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딴 감으로 곶감을 만들기 위해 아내와 거실 한가득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우선 감껍질을 깍는게 일이다.
나는 과도를 집어 들고 깍고 있는데 아내는 감자칼을 들고 엄청난 속도로 감껍질을 깍기 시작한다.
아내 맞은편에 내가 앉았던 자리에 있는 감껍질과 아내 자리에 쌓인 감껍질의 차이가 금방새 차이가 난다.
왼손으로는 감을 살살 돌리고 오른손으로는 감자칼을 당기며 깍아내는 속도가........ LTE 워프~~~!!
내가 한개 깍을 동안 아내는 3개를 깍는다.
하도 빨라 감 하나를 깍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되는지 스톱워치로 재 보았더니 작은것은 불과 12초, 큰것은 15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내가 깍는 속도도 재 보았다.
한개 깍는데 걸린 시간은 41초!! ㅋㅋㅋ
아내가 한마디 한다. "그렇게 해서 어디 식구들 밥 먹여 살리겠어~~??"
달인 아내가 있는데 내가 뭔 걱정여~~~!! ㅋㅋㅋㅋ
나는 왼손과 오른손이 협응이 안된다. 왼손을 돌리면 오른손의 감자칼은 서 있고, 오른손의 감자칼을 당기면 왼손으로 감을 돌리지를 못한다. 바보 아냐??? ㅋㅋㅋㅋㅋ
그래도 내가 깍은 감이 이렇게 이쁘다~~!!
왼손과 오른손이 협응이 잘 안되 대봉감은 아래 방향으로 깍으면 되니 대봉감 깍기는 모두 내 몫이었다..
아내와 누가 더 많이 깍나 시합도 해보며, 초시계로 시간도 재보며 두런두런 이런 저런 애기를 해가며 한참을 깍다보니 어느새 바구니들이 바닥이 보이기 시작하고 허리가 아파오며 온 몸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ㅋ
일부는 감말랭이를 만들기 위해 아내는 감을 4등분하고 남은 감을 깍는건 모두 내 몫이란다..헐~~~
올해는 처음으로 감말랭이를 만들어 보려 한다.
곶감에 비해 말리기도 쉽고 먹기도 편할것 같아 작고 상처난 감들은 모두 감말랭이를 만들려 한다.
9시 뉴스가 한참일 무렵 감깍기가 끝나고 올해는 새로운 방법을 적용해 곶감과 감말랭이 만들기를 시도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곶감으로 유명한 상주곶감을 보면 선홍색의 고운 색상을 그대로 유지하고 곰팡이도 없이 정말 기가막히게 보기에 좋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이왕이면 검으틱틱하고 칙칙한 색상보다는 밝은 선홍색을 띄는게 좋을 것이다.
그래서 경북 상주에서는 상주곶감의 명품화의 일환으로 곶감제조시 감껍질을 벗긴후 표면 갈변방지와 곰팡이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유황훈증을 실시한다고 한다.
대부분 선홍색의 곶감을 유황훈증을 한것으로 보아도 틀리지 않는다고 한다.
유황훈증은 감껍질을 벗긴 후 장독 같은 밀폐공간에 담고 유황연기를 피워 올리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유황훈증은 유해성 논란이 많이 있다.
3분간의 유황훈증에 1,800ppm의 유황 성분이 검출된다고 하는데 세계보건기구가 제한한 기준은 40ppm이라고 하니 너무나 많은 차이가 나고 유해성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일 것이다.
기준을 초과한 유황은 기관지 천식에 치명적이고, 소화장애 및 피부 트러블도 일어난다고 한다.
아래 내용은 곶감 유황훈증 인체 유해 논란과 관련한 연합뉴스 자료의 일부다.
<'곶감 유황훈증' 인체유해 논란>
이산화황 잔류량 검사 안해..소비자 "안전 의문"
(대구.상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곶감을 대규모로 건조할 때 품질을 높이려고 하는 유황훈증 처리법을 놓고 인체 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경북 상주시 곶감농가 등에 따르면 대부분 감을 깎아 곶감을 만들 때 곰팡이가 피거나 색이 변하는 것을 막으려고 유황 훈증을 하고 있다.
