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중국으로 향해 우리나라는 태풍의 간접 영향권이라고 하여 별 걱정을 안했는데 토요일 아침에 밭엘 나가 보니 난리도 아니다.
요즘 한창 수확중인 옥수수는 비바람에 지쳤는지 모두 누워 늦잠에서 깨어날줄 모르고, 흑임자인 회룡깨도 덩달아 누워 있고, 올해 심은 자두와 매실 묘목들은 불량스럽게 삐딱하니 서 있기도 하고 완전히 눕기 직전인 나무들도 더러 있었다.
반듯이 서 있는 옥수수를 따는데도 시간이 한참 걸리는데 이렇게 누워버린 옥수수를 따려면 훨씬 수확 작업이 더뎌진다.
흥건히 내린 비로 풀들은 살판이라도 난듯 하루가 다르게 부쩍부쩍 자라나니 해야 할 일이 첩첩산중이다.
다행히 주말엔 옥수수 택배 발송이 없으니 바짝 짬을 내 쓰러진 묘목과 회룡깨를 바로 세워줘야겠다.
옥수수나 깨는 일년지대계지만 자두와 매실 같은 나무들은 십년지대계이니 우선 제일 먼저 비스듬히 누운 나무들 부터 바로 세우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비바람에 기울어지거나 쓰러진 나무는 3일 이내에 바로 세워주어야지만 회복이 가능하므로 주말 이틀간은 나무를 바로 세우고, 기왕 손대는 김에 8월의 태풍 대비까지 겸하고, 수형을 만들기 위한 유인작업까지 겸하여 2m짜리 고추 지주대와 포도가지 결속기를 이용한 빗장걸이식 유인작업을 시작했다.
강풍에 나무가 금방이라도 옆으로 쓰러질듯 위태위태하게 서 있다.
먼저 2m짜리 고추 지주대로 유인할 가지가 있는 곳에 비스듬하게 꽂아주어 나무를 바로 세운다.
그런 다음 유인할 다른 가지들 방향으로도 비스듬히 지주대를 빗장을 걸듯 교차하게 꽂아 주면 나무는 서너개의 지주대 만으로도 바로 선다.
이렇게 세워준 지주대가 별것 아닐것 같아도 이정도만으로도 교차하는 지주대의 힘에 의해 나무는 태풍에도 끄떡없이 절대 기울어지거나 쓰러지지 않는다.
그런 다음 포도가지 결속기를 이용해 가지를 지주대에 결속을 해 주면 수형 만들기를 위한 유인 작업까지 손쉽게 이뤄진다.
다른 나무 하나 더 시범~~
이렇게 기울어진 나무를.....
지주대를 빗장걸어 지주대의 힘만으로 이렇게 바로 세우고....
포도가지결속기를 이용해 가지를 지주대에 결속해 유인하면 또 다른나무 작업도 끝...
자두나무는 Y자 수형으로 만들거라 지주대는 열간 양쪽 방향으로만 유인을 했다.
조만간 아시바파이프를 이용한 고정식 유인 지주대를 설치할것이지만 당장은 쓰러진 나무를 세우는게 주 목적이고, 차후 고정식 지주대를 설치해 유인을 하더라도 미리 어느정도 수형을 다듬어 놓으면 뒷작업이 수월하리라는 생각이다.
이제 다시 제 모양이 나온다. ㅎㅎ
옥수수 따는 일에 비하면 이건 정말 일도 아니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나무를 가꾸는 일은 쉴겸 놀면서 하는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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