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작목을 농사져도 판매 시기가 언제냐에 따라 판매 가격이 두세배까지도 차이가 난다는 것을 귀농 첫해 농사를 져보고 느꼈었다.
특히나 노지재배의 경우 사나흘 차이로도 적잖은 가격 차이가 난다.
귀농 첫해...
첫 수확물이었던 하지 감자를 판매해 보니 노지감자보다 최소 보름 이상 빨리 출하되는 하우스감자의 가격은 노지감자의 가격보다 두배 이상이 비쌌고, 10월 쯤에 수확하는 고구마의 가격은 2월에 판매되는 저장고구마의 반값 이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농산물은 출하시기에 따라 판매 가격에 커다란 차이가 있고, 출하 시기를 조절하는 방법으로는 시설 재배로 수확 시기를 앞당기거나 저온 저장고로 출하 시기를 늦추는 방법을 강구해야 겠구나...라는 생각을 귀농 첫해부터 했었다.
하지만 빈털털이로 귀농한 달콩이에겐 긴 터널 같은 비닐 하우스와 서빙고 같은 저온 저장고는 멋진 스포츠카를 갖고 싶어하는 새내기 대학생의 로망과도 같은 것이었다.
올해는 감자를 직거래 해보고자 두백감자도 심어 수확했으나, 후작인 콩 파종이 바빠 감자는 그냥 응달에 보관해 쌓아 놓아야 했다.
하지만 30도를 웃도는 고온에 감자는 하나씩 둘씩 썩어가고....
8월에 들어서며 옥수수는 하루가 다르게 말라갔다. 수확 시기를 달리하고자 파종을 열흘 간격으로 시간차를 두어 파종했으나 8월의 고온은 봄날의 열흘을 하루 이틀 차이로 좁혀 판매가 수확량을 따라잡지 못하게 했다.
양파 이상으로 열 발생이 많은 옥수수의 특성상 상온에서 하루만 지나도 맛이 현저히 떨어지니 당일 수확해 당일 배송을 해야 했고, 그러다보니 한낮의 땡볕에도 쉼없이 옥수수를 따야만 했다.
정작 본격적으로 일을 할만한 오후 4시 이후부터는 택배 발송 준비를 해야 했으니 땡볕에서 옥수수를 따서 그늘에서 포장을 해야 했다.
한낮에 일을 해야 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하루가 다르게 딱딱해져 풋옥수수로 판매를 할 수 없게 되는 옥수수가 쌓여가는 것은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내년부터는 매실 수확량도 꽤나 많이 늘어날것 같은데...
이제 달콩이네 농장도 저온저장고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는 것이 피부에 와 닿았다.
기껏 옥수수 팔아 트렉터 수리비로 220만원을 지출하고, 남은 돈은 마이너스 통장을 겨우 매꿨구나 싶었는데.....
달콩이의 숙원사업이기도 했지만 아내 알콩이는 새집보다도 더 갖고 싶어하는 것이 저온저장고라고 하니 통장은 다시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을 치더라도 앞뒤 가리지 않고 냅다 업자를 호출했다.
일반적으로 농가에서는 3평짜리를 많이 설치하므로 5백만원 정도를 예상했는데, 아내는 기왕 짖는김메 5평짜리를 짖자고 했다.
5평짜리의 견적을 물어 보니 750만원이란다.
최근에 3평짜리를 설치한 지인께 여쭤보니 3평짜리를 짖는데 6백만원 가까이 들었다는데 5평에 750만원이면 내가 생각해도 5평짜리가 더 좋겠다 싶어 바로 계약을 했다.
계약 후 저온창고를 지을 자리를 치우며 알아 보니 전라도에서는 5평짜리를 짖는데 630~650만원 정도면 가능하다고 하는데 서산은 확실히 전라도에 비해 설치비가 비싸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 어쩌랴... A/S나 잘 해 주기를 바라며 창고를 지을 자리를 치웠다.
2010년 곤파스때 쓰러진 소나무와 아버지가 귀농해 설치해 놓은 낡은 개장, 각종 잡 쓰레기가 5톤차로 한차 가득 될것 같다.
혼자서 이 많은 쓰레기를 이틀내에 다 치워야 했다.
이 사진은 그나마 어느정도 이미 치우고 난 이후에 찍은 사진인데도 아직도 치워야 할게 어마어마하다.
혼자 힘으로는 죽었다 깨도 무거운 개장을 옮길 수 없어 트렉터 로타리를 떼내고, 정원 잔디를 짖뭉기며 트렉터를 몰고 와 로더로 마구 때려 부수고, 또 로더로 들어 올려 개장을 치우고, 외발 수레로 수십차례 왔다갔다하며 창고 지을 자리를 대충 치웠다.
고철은 따로 모으고, 땔감이 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보일러 근처로 옮기고, 썩은 나무와 잡쓰레기는 태워 창고 자리를 만들었다.
레미콘 6루베 정도면 바닥을 콘크리트로 멋지고 튼튼하게 기초를 다질 수 있겠지만 통로가 좁아 레미콘 차가 들어올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벽돌과 몰탈로 바닥 기초를 해야 했다.
먼저 바닥을 깔고.....
측벽과 지붕을 하나씩 조립해 간다..
사방 벽면과 지붕 조립까지 마치고 나니 이제 모양이 나오기 시작한다.
문짝도 달고, 문짝 위에는 캐노피도 설치하고, 냉방기와 실외기까지 설치하고 우레탄 판넬과 각종 이음매에 실리콘 작업까지 마치니 드디어 저온창고가 완성됐다.
저장고의 높이를 3m로 했더니 고가 제법 높다.
이제 비가림만 하면 된다.
업자의 말로는 비가림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는 하지만 직사광선을 받으면 아무래도 전기세는 조금 더 나올 것이라고 한다.
냉동기는 3마력, 우레탄 판넬의 두께는 100mm다.
전기는 3상을 쓰면 좋으나 우리 농장은 3상이 들어오지 않고, 3상을 끌어오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 어쩔 수 없이 단상으로 해야 했다.
옆집의 농업용 전기를 내가 요금내고 쓰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농업용 전기를 추가로 신청해야 할것 같다.
옆집은 한달에 한두번 정도 내려오는 주말농장인데 농업용 전기를 거의 쓰지 않아 내가 요금을 내고 내가 쓰려 했었다.
그런데 기존에 쓰던 농업용 전기의 차단기가 3 암페어라 옆집이 어쩌다 내려와 전기를 쓰면 차단기가 내려갈 수 있어 새로 농업용 전기를 신청하고 차단기를 5 암페어로 설치해야 겠다.
설정 온도를 영하 10도로 맞추어 가동시키고 잠시 후 저장고 안으로 들어 가보니 그새 춥다 추워~~! ㅋㅋ
오늘 하루는 실리콘 냄새가 빠지도록 문을 열어 놓고, 내일부터 가동을 시작해 내일 점심은 어머니를 모시고 와 시원하게 저장고 안에서 먹기로 했다. ㅎㅎ
이제 저온 저장고를 마련했으니 더 열심히 일 해 저 창고 안에 돈만 가득 채우면 된다. ㅋㅋㅋ
밭은 온통 잡초로 가득해 가을걷이를 할 수나 있으려나 모를 지경인데 넣을것도 없으면서 창고 먼저 만든것은 아닌지...쩝!!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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