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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달콩 사랑방/요리 조리(음식)

무말랭이 만들기 - 1차 실패!!

by 달콩이네 농장 2011. 12. 2.

트레일러로 가득히 수확한 무우 중 일부는 무짠지를 만들고 나머지는 무말랭이를 만들어 보겠노라며 어머니 집 창고 가득 쌓아 놓았었다.

그동안 어머니가 무청을 잘라내 널어 놓으시느라 애를 많이 쓰셨다...

 

이제 본격적인 무말랭이 만들기에 들어가기 위해 아침 일찍 어머니 집으로 향했다.

 

 

무우가 좋아 수박만한 무우도 바람도 들지 않았고, 조직도 단단해 큰 무우를 자르기에는 어머니는 힘이 딸린다고 하신다.. 

 

 

무말랭이 무우로 썰기 좋도록 큰 무우를 잘라 놓는 일은 내가 해 드리고 어머니는 무말랭이 크기로 자르시는 일만 하시도록 했다.

 

 

조금 더 두껍게 썰어야 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나보다는 무말랭이를 더 많이 드셔보신 어머니가 더 잘알겠지...라는 생각으로 이런 저런 크기로 썰어 볼 생각이다..

 

 

어머니가 썰어 놓은 무우중 일부를 무말랭이로 건조하기 위해 건조기에 넣었다.

아무리 인터넷을 검색해도 건조기로 무말랭이를 건조하는데 필요한 설정 온도와 시간, 배습시간 설정들을 속 시원히 남겨 놓은 자료를 찾을 수가 없었다.

짜집기 하듯 자료들을 짜 맞추고, 나름대로의 직감으로 설정 온도를 58 ˚c로 하고, 가동 시간을 24시간, 배습시간을 7시간으로 하여 건조기를 가동시켰다..

만약 24시간의 가동시간이 짧으면 시간을 늘려 다시 가동할 생각을 한것이고, 중간중간 건조상태를 관찰하여 보며 설정온도와 시간을 조정할 생각으로 건조기로 무말랭이 말리기 시도에 돌입을 했다.

 

어머님께 수시로 건조기 관찰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어머니가 썰기 힘들어 하는 큰 무우들을 골라 자루에 담아 집으로 향했다..

 

자루에 담긴 무우를 수돗가에 내려 놓고 물로 깨끗이 씻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옆집 나리네서 석화를 먹자는 전화가 와 아내는 옆집엘 잠시 다녀 온단다..

주말에 비 소식이 있어 무우를 닦고 무말랭이 썰기는 저녁에 하기로 미루고 나는 땔감 준비를 했다..

 

어둠이 내릴 무렵.... 

아내가 허둥지둥 달려와 헐떡거리며 말한다.

"자기야~  무말랭이 만들때 바로 건조기에 넣으면 무말랭이 색깔이 거므틱틱해서 못쓴데~ 웅이 할머니가 알려 주셨는데, 우선 바람에 하루나 이틀 정도 꾸득꾸득하게 말린 다음에 건조기에 넣어야 한데~!!  어머니한테 얼른 전화해서 건조기 끄라고 그래~!!"

 

"오잉~~~???? "

건조기 한쪽칸 가득 무말랭이 할것을 넣은지가 벌써 꽤 돼는디........

어머니한테 서둘러 전화를 했다...

"엄마!!  건조기에 무말랭이 마르는거 봤어요?"

어머니 왈~~  " 아니~ 나 지금 대곡리 나와 있는데~~!!  조금있음 들어갈꺼니까 들어가는대로 볼께~!!" 

 

두어시간이 지났을까????  어머니한테 전화가 왔다..

"애비야~ 창고 안이 습기로 안개가 자욱하다~ 천정에는 물방울이 고여 물이 뚝뚝 떨어진다~ 우선 건조기부터 끌께~"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어머니한테 전화가 왔다..

"애비야~ 아침에 건조기에 넣은 무말랭이 다 못쓰겠다......  색깔이 검어서 이건 다 버려야 될거 같다~ 아깝지만 어쩌겠냐~ 경험이 없어 그런거니 한가지 공부했다 치고 새로 써는 것은 우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어느정도 말리고 다시 건조기에 넣어보자꾸나~"

 

-.-;;;;;;;;

아깝지만 어쩌랴.......  

어머니 말씀대로 앞으로 써는 무말랭이 무우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1차로 말리고, 2차로 건조기에 건조를 해야겠다..

그리고 한번에 많은 양을 건조기에 넣지 말고 우선은 조금만 넣어 실험가동 후 본격 건조를 해야할것 같다...

내일 아침 일찍 어머니 집으로 가 건조기에 바로 넣은 무말랭이 무우의 상태는 어떠한지를 직접 확인해 보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을 해보려 한다..

 

쉽게 성공하는것 보다는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성공을 하는 것이 더욱 가치가 있을 것이라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ㅋㅋㅋ

언제까지 이렇게 좌충우돌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의 어눌한 농부의 내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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