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가뭄으로 땅이 쩍쩍 갈라지는 것을 해갈하는 가을비가 내려 한적한 하루였다..
집안에만 쳐박혀 있자니 좀이 쑤셨다..
오후들어 비가 그쳐가고 있어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매실나무를 둘러보았다.
매실 수확 후 한번도 찾아보질 않았더니 풀이 장난이 아니다..
풀보다 더 심각한건 매실나무에 적잖은 호박이 달려 매실나무의 수형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다..
매실나무 근처에 나 모르게 아내가 호박을 심어 놓았던 것이다..
제법 떨어진 곳에 심어 놓았는데도 호박 줄기가 엄청 길게 뻗어 매실나무를 타고 올라가 커다란 호박들을 달아 놓았다..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매실나무도 보호하고 호박도 수확한답시고 모두 따냈다..
낑낑거리며 호박을 들어 집앞으로 옮기고 아내를 불렀다...
아내의 낯빛이 달라진다... 뒤로 뒤집어지려 한다....
조금만 있으면 다 익을텐데 왜 호박을 땄냐며 잔소리를 늘어 놓는다....
"그냥 지금부터 먹으면 되지 머~~~아니면 그냥 놔두면 노랗게 익을거 같은데...."
이렇게 말했다가 더 호되게 잔소리를 들었다..
늙은 호박은 늙어야 먹을 수 있단다...
아직 익지 않아서 못먹는단다....헐~
하는수 없이 옆집 나리네 아줌마를 불러 모두 외발 수레에 실어 보냈다..
오늘 딴 호박은 모두 소의 차지가 되었다...
'알콩이 달콩이의 귀농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 식구가 늘었네요~ (0) | 2011.10.01 |
---|---|
뜻밖의 부수입... (0) | 2011.09.30 |
우리집 배와 황도 복숭아... (0) | 2011.09.25 |
뒷북친 알밤.... (0) | 2011.09.13 |
돼지 잡는 날..(임산부 및 19세 이하 금지) (0) | 2011.09.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