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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달콩 작물 재배 /특용작물 재배

아로니아(블랙 초코베리) 수확 체험 품앗이

by 달콩이네 농장 2014. 8. 17.

어제는 '꿈에서 본 들 농장'의 아로니아 수확 체험 행사 품앗이를 했다.

농장주인 조해진 사장님은 서산시 귀농귀촌 협회에서 주관하는 농업인 직거래 장터에서 처음 만난 분이다.

지금은 서로 형님 아우하며 지낼 만큼 친해졌고 여러모로 도움도 많이 주시는 분이다.

형님의 주작목은 수도작인 벼농사다.

 

직거래 장터에서 처음 형님을 뵜을때 나는 속으로 "아이고.... 저 사람 앞길이 걱정스럽다..!"라고 생각했었다.

"귀농인이 벼농사를 해 봤자 재배면적이 뻔한데.... 왜 벼농사를 주작목으로 했을까...에고...!!"

그런데다 쌀 포대에는 '운기미'라는 고유 브랜드로 상표등록까지 하고, 자신의 사진까지 넣어 쌀 포대도 디자인해 포장 판매를 했었다.

포장 단위도 다양하게 소포장에서 20kg짜리 까지 다양하게 만들어 쌀을 판매하는 것을 보곤

"저 사람... 겉멋만 들었구나!! 나도 두해를 벼농사 져 봤더니 어지간한 면적을 재배해선 밥 먹고 살기가 만만찮턴데....

도시에 있는 아파트 한두채 팔아 논을 사서 벼농사 해봤자 그 면적은 뻔할텐데.... 걱정된다 저사람...!! 얼마나 버틸 수 있으려나..??"

 

맘 같아서는 벼농사는 단위 면적당 소득이 너무 적으니 소면적을 재배해 봐야 힘만 들고 남는게 없으니 다른 작목 농사를 져보라고 조언을 해 주고 싶었으나 워낙 활달하고 초면인 초보농군의 사기를 꺽는 것 같아 차마 말을 못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함께 식사 초대를 받아 처음으로 서로 자기 소개를 하면서 나는 형님 소개를 듣고 세번을 깜짝 놀랐었다.

첫번째로 놀란 것은 벼농사 재배 면적이 무려 300마지기라는 말에 나는 한번 놀랐고....

두번째로 놀라게 한것은 그 300마지기(6만평)의 논에서 수확한 벼를 전부 직접 도정해 전량 직거래로 판매 한다는 말에 뒤로 자빠질 만큼 놀랐었다.

귀농인들이 모여 유치부 어린이들 시장놀이 하듯 연 장터에서 쌀포대 몇개 들고 나와 판매한다고 우습게 생각했다가 뒤통수를 해머로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아이고.....  사람 겉만 보고 우습게 생각해서는 정말 안돼는 구나!!"라는 생각을 몇번이나 혼자 되뇌였다.

그리고 세번째로는 놀란 것은 그렇게 우습게 봤던 그 형님이 나와 같은 고향의 선배라는 것이고, 내 아버님 세대때 부터 서로 인연이 있었다는 것에 또한번 놀랐고, 처음 농장을 방문해 창고를 구경하고 놀랐다.

 

창고를 처음 봤을 땐 규모에 놀랐다.

넓직한 두동의 창고와 족구도 할 수 있을 면적의 외부 비가림 시설의 규모를 보고 어떻게 개인이 영농조합 법인 규모의 창고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더 놀란 것은 가지런히 정돈된 창고 내부와 조그마한 방앗간 규모의 도장 시설 및 포장 시설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100마력짜리 구보다 트렉터와 6조식 최신형 구보다 콤바인을 비롯한 모든 농기계는 마치 매장에 진열된 진열 상품처럼 깨끗했다.

 

5톤 트럭에 실려 있는 약통은 무려 6톤 용량이었고, 승용관리기에 지게차에 장비란 장비는 풀코스로 완비가 되어 있었고 농기계 창고는 어지간한 농기계수리센터 이상이었으며 모든 공구는 사열식하는 군인들 처럼 ㄱ지런히 정돈이 되어 있었다.

우리 농장과는 감히 비교를 할래야 할 수가 없었다.

 

건조 시설은 물론이고 어지간한 방앗간 규모의 도장 시설에 포장 시설까지 모두 갖추고 있었다.

방앗간의 상징은 먼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형님의 도정 창고에는 내무점검 받는 내무반 처럼 먼지도 없었다.

 

형님의 사진이 들어간 벼포장지 속에는 주문을 받아 그때그때 도정한 쌀이 들어가 연중 햅쌀 같은 쌀로 직거래를 했다.

직접 도정을 하다보니 정미소에서는 어지간한 양이면 도정을 꺼려하는 맵쌀현미도 형님은 직접 도정을 하므로 주문이 가능했다.

 

창고 내부에는 3평짜리 냉동창고와 아로니아 가공시설까지 갖추었고, 창고 외부에는 별도의 저온저장고도 있었다.

 

형님은 1.2톤 소형 트럭에 체험행사에 필요한 도구들을 모두 실어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아로니아 수확 체험을 하실 분들은 서울에서 오실거라 기다리는 동안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형님 집으로 들어갔다.

