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욜 초등 친구 부부가 태안으로 놀러 왔어요.
딱히 갈데가 없어 태안에 있는 OOO수목원과 버드랜드 그리고 간월도를 둘러보고 싶다해 투어를 시켜 줬지요.
아직 꽃이 필 시기도 아닌데 수목원엔 가봐야 뭘 볼게 있다구.....쩝!
아내와 친구들은 제비꽃과 다육식물류에 관심이 많았지만 달콩이 취향엔 맞지않아 어슬렁 어슬렁 거닐다가 우연히 본 나무에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달콩이는 처음 보는 품종의 매실나무였어요.
학명을 보니 Tortuous Dragon 이네요.
토르토우스 드래곤?
달콩이가 영어가 짧아 잽싸게 스마트폰으로 해석을 해보니 '구불구불한 용'이라고 해석되네요.
나뭇가지를 보니 정말 엄청 곡이 많게 구불어져 있어요.
품종이 궁금해 지인께 여쭤보니 "운룡매"라고 하네요.
꽃은 백색 겹꽃이더라구요.
벌써 개화가 시작됐고 모든 꽃몽우리가 곧 개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
이른 봄에 보는 매화가 정말 너무 이쁘네요.
한덩치 하는 달콩이가 나뭇가지 사이에 서 있는데 달콩이 키보다 훨씬 큰걸보니 수령이 제법 된것 같아요.
워낙 곡이 많은 품종이라 다른 매실나무 처럼 성장이 빠를것 같지 않은데도 이정도면 몇십년은 된것 같아요.
나무 전체의 모습도 사진에 담아봤어요.
주지는 3본형이네요.
수형도 멋지죠?
잔가지의 곡을 감상해 볼까요?
정말 예술이죠?
달콩인 이 나무 앞에서만 한참을 머물러 있었어요.
접수를 조금만 꺽어가고 싶은 충동이 쓰나미 처럼 밀려오지만 전지가위를 가져오지 않아 꾹 참았어요.
손으로 그냥 꺽는건 에술 작품을 손상시키는 행위인것만 같아 차마 손으로는 꺽지 못하겠더라구요...
역광으로 잡아 본 운룡매의 멋진 곡이에요....
사군자에 자주 등장하던 산수화의 모델이 운룡매가 아니었나 싶더라구요...
운룡매 감상에 푹~ 빠져 있다가 일행을 놓쳐 냅다 뛰었어요..ㅋㅋ
겨우 일행을 따라잡아 동행하다가 다시 달콩이 눈에 들어 온 특이한 나무가 있었어요.
아무리 봐도 분명히 감나무가 맞는데 수양매와 버드나무 처럼 감나무 가지가 축축 늘어져 있는 것이었어요.
수양매는 숱해 봤지만 수양감이 있다는 말은 듣도 보도 못했는데 이게 도데체 뭔 감나무람????
아내와 친구들이 빨리 오라고 자꾸 불러대는 통에 마지못해 일행이 있는 방향으로 가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서너차례나 했어요.
ㅋㅋㅋ 왜겠어요?
당근~ 접수 욕심 때문이었죠.
요건 꺽어도 될만한 나뭇가지가 제법 보였거든요. ㅎㅎ
결국 달콩인 나무 앞으로 다가가 나무에게 말했어요.
"미안하다.... 너의 분신을 만들어줄께~!! 아파도 조금만 참아주렴~!"
그리곤 누가 볼까봐 잽싸게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도망치듯 달려 갔지요.
아마 근처에 관리인이 있었어도 달콩이는 접수로 쓸 가지 조금만 달라고 부탁했을 거에요~ ㅎㅎ
집에 오자마자 꺽어 온 접수를 컵에 물을 넣고 담아 놓았어요.
그리고 달콩인 오늘 밭에나가 감자 심을 밭 정리를 열심히 했죠~
얼마나 열심히 일했던지 런닝 두개를 흥건히 적시며 갈아입기를 반복할만큼 일 했지요....
한참 일을 하다 힘들어 잠시 쉬려는데 감나무 접수가 눈에 들어오는거에요.
날씨가 제법 따뜻한데 감나무나 접목해볼까???
아직은 아무래도 좀 이른듯한데....?? 할까? 말까?
에이~ 따뜻하니까 괜찮겠지....!!
결국 달콩인 쉴겸 놀이 삼아 수양감나무를 접목했어요.
감씨를 파종해 만든 감나무 대목이 없어 농장 근처에 자생하는 고염나무에 일단 접목해 접수용으로 만들어 놓고 내년엔 감씨를 파종해 감나무 대목을 만들어 제대로 된 수양감나무 묘목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집 근처를 돌며 고염나무를 찾아봤어요.
아무리 둘러봐도 적당한 굵기의 대목이 보이질 않네요.
그나마 이 고염나무가 제일 적당하네요.
접수가 가늘어 접수 절단면이 대목 절단면과 차이가 많이 나네요....
이럴땐 대목의 중앙에 맞추지 말고 한쪽면만 맞추어 접목하는게 포인트~~!!
접목비닐로 감싸고 톱신페스트까지 발랐어요.
접목비닐 감은 상태만 봐도 접목기술 수준을 알 수 있다는데....
달콩이도 이제 제법 모양이 나오지요? ㅋㅋ
요건 고접은 아니고요 재작년에 잘라낸 고염나무에서 나온 새가지들이에요.
너무 굵은 가지는 통과하고 그나마 조금 얇은 가지들을 골라 접목을 했지만 접수가 갈수록 얇아져 점점 대목과 접수의 굵기에 차이가 발생하네요.
몰래 잽사게 한가지 꺽어오다보니 너무 얇은 가지를 꺽어왔나??? ㅋㅋ
여기저기 대충 6개 정도를 접목했는데 아무래도 너무 이른건 아닌지 궁금해 과수박사님께 전화해 여쭤보니 역시나 좀 이른것 같다고 말씀하시네요.
감나무 접목 적기는 4월초순이랍니다.
달콩이가 맘만 너무 앞섰네요.
카카오스토리를 본 하늘보기님 말씀으론 대목은 물이 한창 올라오고, 접수는 휴면상태일때가 활착이 제일 잘 된다네요.
그때가 바로 벗꽃이 필때라고 합니다.
앞으로 감나무 접목은 벗꽃 필때가 적기라고 외워두면 헷갈리지도 않고 좋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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