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었던 매실나무들 일부를 시집 보내게 됐다.
사돈 맺을 가문은 에버랜드!!
사돈댁에서 매실원을 조성하신단다.
2012년에 처음으로 매실나무를 심어 애지중지하며 정을 쏟았던 자식같은 나무들이다.
매실나무를 처음 심다보니 재식간격을 열간 5m, 주간 4m로 심었었다.
나무가 어찌나 잘 크던지 그 이듬해에 바로 간격이 너무 좁다고 느꼈었다.
그런데다 주간 사이사이에는 간벌수를 심어 나무가 성장해서 겹치지 않을때까지는 매실을 수확해서 효율성을 높이도록 식재를 했었다.
나무가 워낙 잘 자라 지난 겨울에는 간벌수들을 대거 간벌해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마침 에버랜드에서 매화원을 조성하게 되어 달콩이네 매실나무를 구입하고 싶다는 연락이 와 주저없이 분양에 동의를 했다.
또한 2014년에 심은 매실나무들도 일부(16주) 분양을 하게 됐다.
간벌수를 손 안대고 코 풀 수 있게 되어 좋긴했지만
뜻하지 않게 영구수로 남길 나무들까지 덩달아 분양을 하게 됐지만 그 또한 미련은 없다.
아침 7시부터 인부들이 와서 작업을 시작한다.
처음부터 조경용으로 재배한 나무가 아니라 과수용으로 재배를 한 나무라 분지각이 넓어
작업자 입장에서는 작업 조건이 아주 좋지 않은 나무다.
그래도 토질이 좋아 삽질이 수월해 일하기엔 좋다고 한다. ^^
운임료 때문에 나무 한주라도 더 싣기 위해서는 가지를 좁혀야 한다.
업자들은 이 작업을 우죽작업이라 한다.
처음에 에버랜드에서 우리 농장을 방문해서는 분양 조건을 나무를 전부 캐서 운임까지 해서 에버랜드로 도착하는 조건으로 견적서를 보내달라고 했다.
나무는 심어봤어도 생전 나무는 캐보지도 않은 내가 예상 작업비가 얼마나 들어갈지도 모르고, 배송비도 모르고, 차량 몇대 분량인지도 모르는데 어설피 잘못 견적을 냈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볼것 같아 그 조건이면 팔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에버랜드는 내게 나무 가격만 책정해서 견적을 보내달라하고, 작업 및 운송은 전문 조경업자를 직접 수배해서 작업하기로 했다.
조경업자는 내 나무를 보고는 지금보다 각도만 조금 좁게 해서도 키울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거야 식은죽 먹기~~"라고 했더니 내게 매실을 조경목으로 식재해 볼 마음은 없냐고 한다.
머릿속 주판을 한참 굴려보니 밀식을 해서 가지 기울기를 작게하면서 키우면 타산이 맞을듯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판로인데 조경업자는 판로는 책임질테니 가능하면 재배 좀 해 달란다.
지금껏 조경용 매실나무를 캐러 다녀봤어도 이만큼 좋은 나무는 못봤다나 뭐라나... ㅎㅎ
다만 수고를 조금만 높였으면 좋겠다는데 그것도 뭐 식은죽 먹기~~
직경을 재 보니 11.3점(지름 11.3cm)이다.
에버랜드에서 지난 가을에 구입을 결정하면서 전지를 하지 말라고 당부를 해 이번 겨울 매실전지는 수월했다.
에버랜드에서는 과실보다는 꽃을 보기 위함으로 구입을 하는거라 도장지도 제거하지 말고 그대로 남겨 달라고 하니 나로썬 일을 덜으니 고마울따름~ ㅎㅎ
2014년에 심은 나무는 오전이 채 가기도 전에 잠깐 사이에 작업을 마치고 이어 2012년도에 식재한 매실나무밭으로 가 작업을 시작한다.
이곳의 나무들중 반은 간벌을 할 나무였다. ㅎㅎ
나무 캐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일일이 삽질로 나무를 캐내고 포크레인은 마무리로 옆에 있는 흙만 살짝 떠낸다.
