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러졌나???
아님... 지쳤나???
그동안 봄감자를 파종해왔던 작업 순서를 올해는 좀 바꿔봤어요~
그동안은 두둑을 만든 후 감자를 파종하고, 그 다음 비닐을 멀칭했는데
올해는 비닐을 먼저 멀칭한 후 감자를 파종했어요..
무슨 차이일까요?
각각의 방식에 장단점이 있어요.
작년에 심던 방식(감자 파종 후 비닐 멀칭)은
보온 효과가 좋아 수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감자싹이 나오면 일일이 비닐을 뜯어 주어야 하지요..
만약 비닐을 너무 일찍 뚫어지면 냉해의 우려가 있고, 너무 늦게 뜯어주면 고온장해의 우려가 있지요..
올해 심은 방식(비닐멀칭 후 감자 파종)은
작년 방식에 비해 보온효과가 떨어져 수확이 늦어질 우려가 있는 반면 비닐을 일일이 뜯어주어야 하는 노동력을 줄일 수 있어요.
각각의 장단점만을 놓고 볼때는 달콩이가 게을러져서 그런게 확실하네요~ ㅋㅋㅋ
사실 비닐 뚫어 주는 일이 엄청 귀찮았던건 사실이에요..
게을러졌다는걸 인정해요~ ㅎㅎ
하지만 꼭 그래서만은 아니에요..
올해는 어차피 감자 파종이 늦어져서 어떤방식으로 하건 수확시기가 빠를 수 없기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판매 전략도 조금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봄감자는 5월말까지는 가격이 아주 좋은데, 노지감자가 나오기 시작하는 6월 중순에는 그야말로 똥값이에요..ㅠㅠ
노지감자는 아무리 일찍 심어야 2월 25일~3월 1일 이에요..
2월은 작은달이라 2월 25일을 시점으로 5일 이내에 심어야 겨우겨우 6월 5일 이내에 수확할 수 있어요.
6월 5일 이전까지의 감자 가격은 그런대로 괜찮아요..
하지만 6월 6일부터 수확하는 봄감자는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곤두박질을 하지요..
그래서 아무리 늦어도 3월 4일 이내까지 심지 못할거면 몇일 더 빨리 수확해봐야 가격 차이는 별반 다를게 없지요..
봄감자를 3월 4일 이내에 심으려면 늦가을에 거름을 펴고 쟁기질까지 해 놔야 가능해요.
달콩이도 초겨울까지는 거름펴고 쟁기질까지 해놓겠다고 해마다 결심을 하지만 번번이 가을 일에 밀려 그동안 한번도 그렇게 못했어요..
아마 귀농 첫해 가을에만 그렇게 했던거 같아요..ㅠㅠ
그리고 일찍 심는 감자도 6월 5일 이내에 수확하는건 아무래도 조금은 작아요..
감자건 매실이건 열매가 달리면서부터 일정하게 커져가는게 아니라 비대기에 접어들면서 부터 급격하게 커지지요..
만약 닷세만 늦게 수확해도 비대 정도가 엄청 다르고 수확량 차이도 엄청날거에요..
하지만 아무리 굵은 감자래도 가격이 싸면 별볼일 없기 때문에
약간 작아도 가격 좋을때 판매하는게 이익이라는 판단에 서둘러 6월 5일 이전에 수확해 넘기는 것이지요..
2월말에 감자를 심는 농가는 정말 선수들이에요~
대부분은 3월 중순에나 심지요...
3월 중순이 되면 시골 사람들은 서로 먼저 심으려고 난리들이에요..
그래봐야 어차피 늦은건데...ㅎㅎ
그때 심는건 하루이틀 상간에도 가격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래봤자 별볼일 없는 가격이더라구요~
그래서 달콩이는 올해는 느긋하게 감자를 심었어요.
3월 중순에 하루이틀 빨라봐야 어차피 별볼일 없다는 판단 때문이지요.
그럼 수확한 감자를 어떡하려고???
다 먹게?
ㅎㅎㅎㅎ
당근 아니죠~
달콩이는 저온저장을 할거에요.
물론 일부는 직거래로 여름에 판매를 하겠지만 여름엔 농협을 통해 가락동으로 출하하는 판매 방식은 앞으론 안할거에요..
농산물은 어차피 판매 시점이 언제냐에 가격이 좌우되지요.
조기 파종해 조기 수확으로 조기출하를 하던가 아니면 저장을 했다가 판매하여 판매 시점을 바꾼다던가가 핵심이지요.
결국은 판매 시점이 노지 출하 시점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답은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재배로 출하시점을 달리하던가 아니면 저장으로 판매시점을 달리하는 방법이지요.
그래서 달콩이는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만 수확할 수 있도록 심기로 했어요.
후작에만 지장이 없게 수확하면 되도록이요~
어차피 빨리 심기는 틀렸다고 너무 느긋했나봐요..
산광최아를 너무 늦게 해서 감자의 눈이 제가 원하는 수준보다는 약간 작은듯 해요..
그런데다 봄엔 거름전쟁으로 거름을 제때 못펴 더더욱 늦어졌지요..
그래서 올해는 감자를 3월 25일에 심었어요.
평년보다 보름~스무날 이상 늦어졌지요.. ㅎㅎ
준비만 되면 심는건 후딱이에요~
저희는 감자 심을때는 인부 안쓰고 아내와 둘이 다 심어요.
