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랫만에 고향인 인천에 가서 종중 선산 벌초를 했다.
짧은 농사 경력이지만 올 한해 워낙 예초기를 많이 사용해서인지 예초기 사용은 내가 제일 능숙했다..ㅋㅋ
쭉쭉쭉쭉 풀을 베나가다가 땅벌집을 건드려 벌에게 쏘여 기겁을 했다.. ㅋ
이마에 한방, 손가락, 무릎에 각각 한방씩 3방을 쏘였다.. 짜릿~했다..
땅벌이기에 다행이지 말벌이었으면 큰일날 뻔했다.
돈 주고도 맞는 벌침이라 생각하니 참을만 했다..
비오듯 땀을 흘리고 벌에게 쏘여서 였는지 종중 어르신들께서 한우 등심과 차돌박이, 육사시미, 육회를 사 주셔서 맛있게 먹고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저녁에 강화에서 팬션을 하고 있는 친구네 호박팬션에 모여 고기를 구워먹자며 친구들이 강화로 오라고 했으나
일요일 새벽에 망둥이 낚시를 가기로 선약이 되어 있어서 친구들과는 뒷날을 기약하고 서산으로 고고씽~~
일요일 새벽 5시 10분에 일어나 준비하고 망둥이 낚시를 위해 출발~~~!!
도시에 살 때는 틈만 나면 낚시를 다녔고 시골로 이사할 때 앞으로 낚시 실컷하리라고 맘먹었는데,,,
막상 시골에 살면서는 낚시를 몇번 못갔다.
그나마의 몇번도 귀농 첫해에 몇번 간 것이 고작이고 올해는 이번 망둥이 낚시가 처음이다..
농사에 푹~ 빠져 낚시대에는 곰팡이가 피려한다..
인천은 해양도시라고는 하나 막상 바다낚시를 할 수 있는 장소는 거의 없다.. 기껏해야 영종도와 강화를 가야 가능하다.
하지만 이곳 서산은 지천이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민물 낚시를 할 수 있는 곳도 엄청나고, 바다낚시도 어종에 따라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 다양하다.
귀농 첫해에 했던 천수만에서의 고등어 낚시의 즐거움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몽산포에서의 학꽁치와 숭어 낚시도 재미있었고 신지도에서의 방파제 낚시, 천북에서의 망둥어 낚시도 재미있었다.
이번에 망둥이 낚시를 갈 곳은 대산쪽 벌말 가는 길에 있는 오지리였다.
저조 시간이 오전 9시 조금 넘어라 도착했을때는 날물 시간이었다..
이곳에서의 망둥이 낚시는 내가 그동안 해오던 망둥이 낚시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그동안의 망둥이 낚시는 릴대에 여러개의 바늘이 달린 것을 물 밖에서 원투로 던져 낚시를 했는데
이곳 현지인들은 멜빵 달린 긴 장화를 신고(입고?) 물에 들어가 골을 따라가며 낚시를 했다.
잡은 고기를 담는 어망(삐꾸)은 어망 입구에 바구니를 달고 바구니에는 끈을 묶어 미끼통을 달아 목에 걸고 한다.
바구니와 어망, 미끼통은 물에 들어가면 부력에 의해 살짝 뜨기 때문에 무겁지가 않다..
낚시대도 간단하다.
루어대나 루어대보다 약간 짧은 대에 젖가락 등을 휘어 줄감기를 만들어 줄을 감거나 풀어 줄 길이를 조정한다.
옛날에 보던 대나무 망둥이 낚시대와 거의 같은데 재질만 다른 것이다.
루어대를 이용할 때는 루어대 릴을 넣는 곳에 젖가락을 오메가 모양으로 만들어 끼워 넣고 줄감기로 활용한다.
바늘도 민물 지렁이 바늘처럼 바늘 사이가 떨어지게 하여 조개 봉돌을 달고 감성돔 바늘 크기 정도를 달아 두바늘 채비로 한다.
미끼는 오징어를 잘라 한쪽 바늘에 끼고, 갯지렁이는 염장을 해 오징어와 갯지렁를 짝밥으로 사용한다.
활성도(입질)가 조금 떨어질 때는 갯지렁이를 두바늘 채비로 사용하고 활성도가 좋을 때는 갯지렁이는 미끼를 자꾸 바꿔 껴야하는 번거로움이 많으므로 오징어만 사용한다.
썬크림을 바르고 했는데도 얼굴이 벌겋게 익었다..ㅎㅎ
하얀 통은 미끼통으로 물이 들어갈까봐 뚜껑달린 것을 사용해 미끼를 보관하고 조금씩 꺼내 페트병 자른것에 넣어 사용한다.
사진 위쪽 팔부분에 연두색 줄이 보이는 곳을 잘 보면 젖가락으로 줄감기를 만든 것이 보인다..
멜빵 달린 장화(낚시장화)는 서산 시장에서 3만원에 샀다.. 논 일 할때도 좋을것 같다..
낚시를 하는 중간에 돌맹이를 들어내고 바지락도 몇개 줍고 게도 몇마리 잡았다... 매운탕꺼리는 충분할것 같다..
게는 알이 통통하게 차 있다. 사진촬영을 위해 바지락을 위쪽으로 올리다가 놈에게 한방 제대로 물렸다. 집게발의 위력이 대단하다..
목장갑을 끼고 있었기 다행이지 맨살 이었음 상처가 깊게 날뻔 했다..ㅋㅋ
마릿수는 엄청난데 아직은 씨알이 조금 작다... 추석때쯤 동생과 조카를 데리고 한번 더 올 예정이다..
올 가을에 잡는 망둥이는 꼬지에 꽂아 말려서 겨울에 쪄 먹어볼 예정이다..
망둥이를 잡는것 까지는 즐거웠으나 그 다음부터가 사실 고역이다..
아직 팔딱팔딱 뛰는 망둥이의 내장을 따내는 것이다.
집에 가져가서 하면 냄새도 나고 내장이 있으면 쉽게 상할 수 있으므로 잡은 즉시 바닷가에서 바로 내장을 따고 소금을 뿌려 염장을 해 집으로 가져간다.
집에서 비린내 풍기며 낚시 다녀와 수선을 피면 좋아할 마누라 하나도 없다~ ㅋ
이렇게 잡은 고기는 바닷가에서 손질까지 해 가는게 신선도와 청결에 좋다~ ^^*
집으로 돌아와 옆집과 채리네의 도움을 받아 배추를 심고 잡아온 망둥이 매운탕을 안주로 저녁을 대접했다..
맛??
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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