유황을 쐬면 아황산가스가 발생하며, 아황산가스(이산화황)의 황 입자가 곶감 표면을 코팅하면서 강산성의 엷은 막을 형성해 병균 침입을 막는다.
또 감에 들어 있는 타닌 성분의 산화를 막아 색이 검게 변하는 것도 차단해 상품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곶감농가 측의 설명이다.
반면 자연건조하면 기후에 따라 곶감 품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색도 검게 변해 소비자의 선호도가 떨어진다.
국내 곶감의 최대 산지인 상주 곶감농가는 물론 타 시.군도 오래전부터 이런 유황훈증법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경북 청도 등의 소규모 곶감농가는 자연건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황훈증이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산화황은 독성이 강하고 폐렴이나 기관지염을 일으킬 수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 정부는 식품첨가물로 사용할 때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첨가물 기준치 이하로 사용하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곶감 등 건조과실의 이산화황 잔류기준을 과실 1㎏에 2g(2천ppm)이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곶감에 이산화황 잔류기준을 1㎏에 2g(2천ppm) 이하로 규정한 것과 같다.
그러나 곶감농가들은 이산화황 잔류농도 검사를 하지 않은 채 출하하고 있고 상주시를 비롯한 농정당국도 잔류농도를 측정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곶감이 유황 훈증 처리된다는 사실은 물론 이산화황 잔류량도 모른 채 곶감을 구입해 먹고 있다.
기준치 이하라면 문제가 없지만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 소비자는 "곶감에 이산화황이 잔류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왜 지금까지 이런 일을 감추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상주시 측은 "따로 검사한 자료는 없지만 안전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고, 한 곶감 농민도 "유황훈증이 인체에 해롭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유황훈증법을 글로만 대충 보았을 뿐 직접 구경도 못해봤고 그럴만한 시설도 미비하고,
무엇보다 유해성 논란이 많아 유황훈증을 할 생각은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작년 겨울 과수박사님을 뵙기 위해 익산을 방문했을 때
한 농가에서 우연치 않게 좋은 방법을 소개 받았다.
60℃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깍은 감을 담갔다가 빼서 말리면 곶감의 색깔도 좋고, 곰팡이도 피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바람이 잘 통하는 음지에서 말리는 것은 당연히 기본이고....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의 경험담이라고 하시니 일단은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떠한 화학물도 사용치 않으니 마음이 놓이고 또 무엇보다 쉬운 방법이라는 것이 맘에 쏙~ 든다.
물론 효과 여부는 올해의 실험을 거쳐야 확실히 알 수 있겠지만 이 밥법은 믿져야 본전!!!
가스렌지에 커다란 냄비에 물을 끓여 물 온도를 맞추고 깍은 감을 나물 데치듯 살짝 담갔다가 빼 소쿠리에 담았다.
유황훈증을 한것처럼 고운 색상이 나오기만 한다면 정말 기발하고 손 쉬운 방법이며 인체에 전혀 무해한 정말 농림부 장관상을 받아도 될만큼 기발한 방법일 것이다.
감말랭이용 감들도 모두 같은 방법으로 온탕 소독을 하고 소쿠리 밑에 대야를 대고 물이 빠지도록 밤새 놓아 둘 것이다.
감을 데친 물을 보니 검붉은 감물이 빠져 있다. 런닝을 하나 가져와 감물을 한번 들여 보려 했더니 아내가 한사코 말려 감물들이기는 포기!
곶감과 감말랭이 1차 만들기 준비는 이정도로 마무리하고 뻑쩍찌근 해진 허리를 좀 쉬게 해줘야겠다....
곶감꽂이에 곶감을 거는 일은 내일 아내가 혼자 다 하겠다고 한다.
곶감꽂이에 걸린 내일의 모습을 상상하며 하루를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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