맘만 먹으면 둘이 하루에 2천평도 심어요.
요즘은 아내가 저질 체력이 되서 하루 천평 정도 심으면 아내 체력이 방전되버리지만요.. ㅎㅎ
아래는 작년에 감자 심던 동영상이에요..
비닐멀칭을 하지 않고 감자 먼저 심으면 속도가 더 빠르지요..
지나가던 사람들이 아내와 둘이 감자 심는걸 보면 길가다 말고 한참동안 구경하다 가곤 해요~
"월매나 시원시원하게 심는지 구경하는것도 재밌구먼~" 하시면서요..ㅎㅎ
이제는 우리 부부가 농사에 이골난 시골사람들 보다도 더 빨라요~ ㅎㅎ
저는 작년까지는 우리 부부가 빠르다는걸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작년에 홈감자 공동출하회를 결성하며
씨감자 공동 파종 및 공동 수확을 하느라 저희 지역에서 감자 좀 한다는 분들 다 모여 같이 작업을 했는데 제가 제일 빠르더라구요~
감자를 넣어 주는 사람도 울 색시 알콩이 만큼 빠른 사람이 없어요~
다른 사람이랑 하면 속 터져요~
심는 달콩이보다 던져주는 사람이 느려서 리듬이 깨져요~ ㅋㅋ
올해는 이렇게 비닐을 먼저 씌우고 감자를 파종했어요~
작년보다는 살짝 느리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제법 빠르쥬~? ㅎㅎ
이렇게 비닐을 먼저 씌운 후 감자를 심으면 바로 흙을 덮어줘야 되요..
해안가라 그런지 봄바람이 얼마나 쎈지 비닐이 다 날라가 버려요..ㅠㅠ
그런데다 비닐에 구멍이 났으니 더욱 잘 날리죠~
소형관리기로 헛골의 흙을 쳐 올려요~
두어번 쳐 올리면 감자를 심으면 뚤린 구멍이 얼추 메워져요..
물론 뒷작업은 조금 더 해줘야지만요~
홍감자를 다 심었을 즈음 인천 고향 후배 두명이 놀러 왔어요..
바람쐬러 왔데요~
때 맞춰 잘 왔네요~ ㅎㅎ
아내와 후배가 감자를 심고, 다른 후배 한명은 씨감자를 날라 줘요~
달콩이는 소형관리기로 헛골의 흙을 쳐 올려 북을 주고~
이제야 일이 제대로 돌아가네요~
처음엔 아내가 감자를 던지고 후배가 감자를 심더니 후배의 감자 심는 꼬라지가 성에 안차는지 역할을 바꿔 아내가 심고 후배가 감자를 넣어 주네요~ ㅎㅎㅎ
아내 자세도 후배의 자세도 어정쩡 하죠? ㅎㅎㅎ
그새 아내는 방전 됐나봐요..
이제 아예 아우들에게 전부 넘겼네요~ ㅋㅋㅋ
에고.... 둘이 심는 모습을 보니 속 터져유~ @@
ㅋㅋㅋ 이게 일반적인 감자 심는 영상이에요~ ㅎㅎㅎ
그래도 아우들 덕에 홈심이 감자와 수미감자는 수월하게 심었네요~
다음날은 두백감자를 심었어요.
두백감자는 밭의 흙이 너무 말라 다시 작년 방식으로 심기로 했어요.
대신 두둑을 좀 다르게 했어요.
2줄 파종 방식으로 심으려고 두둑 폭을 113cm로 해서 만들었어요.
두백감자는 일단 감자를 심고 비를 한번 맞춘 후 비닐 멀칭을 하던가 아니면 점적호스를 넣고 비닐을 씌울 생각이었어요.
두백감자밭은 따로 떨어져 있고, 물을 댈 수 있는 조건이 아니거든요..
흙살은 아주 좋네요~
종자량은 조금 더 많이 들어가네요..
내년부터는 감자는 전부 이렇게 2줄 파종을 할거에요.
비닐을 먼저 씌우고 심건 심은 후 비닐을 씌우건 두둑은 이렇게 넓게 만들어서 2줄 파종을 할거에요.
아내도 이제 지치나봐요..
귀농 초창기에 아내가 무리를 많이 했어요..
제가 반쪽농부일때 제 빈자리를 채우느라 몇해 무리를 해 저질 체력이 됐어요.. ㅠㅠ
이제 어지간한 일은 저 혼자 다 하는데 이렇게 짝을 맞춰 감자를 심을때와 옥수수를 심을때는 아내가 없으면 안돼요..
지난 3월 6일 밤 사이에 단비가 내려 밭에 수분이 적당하네요..
7일 아침 6시에 비가 그쳐 다음날이나 비닐을 씌우려 했는데 7일은 날씨가 화창해 금방 겉흙이 마르더군요..
오후부터는 밭에 들어갈만 해서 오후 4시부터 비닐을 멀칭했어요.
혼자 하려니 무척 더디네요..
출발할때 비닐만 잡아주고, 끝에 왔을 때 비닐만 짖어줘도 일이 4배 이상 빠를텐데... ㅠㅠ
아내 몸이 안좋으니 어째요 혼자 해야죠~
달콩이는 혼자서도 잘해요~ ㅎㅎ
그래도 해가 많이 길어져 다 끝낼 수 있었어요~
이제 감자 파종 끝~~!!!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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