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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달콩 작물 재배 /과수 재배

매실나무 정지전정 과외

by 달콩이네 농장 2014. 1. 5.

이젠 제법 매실나무 정지전정을 할 만큼의 내공을 쌓았다고 내심 자부하고 있었는데 나무 앞에 서니 역시나 다시 갈등이 시작되었다.

 

"솎아내야 할까 그냥 남겨야 할까.....?  이것을 솎아야 할까 저것을 솎아야 할까....?   부주지는 두개를 남겨야 할까 세개를 남겨야 할까? 아니면 더 많이 남겨야 할까....?  주지연장지보다 세력이 강한 부주지는 어떻게 해야할까... 주지연장지보다 세력이 강하다고 제거해 버리면 남겨 놓을 부지지가 없는데....  그렇다고 유인으로 세력을 약화 시키는 것도 목질화가 되서 어렵고, 아무리 유인을 해도 주지연장지보다 더 강할거 같은데... 어쩌나???"

 

달콩이의 갈등은 대충 이런것들 이었다.

 

겨우 만 2년도 안된 어린 유목을 한참동안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가 결국 전화기를 들어 과수박사님께 과외 지도를 요청했다.

엉킨 실타래 처럼 복잡해진 제자의 머리속을 말끔히 정리해 주기 위해 과수박사님께서 먼 길 마다않고 달려 오셨다.   

귀한 말씀을 함께 듣기 위해 근처에 농장이 있는 방앗골님을 모시고, 멀리 파주에서도 세분이 오셨다.

 

제일 먼저 여쭤 본 것은 부지주를 몇개를 남겨야 하는가 였다.

대부분의 생각은 아마도 양쪽으로 한개씩 총 두개를 남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내 생각도 거의 흡사했지만 나는 세개도 될 수 있고, 네개도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 사이에서 헤매고 있었다.

오늘로써 그 궁금증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얻었다.

"부주지의 갯수에 연연하지 마라! 두개도 될 수 있고, 3개~4개 그 이상도 될 수 있다. 공간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주지연장지와의 세력 차이만 난다면 최대한 남겨라! "

이것이 과수박사님이 내려주신 결론이다.

 

다음으로 궁금한 것은 주지연장지와 비등하거나 세력이 다소 강해보이는 부주지를 어떻게 할것인가였다.

지금까지 배운 바로는 약전정과 유인을 통해 세력을 약화 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약전정과 유인만으로는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 가끔씩 발생하게 된다.

전에 현숙님이 매실 정지전정 교육을 받고 돌아가 나무 앞에 서니 다른 경우의 수가 많더라는 말씀을 했던 것이 떠오른다.

대체할 만한 다른 부주지 후보들이 있다면야 무슨 걱정이겠는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갈등에 쌓일 수 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들과 종종 만나게 된다.

 

나의 스승님은 약전정과 유인만으로는 한계를 느끼는 주지연장지보다 세력이 강한 부주지의 처리 문제로 고민하는 제자의 걱정을 환상박피법으로 말끔히 해결해 주셨다.

 

환상박피란..... 

나무줄기에서 수피부(껍질)만을 고리모양으로 벗겨내는 방법으로써 이 에서 만들어 광합성 양분 박피 부위보다 위쪽 축적되어 낙과() 적어지고 과실 크기 증대되는 효과 얻기 위해 하는 것이다.  지상부에서 생성된 광합성 양분의 이동을 환상박피부에서 중단되도록 함으로써 세력을 약화시키고 결과지를 만들어 착과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나무를 고사시키는 방법으로써 환상박피법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환상박피 부위가 새로이 생성된 유합조직에 의하여 아물면 새로운 형성층에서 조직이 생성되고 지상부 광합성 양분은 뿌리 쪽으로 다시 이동되고 뿌리에서 흡수된 수분과 양분은 지상부로 이동된다.

 

매실의 환상박피법은 5월 상순쯤 실시해야 하며, 기부쪽 수피를 3mm정도 폭으로 벗겨내야 한다.

 

이로써 주지연장지보다 세력이 강한 부주지의 처리 문제는 해결되었고, 덤으로 아상(傷)처리까지 배웠다.

