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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작물 재배 /과수 재배

경기도 화성으로 매실나무 전지 출장

by 달콩이네 농장 2016. 2. 18.

경기도 화성으로 매실나무 전지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전지 출장이 아닐까 싶네요.


매실나무의 정지전정 적기는 초겨울인 12월인데 2월 중순에 전지를 하는건 너무 늦은건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맞습니다.

좀 늦었습니다.


하지만 늦었다고 전지를 하지 않고 건너 뛰는것 보다는 늦었더라도 전지를 하는게 더 좋습니다.

그리고 늦어지는게 두려워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구 자르는것 보다는 모르면 그냥 놔두었다 전문가의 조언 또는 교육을 받고 전지를 하는것이 바람직합니다.


전에는 제가 자주 하던 말인데 요즘 뜸하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한번 자른것은 붙일 수 없으니 모르면 자르지 말고 그냥 놔둬라!" 라는 말 입니다.

아직 자르지 않은건 비록 늦긴해도 제대로 된 전지를 할 수 있으나 모르면서 마구 잘라낸건 돌이킬 수 없으니까요.


전지 대행 의뢰를 하시는 분들은 크게 두 부류입니다.

첫째는 농지가 너무 멀고 시간이 없거나 작업량이 너무 많아 혼자서 작업하기에는 벅찬 경우입니다.

둘째는 매실나무의 정지전정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자신감이 없거나 교육을 겸한 전지 대행을 원하는 경우 입니다.


99%는 후자의 경우 입니다.


이번에 간 경기도 화성의 농장도 후자의 경우 입니다.

이럴 경우 90% 이상은 마구잡이로 잘라 놓아 수형이 엉망이거나 아예 전지를 한번도 하지 않아 신초발생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수형이 엉망이긴 해도 신초가 많은 나무는 비록 일감은 어마어마하게 많더라도 수형은 잡을 수 있고, 이듬해를 기대할 수는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아예 한번도 전지를 하지 않아 신초가 전혀 없고 가지끝 까지 꽃눈이 몽실몽실 생겨 있는 나무를 보면 정말 난감합니다.

이건 구순 할아버지의 머리에서 까만 머리카락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그런 심정입니다.

마른 가지에서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심정 정도만 아니라는 것이 다행입니다.

암튼 그럴 경우엔 환장합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잘 모르더라도 아예 안자르는것보다는 엉망으로라도 잘라 놓는것이 그나마 더 나을듯도 싶네요~ ㅎㅎ


그런데 이번에 간 화성의 농장은 비록 도장지는 엄청나게 많았지만 기본 수형은 전반적으로 잘 잡혀 있었습니다.

주지와 주지연장지까지는 대부분 제대로 잡혀 있는것으로 봐서 유목기 전지는 제대로 했던것으로 추측됩니다.

다만 주지와 부주지의 길이가 대체로 짧고 도장지가 엄청나게 많은 것으로 봐서 매년 강전정을 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식재한지 6년된 나무라는데 2012년에 심은 저희 매실나무보다는 조금 작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전지를 배우면서부터 지금까지 유심히 보고 느꼈던 바로는 대부분의 매실 농장들이 이렇게 강전정 일색으로 전지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동영상을 봐도 그렇고 실제로 수많은 농장들을 둘러봐도 대부분이 초강전정으로 전지를 해서 측지의 분지점 간격이 무척 짧고 전반적인 결과지들이 대체로 짧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해마다 도장지들이 엄청나게 많게 되고, 기대결실 기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하는 블친님들만이라도 3년차까지는 너무 초강전정은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출장간 경기도 화성의 매실농장입니다.

가지런히 열을 잘 맞춰 나무를 심어놓으셨습니다.

전반적인 수형이 맘에 듭니다.

수형은 전반적으로 좋은데 도장지들이 많아 작업량은 어마어마하게 많을것 같습니다.


이정도면 그동안 출장 다녔던 농장들중 최상급 레벨의 농장입니다.


