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농사를 짓게 되면 모든 것이 생소하다.
막상 밭을 만들어야 하는 때에도 자료를 뒤적이게 된다.
아니면 어깨 너머로 남의 밭을 구경하면서 흉내를 낸다.
허기야 이랑이 무슨 뜻인지도 정확히 모르고 시작하는 초보 농군도 적지 않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어렴픗이 이랑은 불룩 나온 부분이고 고랑은 배수를 위해 움푹 파인 곳을 뜻하는 것같았다.
그런데 정확한 개념은 두둑과 고랑을 합쳐 통칭하는 것이 이랑인데
이랑을 보통 두둑과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두둑을 이랑과 구별하여 쓰기로 했다.
우선 밭 만들기는 농사 짓기의 시작이다.
바로 이랑을 어느 방향으로 어느 정도 크기로 만드느냐가 농사의 출발인 셈이다.
1) 먼저 이랑의 방향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햇볕과 배수에 따른 토양 유실 문제와 결부된다.
즉 햇볕을 고려하면 남북 방향이 좋다.
이랑 전체에 고루 햇볕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사지의 경우는 또 다른 고려가 필요하다.
등고선에 따라 이랑을 만들어야 폭우가 올 때 토양 유실을 막을 수 있다.
만약 등고선이 남북 방향이면 금상첨화겠지만 반대인 경우가 많다.
그러면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이 된다.
대개는 등고선 우선을 택한다.
토양 유실 문제가 더 중요한 요소인 때문이다.
* 전에 어느 불루베리 농장을 견학한 적이 있었는데 햇볕을 중시하여
남북방향으로 이랑을 만든 대신 토양 유실을 막으려고 고랑에 크로버를 키우고 있었다.
그러나 크로버가 두둑까지 번식하는 것을 저지하려고 경계선에 침목을 두른 것을 보았다.
선택에 따라 경비문제가 발생한 사례이다.
2) 또 하나 이랑을 만들 때 고려 사항은 크기와 높이다.
주말 농장을 보면 대개 고랑이 아주 좁고 두둑의 높이나 넓이도 낮고 협소하다.
물론 대량 생산이 목적이 아니고 자급자족하는 수준이니
고랑을 넓고 깊게 만드는 것은 과잉 노동을 하는 셈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고추나 고구마, 감자처럼 뿌리 작물을 심으려면
좁고 낮은 두둑은 결코 만족할 만한 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
고추만 보더라도 30cm높이에 120 또는 90cm 넒이로 두둑을 만들어
2줄 또는 외줄로 심어야 정상적인 성장을 한다.
그런데 좁고 낮은 두둑에 고추를 심으니 생육도 불량한데다
역병, 탄저병 등을 비롯하여 온갖 병치레를 하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좁고 낮은 두둑에 뿌리 작물이 충분한 생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설사 무경운으로 농사를 짓더라도 처음에는 깊이 갈이를 하고
두둑을 충분히 높인 다음에 고랑의 흙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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