조경업체 사장님은 계속 볼멘 소리다..
과수용 나무라 우죽을 아무리 바짝 묶어도 너무나 부피를 많이 차지해 운임료가 따블이 들게 생겼다며...ㅋㅋ
에효.... 난 들묵새가 너무나 아깝당..
이럴줄 알았음 지난 여름에 들묵새 씨앗을 잔뜩 받아놀껄...
시집갈 아이들이 웨딩카에 타고 출발 대기중이다.
5톤 장축차에 겨우 11개가 실린다. ㅎㅎ
사랑도 듬뿍 주고, 정도 듬뿍 주었던 나무들과 이별을 하려니 시원섭섭한 마음이 든다.
이 나무들을 심을때 나의 꿈도 함께 심었던 그런 나무들인데....
그런 나의 꿈을 캐내는 이유는 간벌할 것을 팔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무들이 커가며 중부지방에서의 매실재배에 한계성을 조금 느꼈기 때문에 판매를 쉽게 결정했던 것이다.
중부지방에서의 매실재배 한계성??
중부지방이라고 해서 켤코 품질 좋은 매실을 생산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주산지에 비해 매실가격을 낮게 받는 것도 아니다.
달콩이는 작년과 재작년에 많은 양의 매실을 가락동으로 출하를 했었다.
매실가격이 형편없다고 나무를 캐 버린다는 둥, 10kg에 만원도 안된다는 둥 할때
달콩이는 가락동에 출하해 경락가를 재작년엔 10kg당 35,000원에 경낙 받았고,
작년엔 10kg에 27,500원에 경낙을 받았다.
사실 이정도 가격이면 굳이 직거래로 소매를 할 필요가 없다.
오잉?????
가격도 좋게 받고, 재배기술도 좋으면서 돈되는 나무를 왜 판댜????
왜일까?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어떤???
판매를 할 시기가 너무나 짧다는 한계를 느낀 것이다.
중부지방에서는 제대로 된 매실을 수확하려면 6월 중순은 되어야 한다.
달콩이가 매실 수확을 시작하는 시점은 매년 6월 15일경 부터다.
그나마 그때 수확하는 것들도 굵은것만 솎아서 수확을 한다.
제대로 된 본격적인 수확을 하려면 6월 20일경은 되어야 한다.
결국 매실을 공판장에 올려 판매할 수 있는 시기는 겨우 보름 뿐이다.
그나마도 주말을 빼면 보름도 안된다.
7월에 팔면 안되나???
물론 7월에도 판매를 한다.
7월에 판매하는 매실의 대부분은 직거래 판매다.
7월에 매실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매실에 대해 제대로 잘 알고 있는 소비자다.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소비자는 "7월에도 매실이 나와?" 이런 소리를 해댄다.
이 말은 그대로 시장에 적용이 된다.
가락동 경매시장 자체가 7월엔 완전 막판 떨이~!!
그나마도 7월 5일쯤 부터는 매실은 거의 폐장이다.
사실 가격은 주산지인 남부지방 매실보다 중부지방의 매실 가격이 더 좋다.
물론 여기엔 동등한 품질일때 라는 전제 조건이 있다.
"대풍이면 농민은 운다!" 라는 말을 나는 시골에 살며 실감을 했다.
주산지의 매실이 바로 그런 경우다.
우리나라 매실 소비량의 70%를 주산지인 광양, 하동, 순천 등의 남부지방 매실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 30%를 가지고 중부지방의 매실이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다.
많이 팔리는데 왜 싸???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교차점에서 형성된다.
주산지에서 매실이 나올때가 수요량이 많은 것은 확실한 사실이지만 문제는 수요량보다 많은 공급량에 있다.
매실이 쏟아져 나오니 쌀 수 밖에~
그런데다 언제가 적정 수확기인줄도 모르는 중부지방의 어설픈 매실농가들이 덩달아 공급량을 더하니
매실이 똥값일 수 밖에.....
