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오늘 한 농사일

귀농 두 돌....

by 달콩이네 농장 2011. 7. 16.

2년 전 오늘...... 파란만장했던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이곳 서산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흙을 밟은 시간보다 아스팔트를 밟은 시간이 더 많았던 내게 시골의 모든것은 낯설기만 했다.

 

또래 친구도 없고, 여가를 즐길 문화 공간도 없고, 다양한 먹거리도... 네온싸인의 화려함도 없지만

푸르게 올라오는 벼,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콩, 고구마, 각종 채소와 과실수들이 친구를 대신해 주었고....

골프채를 잡아던 내 손에는 항상 삽자루와 괭이가 쥐어 있다....

근사한 이태리식 프랑스식 요리는 아니어도

늘 우리집 밥상은 갖 따온 신선한 채소와 직접 모를 내고 추수하고 도정까지 직접 한 내 손으로 키워낸 쌀밥이 있다..

화려하지만 어수선한 도시의 네온싸인 대신

밤 하늘의 총총한 별들은 늘 마음을 포근하게 해줬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쁜 출근길 꽉 막힌 도로의 자동차 경적 소리 대신

다양한 새들의 노래소리로 아침을 열고...

요란한 신속배달 철가방 대신

아주머니의 머리 위에 아슬아슬 올라가 있는 커다란 함지박 가득한 새참.....

품위 있고 정돈된 고급 식당의 요리 대신 

엉덩이 붙이면 아무곳이나 내 자리인 들녘에서 삼삼오오 모여 앉아먹는 국수가

어느샌가 내겐 더 친숙한 내 삶의 모습이 되어 있었다....

 

" 대학까지 가르쳐 놓았더니 뭐하러 이렇게 시골와서 고생하며 농사나 짖느냐.... 뽀얗던 얼굴이 그게 뭐냐! 쌔까메가지고.... 이그.."

어머니는 아직도 시골 와 생활하는 큰아들을 달갑지 않아 하신다... 

하지만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땀 흘린 만큼의 댓가가 좋고, 예쁘게 커가는 곡식과 채소가 좋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