농장주께서 도장지 일부는 제거를 하셨다는데 그래도 도장지가 어마어마 합니다.

해마다 너무나 강전정 일색으로 전지를 했던 결과입니다.

농장의 토양 또한 무척 걸고 좋은 토질이었습니다.


작년까지는 주당 10kg 정도를 수확하셨다고 합니다.

6년생 나무가 주당 10kg 수확이라.....!!

너무나 수확량이 적습니다.

최소한 주당 40kg은 수확해야 할 나무입니다.


너무나 강전정 일색으로 전지를 했기 때문에 단과지 발생은 거의 없고 성장지와 도장지만 잔뜩 발생했기에 나타난 결과 입니다.

그래서 농장주께 올해는 거름을 아예 하지 않던가 하더라도 아주 소량만 하시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거름은 너무 많은데 결과지는 적어 착과량이 작으면 나무는 점점 더 많은 도장지를 발생시키고, 단과지는 대부분 장과지로 바뀌거나 심하면 단과지 조차도 성장지 처럼 자라게 됩니다.

양분은 많은데 열매가 얼마 없다보니 열매로 가야 할 양분이 넘쳐 흘러 자꾸 가지들만 성장시키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입니다


간만에 달콩이 신나게 가위춤을 추었습니다. ^^*

달콩이의 가위 세례를 받은 매실나무들이 인물이 훤해 졌네요~ ^^*


작업량이 많아 정말 정신없이 가위질과 톱질을 해댔습니다.


간만에 햇살도 포근하니 좋아 일 할만 하더군요~

햇살이 좋다고 모자도 쓰지 않고 일했더니 집에 와서 보니까 얼굴이 벌겋게 익었더군요..ㅎㅎ


이 많은걸 언제 다하나 하고 걱정이 태산같았는데 농장주 내외분께서 도장지 제거를 거들어 주시어 그나마 조금은 속도를 더 낼 수 있었습니다.


옆에서 작업하는 것을 한시간 이상만 보고 있어도 누구나 대충은 전지를 어떻게 하는지 감이 옵니다.

한시간 정도 구경하다가 잠깐 설명을 듣고 다시 또 한시간 정도만 구경하면 그때부턴 쌩 초짜라도 확실히 제거해야 할 가지는 어떤것인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구경하면서 "저 가지는 아마도 자를거야... 저 가지는 그냥 놔둘거 같어...  저 가지는 강전정을 할거야..." 라고 나름대로 예상하고 지켜보면서 자신의 생각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맞춰 보면 그것만큼 빨리 익히는 학습은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질문할 것이 저절로 생깁니다.

질문이라는 것이 아예 모르면 무엇을 질문해야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질문 자체를 하지 않게됩니다.

질문이란 그나마 뭘 조금이라도 알아야 궁금한 것이 생기고, 궁금한것이 해결이 안될때 질문이 나오는 것이지요~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무엇인가를 배웠다는 의미 입니다.


어때요? 시원시원하쥬~~?


오전 9시부터 시작해 오후 6시 30분까지 밥 먹고 오줌싸는 시간 빼고는 쉬지 않고 잘라댔는데도 결국은 마무리를 못했습니다.


겨우 2개열 조금 넘게 완전 마무리 전지까지 완료하고 나머지는 농장주께서 직접 하실 수 있도록 제거해야 할 가지들중 굵은 가지 위주로 제거를 해 농장주께서 나중에 혼자 자르시더라도 갈등하시지 않고 잘라야 할 가지와 남겨야 할 가지가 초보자의 눈에도 확실히 들어오게끔 해놓고 하루 작업을 마감했습니다.


농장주께서 정지전정에 대한 기초교육만이라도 좀 받으신 후 이렇게 전지 대행 컨설팅을 받으셨더라면 앞으로는 농장주님 스스로도 충분히 전지를 해나가실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점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현장에서 보며 설명 들으며 배우셔서 많이 알게 됐다고 하시니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아마도 내년에는 주당 40kg~50kg 정도의 수확량은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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