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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사랑방/각종 만들기 및 목공예

감자, 마늘, 옥수수 등 멀칭 비닐 구멍 뚫는 농기구 만들기

by 달콩이네 농장 2013. 4. 21.

어제 질컥한 감자밭을 가보니 바람에 날린 비닐이 엉망인 가운데 그래도 비닐이 벗겨지지 않은 두둑의 비닐 속에는 파란 감자싹이 제법 많이 올라와 있었다.

 

그동안 바람에 날린 비닐이 꼴보기 싫어 감자밭엔 나가보지 않았더니 새순이 비닐에 다서 서둘러 비닐을 뚫어 줘 감자 순이 비닐 밖으로 나오도록 해줘야 할것 같다.

기왕 나간김에 쭈그리고 앉아 몇개의 비닐을 뚫어 줬는데 잠깐만 했는데도 허리가 아프고 속도도 엄청 느리다.

오리걸음으로 다니려니 힘들고 느린것이 당연할 것이다.

 

남자들은 정말 쭈그리고 앉아 하는 일에 보편적으로 잼뱅이들이다. 

신체 구조상 걸그적 거리는게 있어서일까???

아무튼 나는 쭈그리고 앉아 하는 일은 채 한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금방 지쳐 손을 들곤 한다.

 

어제야 밭이 질어 일을 할 수도 없었지만 내일은 하루 종일 감자와 옥수수 비닐을 뜯어줘야 하는데 쭈그리고 앉아 일하기는 싫고....

막대기에 컷터칼을 달고 서서 다니며 찢어도 봤지만 생각처럼 수월하지가 않았다.

찢어지는 길이도 중구난방이고 잘못하면 감자싹까지 잘라지기도 해서 몇번 하다가 이내 내팽겨쳐 버렸다.

 

아무래도 비닐 뚫어주는 기구를 직접 만들어야겠다.

온 집안과 창고를 다 뒤져 적당한 기구를 찾았다.

 

인천에 살때 건물 주차장 셔터를 내릴때 쓰던 기구다.

먼저 고리 끝쪽을 망치로 두들겨 갈고리 모양으로 만들고, 일요일 당직 근무때 사무실에서 그라인더로 작업하기 위해 차에 실어 놓았다.

 

사무실에 오자마자 바로 그라인더와 전기 리드선을 가지고 와 비닐 뚫어 주는 도구 만들기 작업에 착수 했다. 

길이가 적당해 서서 다니며 구멍 뚫어 주기에 딱 알맞다. ^^*

 

끝이 뭉뚝하므로 비닐이 잘 찢어지도록 끝쪽만 뵤족하게 만들면 된다.

그라인더로 갈아내 연필 처럼 끝을 뾰족하게 만들었다.

 

끝을 갈아내니 대충 모양이 나온다.

그대로 써도 되지만 기왕 손 댄김에 그라인더 날을 사포가 달린 연마날로 바꿔 끼우고 마무리를 했다.

 

ㅋㅋㅋㅋ  제법 모양이 나온다.

이제 내일부터는 서서 다니며 비닐을 사정없이 빨리 뚫어줄 수 있을것 같다. ^^

 

앞으로 감자, 옥수수, 마늘 등등 멀칭 비닐 속에서 싹이 올라와 비닐을 뚫어줘야 하는 일은 좀 더 쉽게 할 수 있을것 같다.

 

작업을 마치고 창밖을 보니 날씨가 화창하다.

내가 근무인 날은 날씨가 좋고, 내가 비번 휴무라 집에서 농사일을 해야 하는 날은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불고.....쩝

가뜩이나 반쪽 농부라 늘 농사일 할 시간이 부족해 쫒기듯 일을 하는데 하필 왜 매번 내가 쉬는 날만 날씨가 엉망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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