아상처리는 말 그대로 아(芽:싹 아) 상(傷: 다칠 상 ) 싹(눈)의 윗부분을 칼로 상처 내주는 것이다.

아상처리는 특히 사과나무에서 많이 이용되는 방법인데 매실나무에도 가지를 발생시키고 싶은 부위에 아상처리를 하면 원하는 위치에 측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원리는 환상박피와 비슷하며, 환상박피보다는 다소 약한 방법이라고 보면 될것 같다.

 

이 밖에 뻰찌나 리퍼를 이용해 결과지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웠다.

 

환상박피, 아상처리, 뻰찌를 이용한 결과지 만들기는 내년 봄에 실습을 해 볼것이다.

 

역시~~~~~!  사부님은 대단하시다. ^^*

이제 머릿속이 맑아 지는 것이 느껴진다.

 

다음은 방앗골님이 질문하신 내용이다.

"약전정과 무전정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무전정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나요?"

 

무전정은 말 그대로 무(無 : 없을 무) 전정이다.

매실 정지전정 지식이 없는 많은 분들이 나무만 심어 놓고 전혀 전지를 하지 않는 것을 자주 본다.

당연히 수형은 엉망이고, 자세히 보면 생육도 저조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나마 복숭아순나방이 가해를 한것은 전지의 효과가 조금 있어 새로운 가지 발생이 종종 되기는 하나 대부분 가지 끝을 보면 더이상의 성장이 없고, 가지 끝쪽까지 결과지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시말해 무전정을 하면 가지의 세력이 약화되어 성장이 저조해지게 되는 것이다.  

 

나의 경우 영구수 방향으로 향한 세력 좋은 일부 가지들은 더이상 자라면 영구수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일부는 세력을 줄여 그만 자라고 결과지로 되도록 무전정을 하기도 한다.

 

이제 문제점과 궁금증을 해결했으니 수세가 좋고 가지가 복잡하게 얽힌 간벌수의 전정 시범을 과수박사님께 부탁 드렸다.

 

이번에는 사진 대신 동영상으로 과수박사님의 전정하시는 모습을 담아봤다.

 

이 나무는 2012년 3월에 심은 아직 만 2년이 채 안된 나무다. 품종은 옥영이고, 조기 결실을 유도해 수확을 하다가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옆쪽의 영구수와 겹치는 부분은 축벌을 해 나가며  최대한 빼 먹다가 종국에는 간벌을 할 나무다.

처음에 부지깽이만한 묘목을 심으면 빈 공간이 너무 많아 최대한 농지를 활용할 목적으로 심은 것이다.

묘목값 5천원을 투자해 5십만원까지만 뽑아 먹을 목적으로 심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추세로 봐서는 주당 최대 5백만원 이상도 뽑아 먹을 수 있을것 같다. ^^*    

 

이어 영구수며 수분수인 남고의 전지 시범도 부탁드렸다. 

영구수에서도 내가 생각했던것보다도 훨씬 많은 결과지를 남겨 놓으셨다.

이게 전지가 거의 마무리 된 상태다.

 

예비지겸 결과지로 활용하기 위해 남겨 놓은 가지를 좀 더 눕혀주어 세력을 약화 시키라는 말씀을 해 주셨고, 연중 수시로 관찰해 세력이 강해질 우려가 있는 부주지들을 목질화가 되기 전인 처서 이전까지 유인을 마치라는 말씀을 해 주셨다.

또한 이쑤시개 유인을 묘목 단계에서 주지를 만들기 위해서만 하지 말고, 부주지의 세력을 약화 시키기 위한 방법으로도 활용하라고 말씀하셨다. 

 

이밖에도 주지연장지의 지그재그식 신장 방법상하를 번갈아 신장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 주셨다.

 

이어 다른 나무도 하나 더 전정 시범을 하시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봤다.

 

과수박사님의 전정 시범을 보며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도 훨씬 많은 결과지를 남기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늘 배운 내용을 토대로 이제 남은 나무들의 전지는 내일부터 내가 해 나갈것이다.

 

추운 날씨에 먼 길 오셔서 고생하신 사부님께 석화라도 대접하고 싶었는데 과외를 마치자 마자 시간이 없으니 좋은 시간은 다음으로 미루자며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갈등하며 망설이는 시간을 확 줄일 수 있게 해준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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