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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이 달콩이의 귀농풍경

가뭄에 걱정이 태산입니다.

by 달콩이네 농장 2017. 6. 24.

올해는 농사 짖기 참 힘드네요...ㅠㅠ


입방정 때문인가????

"하늘과 동업하는 농사는 매일 그 밥에 그 나물이야~

조건이 좋지 않을 때 그걸 극복하는 농사를 져야 고기를 먹을 수 있쥐~

그래서 나는 기상 조건이 좋을 때보다 조건이 열악할 때가 좋아~ 

풍년 돼봐야 좋은건 소비자들 뿐이고 농부는 더 죽어나~

풍년일 때는 농산물 가격이 똥값이니까~ " 라고 평소 입방정을 떨었었다.


하늘이 내 말을 듣기라도 한듯

"고뢰? 그럼 너 올해 하늘 맛 좀 봐라~~!!" 라며, 혹독한 가뭄을 주시나 봅니다.


특히나 올해는 옥수수 농사도 예년과 다른 방식으로 재배를 했거든요..

해마다 점적호스를 깔고 비닐멀칭을 한 후에 옥수수를 심어 물관리를 했었는데, 그렇게 하니까 초기 작업시 일도 많고, 수확 후 비닐과 점적호스 수거도 번거롭고 하여 올해는 점적호스 대신 외부에 분수호스를 설치했거든요... ㅠㅠ


점적호스를 사용하면 초기 작업은 힘이드나 비닐멀칭 내부에만 관수를 하므로 적은 물 사용량으로도 효과적인 관수가 가능한데

분수호스는 훨씬 많은 물을 소비하게 되거든요..


지금껏 한번도 물부족을 경험하지 못한 저는 "내 관정은 빵빵하니까 어지간한 가뭄에는 까딱없으니 올해는 좀 쉽게 분수호스로 관수를 하고, 일부는 비닐멀칭도 생략하고 그냥 심어야지~" 하며, 재배 방식을 많이 바꿨어요.


하늘이 마치 입방정 떠는 달콩이가 그렇게 하기를 기다렸다가 벌을 주기라도 하는듯

그동안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혹독한 가뭄을 주시네요...ㅠㅠ


특히나 달콩이네 농장이 있는 충남 서북부권이 전국적으로 최악의 가뭄 상황이라고 하니 이는 필시 달콩이를 겨냥한 징벌이 아닌가 싶어요...ㅠㅠ


달콩이 때문에 엄한 다른 농부님들까지 피해를 보는건 아닌지....ㅠㅠ

엇그제까지 해미뜰의 논들은 논바닥이 쩍쩍 갈라져 모의 생명이 위태위태하고, 그나마 관정으로 물을 대는 논들도 모가 새끼를 치지 않아 노심초사 하고 계시더군요..


일요일에 비가 올거라는 일기예보가 있어 간당간당하던 마지막 남은 저수지 물을 모두 짜내 엇그제 농수로에 물을 공급해 이제 저수지도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던데 갑작스레 내일의 일기예보가 또다시 바뀌며 1 ~ 4mml의 예상 강수량을 예보하니 걱정입니다.


하늘의 벌은 가뭄이 전부가 아니었어요...ㅠㅠ


지금껏 한번도 내린적 없던 우박이 느닷없이 5월 상순에 내려 매실의 상당수를 흠집과를 만들어 상품성을 잃게 만들기도 했지요...ㅠㅠ


제법 솎는답시고 솎아냈는데도 이번에 매실을 수확하며 보니 상품성을 잃은 흠집과가 어마어마 합니다.. ㅠㅠ


나름 매실나무에도 관수를 한답시고 했는데도 매실 굵기가 예년과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비대기에 들며 하루가 다르게 굵어져야 할 매실이 비대기 이전인 6월 초순의 크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합니다.

그동안 매실농사를 지며 올해 처럼 매실이 작었던 것은 처음입니다.


그동안 달콩이네 매실은 왕특과 특대 크기가 대부분이며, 대 크기가 간간히 몇박스 나올만큼 굵었고, 중과 소 크기는 아예 없었는데

올해는 대 크기가 대부분이고, 그 다음으로 특대, 왕특, 중 의 순서로 나올만큼 사이즈가 작아졌습니다. ㅠㅠ


백날을 물을 줘도 비 한번 온만 못하다고 하더니 그 말이 정말 맞나 봅니다.


옥수수도 이제 본격적인 비대기에 들어가서 물을 제일 많이 필요로 할 때인데 걱정입니다.

옥수수도 매실짝 나는건 아닌지......ㅠㅠ


올해는 옥수수도 작년보다 많이 심었는디....ㅠㅠ

초당옥수수만도 2천평 넘게 심었고, 찰옥수수도 거의 2천평 가까이 심었거든요...


매일매일 돌아가면서 온 밭에 물을 주려니 그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물론 시설은 다 해 놨지만 한번에 전체적으로 줄 수 없으니 밭마다 다니면서 밸브를 열고 닫고 해줘야 하거든요...

걷는 거리가 장난 아닙니당...ㅠㅠ


많이 걸어도 좋으니 옥수수나 튼실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네요...


그나마 아직까지는 문제없이 잘 나오는 지하수가 언제 바닥이 나는건 아닐까도 염려 되네요.


어제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랑 스무디를 한잔씩 마시며 농사 얘기를 했는데 저마다 물 때문에 난리입니다.


콩을 심었는데 싹이 안튼다는둥....

고구마가 다 말라 죽었다는둥....

논에 물이 없어 모내기를 못했으니 벼 대신 메밀을 심어야 겠다는둥....


에효.....  시원한 블루베리 아이스 스무디를 먹었는데도 뜨거운 속이 식지를 않네요..ㅠㅠ


내 속은 어디갔든간에 옥수수나 갈증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내일 비가 온다했는데도 오늘도 역시나 달콩이는 옥수수 밭에 물을 틀어 놓고 왔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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