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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달콩 작물 재배 /벼·잡곡 재배

벼 수확 준비 - 갓 돌리기

by 달콩이네 농장 2011. 10. 16.

고개 숙인 벼들로 들판은 황금물결을 이룬다... 

찰벼를 심은 농가는 벌써 수확이 시작돼 멀리서 콤바인 엔진 소리가 들려 온다..

 

다음주 쯤이면 우리도 벼베기를 해야할 것 같아 숯돌에 낫을 갈아 논으로 향했다..

벼 베기는 모내기에 비하면 일도 아니다.

20마지기(4천평) 정도는 초보인 나도 하루 정도면 콤바인으로 모두 수확이 가능하다..

 

하지만 콤바인 작업에 앞서 해야 할 일이 있다.  갓 돌리기를 해야 한다.

콤바인이 논에 들어가 벼를 벨 때 귀퉁이 부분에서 회전을 하여 방향을 바꾸게 된다.

이 때 회전을 하며 벼를 짖뭉개게 되므로 논의 네 귀퉁이는 콤바인이 회전할 수 있도록 벼를 베어 놓는 것이다.

그리고 논 가장자리에 뜬모를 심어 공간이 좁을 경우에는 가장자리도 베어내야 콤바인 날이 상하지 않게 된다.

 

네모난 논의 경우 이렇게 네 귀퉁이는 낫으로 베어 놓아야 콤바인이 벼를 짖뭉개지 않게 된다.. 

 

여름에 아내와 함께 논에 들어가 피를 뽑아냈는데도 피가 엄청나다..ㅋㅋㅋ    제초제를 안했기 때문이다...

논 사이로 들어가 피도 조금 제거를 했는데 중간에 포기를 해버렸다.

제거는 낫으로 잘라내면 간단한데 왔다갔다를 반복하며 논 밖으로 피를 나르는게 번잡스럽고 힘이 든다..

내가 콤바인 작업을 할 때 아내가 큰놈들만 제거를 하도록 할 생각으로 피제거 작업은 보류~~ ㅋㅋ

 

아직은 벼에 푸른 빛이 많이 돈다..

그래도 이 논은 조금 빨리 수확을 할 생각이다. 

알곡이 완전히 익을 때까지 나뒀다가 수확을 하면 수확량은 늘어난다.

우리가 매실을 딸 때 누렇게 될 정도까지 기다렸다가 따면 과실비대기에는 하루가 다르게 과실이 커지기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매실과 같은 과실은 익었을 때 맛도 향도 좋고, 영양가도 높고, 과실의 크기도 크다.

 

벼도 알곡이 완전히 익을 때가지 기다리면 알곡의 비대로 수확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벼도 기다렸다 수확을 하는게 좋은게 아닐까?????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옆집 나리네 가서 밥을 먹으면 맨밥을 먹어도 밥맛이 우리 밥도다 좋은것 같아 늘상 의아했는데

벼농사를 오래 하신 나리할아버지가 한 말씀 해 주신다...

 

"우리 먹을 벼는 좀 일찍 벼서 그런겨~  우리 먹을거는 알곡이 80% 정도만 익으면 수확을 하거든...  약간 푸른 빛이 돌때 수확을 해야 쌀맛이 좋은겨~~정부에 수매를 하는 벼는 무게가 많이 나가게 하기 위해 늦게 베고 우리 먹을거는 양이 좀 적더라도 맛있게 먹기 위해 조금 일찍 베는거지~~~"

 

나리네 쌀이 맛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나도 벼가 완전히 익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조금 일찍 벨 생각이다..

콤바인이 없으면 콤바인 작업 일정에 맞춰 순서를 기다려야 하지만 우리는 콤바인이 있으니 내가 베고 싶을 때 벨 수가 있다..ㅋㅋ

 

수매를 할 벼를 제외하고 나머지 벼들은 모두 조금 일찍 벨 예정이다..

요즘은 옛날처럼 밥을 많이 먹지도 않으므로 양 보다는 고품질의 벼를 생산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이다..

 

아랫 논은 특히 논에 물이 많아 아직도 새파랗다..

알곡은 윗논에 비해 색은 파란색이어도 더 굵고 튼실하다..  그래서 아랫논의 쌀맛은 더더욱 어떤 맛일까 궁금해 진다..

 

2년 전 여름에 귀농해 이번이 세번째로 해보는 추수다... 

처음에는 서투른 낫질과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사용해서였는지 갓돌리기를 할 때 무척이나 힘이 들었는데

그사이 나도 농부의 모습을 갖추어 가는 것인지 그다지 힘들지 않게 갓을 돌려 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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