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귀농을 한지가 6년하고도 6개월이 되어 간다.
얼떨결에 내려와 방황했던 시간이 6개월....
농사로 인생의 새막을 열겠다고 결심하고 준비하며 나름대로는 농사꾼 흉내를 내 보았던 것이 어느새 6년....
모든것이 새롭고 낯설어 책도 뒤지고 인터넷도 뒤지며 열심히 공부했던 시기도 있었다.
돌이켜 보면 우스운 일들도 많았고 얼토당토 않던 일들도 많았었지...
오죽해 처음엔 이 블로그의 이름을 "좌충우돌 귀농생활"이라 했을까~~!!
오늘 우연히 가입한 카페의 글을 뒤져보다가 처음 농사를 접하게된 첫해의 글을 보게 되었다.
내가 처음 농사를 접한 것은 2010년 이었고,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한 것은 2011년이었다.
그러다보니 이 블로그에 본격적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도 2011년 3월부터였다.
2010년의 기록은 어디에도 없는줄 알았는데 우연히 그때의 글 하나를 발견했다.
제목 : 2010년을 보내며...
2010년이 이제 2시간 남았다.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귀농 후 처음 맞이했던 지난해 겨울.....
농한기를 맞아 너무나 할 일이 없고 수입도 없다보니 올해 1월부터 일자리를 찾았고, 로하스 스포츠센터 관리과장으로 근무를 시작했었다...
긴 근무시간에 비해 박한 임금과 사장과의 경영마인드가 맞지 않아 한달만에 때려치고 나와, 2월 한달 거의 뒹굴뒹굴 놀다가 3월에 생전 처음으로 월급쟁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농사를 업으로 삼고자 44년간 생활했던 고향 인천을 떠나 시골로 귀농을 했지만 엉뚱하리만큼 새로운 농사를 업으로 하기에는 그리 만만치가 않았다.
인생의 새로운 무대를 농촌으로 하고자 하는 맘은 굴뚝같았고, 앞으로 그려갈 인생의 길을 농업으로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나는 직장을 찾아 투잡을 시도하였고, 그렇게 인연이 닿은 곳이 아파트 관리사무실.....
농번기로 접어드는 4월부터는 생전 처음 모판도 만들어보았다.
귀농 첫해의 첫 농사부터 좌충우돌은 시작되었다.
힘들게 만든 모를 다 죽여 모판을 두번이나 했고, 처음 해보는 모내기에서는 이양기 작업을 할 때 논에 물이 어느정도 있어야 하는지 몰라 물을 잔뜩 넣고 이양기작업을 해 뜬모가 엄청나게 했다가, 다음에는 물을 너무 빼 한 줄 가다가 포기도 했고.....
5~6월에는 논에 물대는 것을 제대로 못해 아버지께 쫒겨나기 직전가지 갔었다....
8월에 있는 아버지 칠순잔치를 준비하느라 7월 한달은 어수선하게 보냈고, 8월에는 아버지 칠순잔치를 하였지.....
칠순잔치를 마치고 며칠 후에 온 태풍 곤파스는 수 많은 나무를 뿌리째 뽑고 부러뜨려 놓고.....
태풍보다 더 큰 엄청난 충격은 9월에 맞은 아버지의 폐암 말기 선고!
9월 한달간 천안 순천향대병원을 오가며 숱한 눈물을 삼켰다.
10월에는 아버지를 일산 국립암센타에서 진료를 받으시게 하기 위해 강화에 펜션을 얻어 통원치료를 시작하셨고....
아버지도 없이 어수선한 사이에 또 다시 생전 처음해보는 추수!
콤바인을 처음으로 운전해보며 멋지게 추수를 마치기는 했지만 수확은 그야말로 졸작!!!
11월에 들어서자 마자 들려온 아버지 병환의 심각성!
11월을 넘기기 힘들다고 병원에서 한 말에 집안은 벌컥 뒤집혀졌었다.
한달간의 병원 입원을 마치고 12월에 퇴원하셔서 다시 시골로 오신 아버지를 보며 무척이나 좋았는데..... 그것도 잠시!
채 보름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아버지는 입원을 하셨다.
이제는 호흡이 가빠져 산소호흡기를 끼고 계셔도 숨이 가프다고 하신다....
그래도... 11월을 넘기기 힘들거라던 아버지가 올해는 넘기신다.
아버지때문에 정말 많은 눈물을 삼켰던 한해다.
집에서 나가란 말에 서러워 삼켰던 눈물....
암 소식을 듣고 그동안 못한 효도에 대한 아쉼으로 삼켰던 눈물....
임종이 임박했다는 말에 또 다시 삼켰던 눈물....
오늘은... 팔보다 가늘어진 아버지의 다리를 보며 또 한번의 눈물을 삼켰다....
아버지! 그래도 올해는 당신이 계셔서 든든하고 행복했습니다.
이제 아버지를 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남은 2010년의 1시간이 아쉽습니다.....
2011년 새해도 파란만장하고 좌충우돌 할 내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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