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콩과 일품 서리태를 탈곡하기 위해 아침 일찍 농기계임대사업소에 가 콩 탈곡기를 임대해 왔다..
임대하러 갔다가 반납하러 오는 시간을 빼면 작업할 시간이 빡빡해 임대료 2만원을 내고 이틀간 임대를 했다..
오는 길에 농자재 마트를 들러 외발수레 통과 석회고토와 콩 담을 푸대를 사고 집에 도착해 탈곡기를 콩밭까지 옮기고 작업 준비를 마치고 나니 오전 시간이 거의 다 갔다..
스텐바이는 해 놨으니 점심 먹고 작업 큐~ 를 하면 오늘은 메주콩은 전부 탈곡을 하겠지....??? 라고 생각을 하고, 우는 배꼽시계부터 달랬다..
탈곡 작업에 들어가기 앞서 인증샷 한번 하자는 말에 아내는 한껏 폼을 잡아본다..ㅋㅋ
여기까지는 모든게 순조로왔다...
처음 사용해보는 콩 탈곡기다.
자세히 보니 구조는 가정용 정미기와 비슷했다.. 조작법도 어려울것도 없고 웬만한 응급처치도 가능해 보였다..
머릿속에는 이쁜 메주콩이 마대자루에 빵빵~하게 담길 것을 기대하며 전원을 넣고 콩대를 탈곡기에 넣었다...
ㅋㅋㅋㅋ 탈곡이 된다..
에공~~~ 그런데 마대 자루 속에 상상과는 달리 콩깍지가 잔뜩 섞여 들어간당.. --;;
마대를 한번 더 탈곡기에 넣으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며 콩대를 탈곡기 속으로 거침없이 밀어 넣었다..
에공~~~~ 이번엔 탈곡기가 빌빌거리더니 돌지를 않는당...
잠시 전원을 끄고 탈곡기를 거꾸로 돌려가며 콩대를 좀 걷어냈다..
다시 전원을 투입하니 다시 탈곡이 된다... 그런데 뭔가 신통치가 않다... 아무래도 힘이 부족해 보인다...
탈곡된 콩을 마대에 넣는 승강기에 콩깍지가 많아 과부하가 걸리나????
승강기를 열어봤다... 콩과 깍지가 우루루 쏟아진다.. 흙에 떨어진 콩을 줍느라 폼 잡던 아내는 바빠진다...ㅎㅎ
승강기에 가득하던 콩각지를 걷어내고 마대에 담긴 콩을 다시 탈곡기에 넣어 콩깍지를 걸러내 보려 했다...
이번에는 깍지는 조금밖에 안나오고 콩만 들어가겠지???? 라는 기대는 순식간에 파도앞의 모래성처럼 무너져 버렸다...
여전히 콩깍지가 섞여서 마대에 담긴다.... 헐~~ 실망이당.. 탈곡기 사진 찍은것 보면 마대에는 콩만 깨끗이 담겨 있던데...
도대체 어찌된 영문이란 말인가????
아쉬운대로 이렇게 작업을 해 놓고 정선 작업은 정선기를 임대해 사용해 보거나 송풍기를 이용해 보자고 생각하고
마대에 남은 콩깍지를 모두 탈곡기에 털어 넣는 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모터에서 연기가 난다....
탈곡기는 정지하고 모터는 잔뜩 열이 받아있다..
잽싸게 전원을 끄고 임대사업소에 전화를 해 봤다...
직원 : 콩밭까지 가지고 들어가서 작업하셨나유?
달콩이 : 네~ 콩들을 모두 콩밭에서 말리고 있었거든요..
직원 : 밭하고 전봇대하고 거리가 얼마나 되지유?
한시간도 사용하지 못하고 그런거 보면 거리가 백미터쯤 되나본데유?
달콩이 : 예.. 백미터 넘습니다.. 백오십미터쯤 될겁니다..
직원 : 아이구~~ 그러니까 그렇치유~~ 그게 30미터 이내에서 사용해야 해유~
거리가 너무 멀어서 전력량이 딸려 과부하가 걸린 거에유~
더이상 전원 켜지 마시구 사무실루 가지구 오셔유~
달콩이 : --;;;;;;;;;; 으앙~~~~~
연차까지 내 콩탈곡을 하려고 만든 하루가 탈곡기만 나르다 다 날아가고 있다...
망연자실해 멍때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
씩씩거리며 다시 탈곡기를 트레일러에 실어 트럭 앞으로 옮겨 싣고 임대사업소로 향했다..
"전봇대를 옮길수도 없고, 콩을 옮기다가는 시간 다 빼앗기니 이번에는 트렉터 부착형 콩탈곡기로 바꿔 주세요~~"
집으로 향하는데 뉘엇뉘엇 석양이 물들어간다...
해 떨어지기 직전에 도착해 트럭에 실린 탈곡기를 바닥까지 내려만 놓고 오늘의 일과를 마감해야 했다...
학력고사일에 임박했을 때 보다 더 맘이 급해진다....
내일은 새벽 일찍 일어나 탈곡기를 트렉터에 연결하고 콩밭에 옮겨 놓고 쉴새 없이 탈곡기를 돌려야 할 것 같다....
내일은 돌발상황 없이 무난한 작업이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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