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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직거래 장터 - 주문 및 예약

연풍콩 종자 구매 농부님들께.......

by 달콩이네 농장 2013. 11. 21.

종자용 콩을 예약하고 이제나 콩이 올까 저제나 콩이 올까 기다리고 계실 많은 농부님들께 발송이 늦어진 점을 먼저 사과드리며,

콩 종자를 구매해 주신 많은 농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인터넷 구매에서 워낙 많은 사고가 발생하다보니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생면부지 농군에게 선뜻 입금 먼저하고 콩 종자는 도착하지 않고 있으니 당연히 노심초사하시며 혹시나 돈을 뜯기는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 마음을 저도 충분히 알기에 서둘러 탈곡 및 선별 작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일품서리태를 포함하지 않은 종자를 예약하신 분들께는 내일부터 발송을 시작하게 됩니다.

일품 서리태는 아직 탈곡 및 선별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일품서리태도 신청하신 분들께는 다음주 부터 발송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콩종자 발송에 앞서 연풍콩을 주문하신 농부님들께는 반드시 알려야 할것 같은 내용이 있어 이렇게 발송을 앞두고 연풍콩에 대해 제가 느낀 몇가지 사항을 알려 드립니다.

 

지난 화요일(19일) 밤 종자 발송준비 최종 단계인 우람콩 최종 선별(쟁반 선별) 작업을 했습니다.

초저녁부터 시작한 우람콩 최종 선별작업이 몇시간도 되지 않아 쉽게 끝났습니다.

그만큼 콩(우람콩) 상태가 좋아 적지 않은 양의 콩을 일일이 쟁반에 굴려가며 선별을 하는데도 전혀 힘드는줄 모르고

일을 하는 내내 신이 나더군요.

불량콩이 대략 160kg당 밥사발로 한사발 정도 나올 정도로 콩의 상태가 좋았습니다. 

 

                                                                             (우람콩 선별기 작업 사진)

그리고 어제 저녁에는 연풍콩 선별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우람콩을 선별한 후 연풍콩을 보니 작업할 마음이 생기지 않더군요.

연풍콩이 습해에 약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고, 탈곡하는 과정에서 콩알을 보니 좀 찜찜하더니만 역시나 선별을 하기 위해 큰 함지박에 콩을 쏟아 부으니.......  맥이 탁~ 빠지며 막막하더군요.

 

                                                                        (선별기 작업을 마친 연풍콩 사진)

 

연풍콩이 자반병(자주빛무늬병)에 약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실 이정도로 심할줄은 몰랐습니다.    

거기다가 미이라병 또한 많더군요.

두서너 바가지 정도나 선별을 했을까???? 할 즈음 문득 "당했다!" 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연풍콩이 수확량도 많고 콩알도 굵으니 한번 심어보라고 추천하신 분도 정보만 믿고 저와 함께 연풍콩 종자를 kg당 12,000원씩 주고 구입을 해서 올해 심었는데 그분도 저와 똑같은 말씀을 하시더군요.

마치 사기를 당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순간.... 내가 이 콩을 종자로 그냥 팔았다가는 그 사기꾼이 바로 내가 될 수도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번 농사를 망치면 일년을 망치는 것임을 뻔히 알고 있는 같은 농사꾼으로써 양심상 도저히 그냥 모른척하고 팔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선별 작업을 중지하고 연풍콩을 신청하신 모든분들께 일일이 전화를 걸었습니다.

(일부 전화 통화가 안된 분도 계시고, 일부는 시간이 늦어 오늘 이 글을 쓴 후 바로 전화 드릴 예정임)

 

이미 선불을 받았고, 비싼 가격으로 판매를 했기에 솔직히 좀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돈 욕심 때문에 남의 일년 농사를 망칠 수는 없다는 생각에 환불 요청을 감수하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은 연풍콩 대신 우람콩으로 바꿔 보내달라고 하셨고, 그래도 그냥 연풍콩으로 보내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두세분은 환불을 요구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방금 전에도 전화를 드려 70lg 주문 취소로 환불 신청을 받았습니다.

에고......  쌩돈 날라가는것 같죠~~ 

하지만 마음은 편합니다.

그 콩이 어떤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판매를 하는 것과 그 콩의 단점을 말씀드렸음에도 구입을 원하셔서 판매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니까요.

 

이제 남은 몇분들께도 바로 연락을 드릴겁니다.

그리고 남은 연풍콩은 모두 덤핑으로 중간 도매상에게 넘길겁니다.

아마도 등급이 '하(下)'로 나와 헐값으로 넘어가게 되겠지요.

하지만 아까와 하지 않으렵니다.

양심상 이런 콩은 직거래를 할 수 없습니다.

몇푼 더 벌자고 이런 콩을 팔았다가는 돈으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신뢰가 한없이 떨어질 테니까요...

눈알 빠져라 선별을 하는것도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헐값으로 넘기려 합니다.

  

사실 수확량은 좀 됩니다.

연풍콩은 수량성이 좋고 콩알이 굵다고들 하지만 우람콩보다 수량성이 좋지는 못한것 같았습니다.

거기다가 미이라병과 자반병이 있는 콩을 골라내고나면 실상 우람콩에 엄청 못미치는 수량성이 나올것이라는게 제 판단입니다. 

평균 백립중도 우람콩이 더 좋은것 같습니다.

우람콩은 열자루를 선별했을 때 대(大) : 중(中)의 비율이 6 : 4인 반면, 연풍콩은 4 : 6 정도가 나왔습니다. 

 

종자 신청을 하신 분 이외에도 연풍콩을 재배해보고자 하시는 분들은 이 점을 꼭 참고하시고 재배하시기 바랍니다. 

이자리를 빌어 달콩이는 나 자신에게 당당하고 자신있는 품종만을 종자로 판매하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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