어진다.
이른 봄에 파종하는 감자를 하지 감자라고 하는데, 하지인 6월 22일경이 수확 시기라는 말인 것이다.
만약 그보다 늦게 수확을 하려하면 장마때문에 감자가 금방 썩게 되므로 보통 6월 20일 이내에 수확을 한다.
겨울철과 이른 봄의 휴경을 제일 아까와 하는 나로써는 감자 재배를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감자재배 노하우가 부족해 많은 양의 감자를 재배하지는 않지만 이번에 감자 재배에서 재미를 본다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20배~30배 이상 많은 재배를 할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그래서 감자 터널재배도 시도해 보려 했던 것이고, 밑거름도 충분히 넣기도 해보고, 많은 양을 재배해도 쉽게 할 수 있을 방법을 찾아보고 있었던 것이다.
워낙 비싼 종자값 때문에 재배량을 늘릴 경우에는 종자도 자가재배로 준비를 해야할것 같다.
어쨌건 올해까지는 연습삼아 20kg짜리 3박스만 심기로 했다.
이번에는 파종 방법을 쉽고 다르게 해보기 위해 농자재마트를 들러 감자 파종기를 샀다...
또 농기구를 산다는 말에 아내는 미간부터 찌푸린다..ㅋㅋ
당장은 감자 파종을 위해 구매를 하기때문에 감자파종기라고는 하나 사실 각종 모종을 이식재배 할 때도 사용된다.
조만간 있을 참깨 모종 이식도 이 파종기로 해볼 생각이다.
아내의 우려와 달리 파종기 가격은 저렴했다. 큰것 한개에 불과 만원이다. ^^*
잘라 놓고 산광최아를 마친 씨감자를 들고 밭으로 출발~~~~!!
나는 파종기를 들고, 아내는 바구니에 씨감자를 들고 파종기에 씨감자 조각을 하나씩 넣어주며 감자를 파종해 간다...
처음에는 갖난아기가 곤지곤지를 잘 못하듯 감자가 자꾸 따라 나왔다. ㅎㅎ
아내는 쓸데없이 산것 같다고 푸념했지만 아직 숙달이 안되서 그런거니까 반줄 심을 동안만 아무소리 말고 기다려 보라고 하고 달래 놓고 요령을 익혔다.
이십여개를 파종했을 무렵부터는 박자가 척척 맞아가며 파종이 잘된다.
아내의 입가에도 미소가 맴돈다. ㅎㅎ
확실히 빠르고 쉽다.
나는 쭈그리고 앉아서 일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ㅎㅎ
감자 두박스를 순식간에 해치워버렸다.
남은 한박스도 마저 꺼내와 아예 이번에 전부 감자심기를 마치기로 했다.
파종기로 하니 쉽다 쉬워~~~ ㅋㅋㅋ
깊이도 너무 깊게 들어가지 않도록 옆쪽에 철판이 대져 있다.
늦은 3시가 되어서야 점심을 먹고 비닐 멀칭을 시작한다..
멀칭은 비닐 피복기를 이용해서 했다.
하지만 흙이 생각처럼 잘 덮히질 않는다..
원인은 쟁기질을 했기 때문이다.
내 딴에는 작년에 관정을 팔 때 무거운 차가 들어 와 땅이 딱딱해져 봄에 거름을 편 후 쟁기질을 했는데 그게 문제였던것 같다.
쟁기질을 하려면 봄이 되기 전인 초겨울에 땅이 얼지 않았을 때 해야 흙상태가 좋다고 한다.
봄에 쟁기질을 하게 되면 아랫쪽의 흙이 덩어리가 되어 있어 아무리 로터리를 두세번 쳐도 덩어리가 남게 된다는 옆집 아저씨 말씀이다..
그래서 그랬는지 다른 때 보다 비닐 멀칭을 하는게 힘들었다.
나 혼자 소처럼 비닐 피복기를 끌고 나리네 아저씨 내외분은 삽으로 뒷마무리를 해야 했다...
앞으로는 봄에는 밭 쟁기질을 하지 말아야겠다...
농사 준비는 봄부터가 아니고 수확을 마친 후부터 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겨울이 되기 전에 거름 펴고 쟁기질까지 마쳐야 농사가 마무리 된다는 개념으로 일을 해야겠다..
비닐 멀칭 때문에 모처럼 힘들게 일을 하긴 했지만 감자 심기를 마친 두둑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
이 맛에 농사를 짖는것이 아닌가 하는 맘도 든다.. ^^
오늘 심은 감자는 총 20kg 짜리 3박스다.
면적을 대충 보니 120평 정도 돼 보인다.. 박스당 40평 정도를 심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보통의 경우 160kg으로 300평 정도를 심는다고 하니 얼추 계산이 맞아 떨어진다.
다만 씨감자를 얼마나 많이 절단하느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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