사실 매실의 가격하락을 부추기는 주범은 공급량을 플러스 시키는 어설픈 중부지방의 매실농가보다는
주산지의 대다수 매실농가와 주산지 농협이다.
아무리 광양, 하동이라 해도 5월 수확은 제대로 된 매실을 생산할 수 없다.
최소한 6월은 넘어가야 주산지에서도 제대로 된 매실들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작년 광양의 매실 수매 시점이 5월 19일, 하동이 5월 23일 이었다.
농협에서 수매를 일찍 시작하니 첫물이 가격이 좋다라는 고정관념이 박힌 농민들이
채 익지도 않은 매실을 5월 중하순부터 수확해 대는 것이다.
거기에 어설픈 중부지방의 매실농가들은 자기네는 주산지보다 보름이상 매화가 늦게 피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야~~ 매실이 나오는 시기구나.. 우리도 매실 따서 팔아야겠다.. 나중에 가면 더 싸질라.." 하면서
익지도 않은 매실을 따대니....쩝
문제는 소비자에게도 있다.
어떤 매실이 덜익고 잘 익은건지도 모르면서 5월에 나오는 매실은 좋은줄 알고, 7월에 나오는 매실을 보고는
아직도 매실이 나오냐며 제대로 된 매실이 어떤 것인지를 모른다.
그나마 복숭아씨살이좀벌이 진품명품을 가려낼 해충이라는 생각까지 했는데 채 익기도 전에 따버리니
씨살이좀벌이 감정평가를 할 기회조차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뭔말???
복숭아씨살이좀벌은 매실의 씨핵 속에 산란해 씨핵속에서 유충이 성장하다가 수확시기가 되어서야
과실에 이상증상이 표시되며 출현을 한다.
그래서 씨살이좀벌이 있는 매실은 결코 황매가 될 수 없다.
씨살이좀벌이 들어있는 과실은 황매가 되기 전에 다 낙과하고 찌그러져 상품성을 잃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매실이 익기 전까지는 매실 씨핵 속에 벌레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5월에 따는 매실은 그 속에 벌레가 있어도 알 수가 없는 상태로 유통이 된다는 것이다.
하긴 뭐 굼뱅이도 보약이라던데 애벌레가 들어 있는 매실이 몸엔 더 좋을 수도....ㅠㅠ
어쨌건 아무리 남부지방이래도 5월에는 매실을 수확하지 말아야하는데 5월부터 매실을 수확하니
자연스레 유통 시기가 빨라지고, 시장이 일찍 폐장을 하는 상황이 되어
중부지방에서는 제대로 된 매실을 판매할 수 있는 시기가 겨우 보름도 안된다는 것이다.
사실 중부지방에서 매실이 나올때가 가격은 더 좋다.
그렇다고 중부지방의 매실이 더 좋다는 말은 아니다.
중부권에서 제대로 된 매실이 나올때는 주산지의 매실 수확이 거의 끝날때라 공급량이 감소해 오히려 가격이 더 좋다.
결론은 판매 가능 시기가 짧다는 것이 중부지방 매실농가의 문제점이고,
그 대안은 너무 많은 면적의 매실재배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달콩이네 농장의 매실재배 면적은 총 2천평 정도다.
2014년도에 식재한 나무가 70% 정도라 아직은 수확량이 많지 않았지만
앞으로 해를 거듭할 수록 수확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사실 작년에도 2014년도에 심은 나무의 매실들은 거의 손도 못대고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다 기다리다
결국은 모두 떨어져 거름이 되었다.
작년에 매실을 수확해 보니 하루에 한사람이 수확할 수 있는 양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특히나 가락동으로 올라가는 농협 화물이 오후 2시에 상차를 해야 하니 반나절 수확해서 출하하는 양으로는
2천평의 매실 나무를 감당 할 수 없겠다는 결론이었다.
내가 직접 매실을 재배해 보니 중부지방에서는 500평 정도 규모 이내로 매실과원을 조성해야 실속있게 판매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달콩이는 꿈을 심고, 정성을 쏟고, 사랑을 주고, 정을 주어 키웠던 나무들을 시집 보내면서도 마음이 무겁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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