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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달콩 귀농생활 - 달콩이네농장
알콩달콩 작물 재배 /채소 재배

무우 수확

by 달콩이네 농장 2011. 11. 23.

여동생과 매제가 시레기(무청)를 무척 좋아한다..

시레기는 밭에서 나는 멸치라 할 만큼 칼슘과 무기질이 풍부하다고 한다..

시레기는 나물을 해 먹어도 좋고, 된장찌개를 할 때 넣으면 찌개 맛이 구수하고 영양도 만점이다..

별미로 해 먹는 시레기 밥도 일품이다..  양념간장에 비벼 먹는 시레기 밥은 가끔씩 생각이 나는 별미중 별미다..

 

또 내가 좋아하는 무우를 재료로 하는 반찬은 무말랭이와 짠지를 무척 좋아하고, 얼음이 살짝 뜬 동치미의 맛은...... 캬~~~~!!!

생각만 해도 침샘에서 침이 마구 솓는다....  김장김치에 넣는 석박지도 무척 좋아한다..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실 때는 늘 김장하고 약간만 남을 정도로 무우를 심어 좋아하는 무말랭이와 무짠지, 동치미를 맘껏 만들지 못했었다..

올해는 동생들에게 시레기를 실컷 먹도록 해 주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실컷 만들어 먹기 위해 무우 씨를 두봉지나 심었다..

한 봉지는 무청 용으로 다른 한봉지는 무우 용으로 심은 것이다..

 

무우씨 두봉지가 이렇게 많은 무우가 나올지는 상상도 못했다...  엄청나다..ㅋㅋㅋ   큰 무우는 내 허벅지만 하다..

이렇게 큰 무우는 김장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뽑아 경운기에 한가득 실어 집 앞으로 옮겨 놓고 쌀쌀해진 날씨에 얼까 걱정이 되어 갑바로 덮어 김장할 때까지 얼지 않도록 해 놓았다.

사실 경운기에 한가득 담긴 무우만해도 김장을 하고도 남고 무말랭이를 해도 엄청날것 같다..

 

 

하지만 남은 무우가 더 많다...

특히 남은 무우는 알이 당차고 단단해 짠지용으로는 최고라고 옆집 나리할머니가 연신 "야~ 무우 좋다~~!!" 라고 탄성하신다..

"이게 진짜 좋은 무우야~! 잎이 크지도 않은데 무우 들은 것 좀 봐봐!!~~  이렇게 잎이 짧으면서 옆으로 펼쳐진게 무가 짠짠하고 좋은거야~!"

"우리 무 남은거 다 줄테니까 나도 이 무우 좀 줘~~!!"라며 무우를 탐내신다..

 

"^^* 드실만큼 실컷 가져가세요~ ^^*"

평소 우리에게 해 주신것을 생각하면 맘껏 가져가셔도 하나도 아깝지가 않아 양껏 가져가시도록 했다..

 

가져가실 무우를 외발수레로 두 수레 가득 싣고는 남은 무우 뽑기를 도와주신다..

날씨가 쌀쌀해져 영하로 내려가면 얼까 걱정이 돼 남은 무우를 모두 뽑아 당장은 어머니 집 창고에 보관하고 무말랭이와 짠지를 만들 생각이다. 

 

한참을 뽑고 아직도 반쯤 무가 남았는데 아내가 이제 그만 뽑자고 한다...

이 많은 무를 어떻게 어머님께 맡기냐며 엄니 걱정을 해 그만 뽑잖다..... 

내가 볼 때는 날씨는 춥고 일은 하기가 싫고 하여 그런것 같은데 공연히 어머니 핑개를 대는것 같아 버럭 화가 난다...

 

"그럼 기껏 심어 놓은 무우를 다 버려?  버릴거면 뭐하러 심었어?  일하기 싫으면 그만 들어 가!!! 나 혼자 다 뽑아 엄마네루 가져갈테니까!!

그리고 내년부터는 이제 무우 않심을거야 알아서 해!!  들어 가!!!"

  

날씨는 춥고 그동안 농사일로 지쳐 있는 아내가 딱하기는 하지만 공연히 어머니 핑개를 대는것만 같아 화를 냈는데 일하는 내내 거꾸로 내가 아내 눈치를 살핀다....

아내도 옆집 나리할머니도 어지간해서는 화내는 일이 없는 내가 화를 내니 아무소리도 못하고 무우를 뽑는다..

쌀쌀한 날씨에 냉랭함까지 더해져 분위기가 싸늘하다.....

 

하지만 잠시 후 다시 "무우 정말 좋다~~!" 소리를 연신 해대시는 나리할머니 덕에 냉랭한 분위가가 조금은 녹아 내린다..

아내도 한마디 한다..

"이쪽 무우는 잎이 작아 별볼일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무우가 이렇게 좋은데 안뽑았으면 후회할뻔 했네~ ^^*"

이럴때는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나는 주책없이 또 거들먹 거린다... " 거~ 봐~~!!!  뽑길 잘했지? 걱정 마!!!  실컷들 먹게 나눠주고 남는건 짠지로 팔든 무말랭이로 팔든 할테니까!!  안팔리면 내가 다 먹을꺼야~!! 걱정 마~!!"

 

어제 내린 비로 흙이 약간 젖어있어 온몸은 무우를 나르며 묻은 흙으로 옷이 엉망이다.. ㅎㅎ

 

트레일러에 차곡차곡 실은 무중 일부는 나리네 할머니가 몇개만 더 달라고 하시어 나리네 집 앞에 내려 놓고

6km쯤 떨어진 어머니 집으로 트렉터를 몰고 가 창고에 넣었다...

무우를 보신 어머니는 처음에는 무우가 엄청 많다며 놀라시더니 나보다 한 수 더 떠 한말씀 하신다....

"밭에 작은 무우는 없냐? 그거 뽑아다 여름에 지져먹으면 좋은데...."    허걱~~~~~~!!!

 

"엄마!! 이 무우를 보고 걱정도 안되세요? 이거 엄청 많은거에요~ 이걸 무말랭이 만들려고 자를 생각하면 걱정 안되요?"

내 욕심도 만만찮다고 생각했는데..... 모전자전인가보다..

 

어머니께 너무 많은 숙제를 드린것은 아닌가 염려도 된다...  시간이 되는대로 수시로 와 무말랭이용 무우를 함께 썰어야겠다...

어머니는 무짠지를 많이 하자고 하신다..

무짠지는 동생들도 다 잘먹고 예상외로 찾는 사람이 많아 판매도 잘 된다고 하신다...

마침 간수도 잘 빠진 좋은 신안소금이 어머니집에 많이 있다고 한다.. 

당장은 무청을 잘라 무우와 무청을 분리하고 옥상에 무청을 널어 시레기를 만들것이다..

무말랭이 만들기는 건조기를 이용할 생각이다.. 

빈 항아리도 조만간 총동원해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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