집도 멋지기는 하지만 달콩이도 이젠 농부라서 그런지 멋진 집보다는 커다랗고 정돈된 창고와 중후한 농기계들이 더 부러웠다.

  

집 근처의 아로니아는 예년보다 빨리 익어 이미 수확을 마쳤고, 정원 항아리에 심어진 관상용 아로니아 나무 한그루에만 블랙 초코베리가 주렁주렁 달렸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태안에 있는 제2농장의 아로니아 밭으로 향했다.

친환경으로 아로니아재배하는데다가 형님 집과 태안의 아로니아 밭은 거리가 너무 멀어 관리가 어렵다보니 밭에 검정부직포를 씌워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풀들이 많아 나는 도착하자마자 예초기로 풀을 좀 베었다.

오늘 체험 방문을 하신 분들은 서울 상도 초등학교 7회 졸업 동기들 이셨다.

형님은 체험객들을 모시고 간단한 서산 투어를 하고 아로니아 밭에 도착하셨다.

"가이드의 기막힌 안내로 즐거운 서산 투어를 했으니 이제 서둘러 일하라!"며 자화자찬으로 체험객들의 입가에서 미소를 떠나지 못하게 하면서 바로 수확 체험에 들어갔다.

 

때늦은 장마 같다고 말들 할만큼 연일 비가 오더니 이날은 하늘도 형님의 체험 행사를 반기는지 화창하고 낮에는 오히려 덥기까지 했다.

상도7 회원님들은 처음 해 보는 아로니아 수확이 처음엔 무척이나 재밌으셨는지 서로 경쟁하듯 열심히 아로니아를 수확하셨다.

 

저마다 바구니를 하나씩 들고 한개의 열을 할당받아 아로니아를 수확해 나갔다.

아로니아 수확 경험이 있으시다는 형님의 동서분은 작업이 손에 익었는지 능숙하게 수확을 해 나가셨고.....

아버지한테는 두꺼비 잡는 것만 배워서 아직 아로니아 수확이 손에 익지 않은것 같다는 애주가 상도7 총무님도 금방 바구니에 아로니아가 채워져 갔다.

 

이 회원님은 평택에 작은 텃밭이 있다고 하시더니 일 좀 해보셨던것 같다. ^^*

 

농림부에서 근무하셨던 선생님 부부도 처음 해 보는 아로니아 수확을 잘 하셨다.

 

다른 남자분들은 대부분 이렇게 응가하는 자세로는 작업을 잘 안하는데 이 회원님은 응가 자세로도 작업을 잘 하신다. ^^*

 

 

땀을 뻘뻘 흘려가며 열심히 오전 작업을 마치고, 준비해 간 천막을 펴고 육개장으로 점심 식사를 마치고 포도와 옥수수까지 든든히 배를 채우고 바로 오후 작업을 시작해 오후 3시쯤 되어서 수확 체험을 마무리 했다.

 

바구니 마다 아로니아가 가득 담겼다.

 

이날 수확한 아로니아 수확량은 대략 240kg 정도였다.

재작년에는 kg당 5만원을 호가하다가 작년까지만 해도 kg당 3만원 이상이었던 아로니아가 올해는 재배량이 늘어서인지 kg당 2만원이라고 한다. 

 

아로니아는 탄닌 성분이 풍부해 생과로 먹으면 약간 떫은 맛이 있어 주로 생과보다는 갈아 먹거나 가공을 해서 많이들 먹는다.

과피뿐만이 아니라 과육까지 검붉은 아로니아에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하다고 한다. 

나는 1차 수확한 아로니아를 구매해 그동안 아침마다 우유를 넣고 갈아 마셔왔다.

그래서인지 아침마다 침침했던 눈이 좀 맑아진것도 같고, 피곤함도 덜 한것 같다. ^^*

 

아로니아 수확 체험을 마치고 돌아 가는 길에 근처에 있는 몽산포 해수욕장을 들렀다.

날물 시간이라 바닷물에는 들어가지 못했고, 비키니를 입은 피서객들도 보이지 않아 바닷바람만 좀 쐬고 다시 차에 올랐다.

 

가이드를 맡은 형님은 칼국수가 기막힌 식당이 있다며 창리 근처의 대박 바지락 칼국수 집으로 체험객들을 모셨다.

 

1인분에 7천원 짜리인 칼국수에 낙지도 들어가고, 머릿수 만큼 가리비도 들어가고 바지락을 말할것도 없이 듬뿍~~!!

김치도 열무김치, 배추김치, 백김치, 깍두기까지 다양하게 나왔고 백김치 맛도 일품이었다.

정말 대박!!

전에 옥수수 수확을 도와 주셨던 형님께 품앗이를 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달콩이도 앞으로 매실 수확 체험 및 옥수수 수확 체험을 계획하고 있어 내겐 좋은 경험이 된 시간이었다.

모자를 잘 안쓰는 습관 때문에 얼굴은 시커멓게 그을렀지만 형님께 작은 보탬을 했고, 나 자신에겐 체험 수확 사전 답사를 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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